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순천시의회가 지난 9월 12일 제1기 청소년의회 발대식을 열고 공식 출범을 알렸다. 

청소년 의원 21명이 위촉장을 받고 본회의를 시작한 이날 행사에는 학부모, 교육청 관계자, 시의회 의장단 등 약 50여 명이 함께하며 청소년들의 새로운 도전을 응원했다.

순천시의회 청소년의회 발대식 
순천시의회 청소년의회 발대식 

청소년의회는 순천시만의 독창적 모델은 아니다. 이미 여러 지자체가 다양한 방식으로 청소년의회를 운영하고 있다.

수원시는 2018년부터 청소년의회를 상설기구로 운영하며 40여 명의 청소년 의원이 상임위원회를 구성해 정책을 제안한다. 

실제로 '도박 예방 교육 강화'와 같은 제안은 조례 개정으로 이어지며 제도적 성과를 낳았다. 

세종시는 의회 차원의 체험형 교육과 더불어 시가 직접 청소년의회를 꾸려 1년 임기로 활동을 지원하고 있다. 

서울과 제주 역시 ‘청소년의회 교실’이나 ‘의정체험 프로그램’을 통해 청소년들이 모의의사 절차를 경험할 수 있도록 한다.

즉, 청소년의회는 단순한 체험형부터 정책 반영을 목표로 한 상설형까지 다양하게 자리 잡아가고 있다.

순천시 청소년의회는 상설형 모델에 가깝다. 청소년 의원들은 의장단을 선출하고 상임위원회를 구성해 실제 정책 발굴과 안건 심의·의결 과정을 밟는다. 

의회는 청소년의 제안을 정책으로 연결하기 위해 교육청과 협력하며 제도적 기반을 마련했다는 점이 특징이다.

다만 제안이 실제 정책으로 반영되기 위해서는 제도적 장치가 더 필요하다. 

수원처럼 제안의 검토·채택 여부를 공식적으로 공개하고, 반영률을 지표화하는 방식이 순천에서도 도입된다면 청소년의회 활동은 더 큰 설득력을 가질 수 있다.

청소년의회는 단순히 학생들의 체험 활동에 그치지 않는다. 지역 사회 문제를 생활 현장에서 바라본 청소년들의 목소리가 정책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교통, 안전, 청소년 문화 공간과 같은 생활밀착형 이슈를 청소년 스스로 발굴하고 제안하는 과정은 지역 민주주의의 저변을 확대하는 역할을 한다.

또한 청소년 시기에 의사결정 과정을 경험함으로써 민주시민으로 성장하는 토대를 마련한다는 점에서도 중요하다.

AI 시대와 청소년의회

특히 2025년 현재, 청소년의회에 AI를 접목할 가능성은 크다. 회의 발언을 자동 기록·요약하거나, 청소년 설문 응답을 분석해 안건별로 분류·시각화하는 것은 이미 현장에서 적용 가능한 기술이다.

AI는 ▲청소년 제안의 주제별 클러스터링 ▲SNS나 설문 피드백의 감성 분석 ▲회의 속기 및 자동 요약 ▲정책 대안별 영향 평가 등에서 활용할 수 있다. 

이를 통해 안건 발굴과 검토 과정은 더 효율적으로, 또 더 투명하게 운영될 수 있다.

물론 개인정보 보호와 편향 방지 같은 윤리적 가드레일은 반드시 병행돼야 한다. 하지만 올바른 가이드라인 아래에서 AI는 청소년의회의 효율성과 시의성을 크게 높일 수 있는 도구가 될 것이다.

순천시 청소년의회는 이제 막 출범했지만, 전국 각지의 사례와 AI 같은 새로운 도구와 결합된다면 청소년들의 목소리를 제도적 차원에서 반영하는 의미 있는 장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다. 

순천형 모델이 향후 청소년 정책 참여의 선진 사례로 발전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양준석 기자 kailas21@ai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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