지난해 7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백악관의 루즈벨트 룸 연단에 올라 "내가 AI다"라고 돌발 발언을 남겼다. 이는 대부분 농담으로 받아들였지만, 바이든 대통령이 진짜 인공지능(AI)으로 대체됐다고 주장하는 음모론자들도 생겼다.
아스테크니카는 7일(현지시간) 바이든 대통령이 이미 사망했고 현재는 AI로 대체됐다고 주장하는 음모론이 확산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바이든 사망 의혹을 제기하거나 심지어 그가 죽었다고 주장하는 음모론자들은 미국 행정부가 AI를 사용해 바이든이 여전히 살아 있는 것처럼 보이게 했다는 것이다. 딥페이크 비디오나 AI 생성 오디오, 3D 홀로그램 프로젝션 등 신기술로 이를 가능하게 만든다는 내용이다.
이와 관련, 지난 2021년에는 '바이든은 컴퓨터로 생성된 인물'이라는 제목의 8시간짜리 페이스북 동영상이 게시된 바 있다. 이 동영상은 바이든 대통령이 백악관 잔디밭에서 헬리콥터를 기다리는 모습이 위조됐다고 주장했다. 이날 행사가 실제 기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열렸고, 사진이 여러 각도에서 촬영됐다는 사실도 무시됐다.
바이든 대통령이 고령인데다 건강에 문제가 있어 보이는 등 직접 행사에 참석하기 어렵다는 것도 흔한 시나리오다. 건강하고 활기 찬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첨단기술을 동원한다는 내용이다.
이런 음모론은 올해 들어 더욱 흔해졌으며, 특히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과의 TV 토론에서 비판받은 이후에 더욱 심해졌다.
경선에서 물러나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자 바이든 대통령은 TV에서 인터뷰를 했는데, 한 틱톡 사용자는 인터뷰한 인물이 바이든이 아니라고 주장했다.
이 영상에 댓글을 단 2000명 중 다수가 이에 동의했다. "그는 그렇게 빨리 말하지 않는다" "확실히 AI다" "AI는 아직 우리를 속이지 못한다" 등의 댓글이 달렸다.
몇주 뒤 경선에서 사퇴한 바이든 대통령은 코로나 격리 기간 중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의 선거 행사에 전화로 참여한 일이 있다. 이때 음모론자들은 전화 통화 음성이 모두 가짜이며, 일레븐랩스에서 제공하는 음성 복제 도구로 생성됐다는 주장이 담긴 영상을 X(트위터)에 게시했다. 이 영상은 800만회 이상의 조회수를 기록했다.
며칠 뒤 코로나 격리를 마치고 건강한 상태로 연설을 했을 때도 AI의 산물이라고 주장했다. 이유로 피부가 너무 오렌지색으로 보였다는 점을 들었다.
온라인 허위 정보를 감시하는 뉴스가드에 따르면, 지난달 바이든 대통령과 관련해 ‘죽었다’ 또는 ‘사망했다’라는 단어를 포함한 대화가 X에서 약 50만회 언급됐으며, 이는 400만회 이상의 상호작용을 기록했다.
음모론을 확산한 인기 게시물 두개는 합쳐서 8500만회 이상의 조회수를 기록했다.
박찬 기자 cpark@aitime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