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크 저커버그 메타 CEO도 인공지능(AI) 버블이 "충분히 가능한 일"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는 오픈AI와 같은 기업이 실적에 비해 몸값이 부풀려졌다는 것을 강조하는 말로, 자본과 매출이 충분한 메타는 투자를 줄이는 것이 더 위험하다고 강조했다.
저커버그 CEO는 17일(현지시간) '커넥트' 행사 이후 열린 TBPN의 팟캐스트 '엑세스'에 출연, 최근 AI 투자에 대한 의견을 밝혔다.
그는 먼저 AI 버블이 충분히 일어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기업들이 빠르게 성장하다가 무너진 사례도 언급했다.
그러나, 메타에게 더 큰 위험은 '주저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만약 우리가 수천억달러를 낭비하게 된다면, 그건 분명 매우 불행한 일이 될 것"이라며 "하지만 나는 오히려 그 반대의 위험이 더 크다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회사가 AI 경쟁에서 처지고 초지능이 예상보다 일찍 등장하면 "가장 새로운 제품과 혁신, 가치 창출, 역사를 가능하게 하는 가장 중요한 기술에 대해 모두 뒤처질 것"이라는 설명이다.
특히, 그가 버블을 언급한 것은 오픈AI나 앤트로픽 등이 실적에 비해 몸값이 너무 뛰어올랐으며 규모에 비해 지나치게 공격적으로 투자에 나선다는 것을 강조하기 위한 말이다.
메타와 같은 빅테크는 다르다고 강조했다. 그는 "우리 회사는 지나치게 공격적이기보다는 충분히 공격적이지 못한 것이 위험일 가능성이 더 크다"라고 말했다.
또 오픈AI 등은 자본 조달이 막히면 심각한 위기를 겪을 수 있고, 이는 기업 실적이나 AI 붐을 넘어 광범위한 경제 상황에 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우리는 그런 상황을 맞아도 당장 폐업 위기에 처하지는 않는다"라고 말했다. 또 "만약 그들의 입장이었다면 상황은 달라졌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실제로 메타는 최근 역대급 투자 계획을 잇달아 내놓고 있다. 지난 4일 백악관 만찬에서는 2028년까지 AI 인프라에 최소 6000억달러를 투자하겠다고 밝혔으며, 19일에는 오라클과 200억달러(약 28조원)에 달하는 클라우드 컴퓨팅 계약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저커버그 CEO는 메타 슈퍼인텔리전스 랩(MSL)의 채용을 50여명 선에서 중단한 것에 대해 '효율성'을 이유로 들었다. 그는 '로완 청의 AI 현황'이라는 팟캐스트에서 "이건 과학 프로젝트"라며 "수백 명이 필요한 게 아니라 50명에서 100명 정도면 된다"라고 말했다.
특히 "누군가가 일을 제대로 하지 않으면, 일반적인 회사의 다른 부서와는 달리 엄청난 부정적 영향이 나타난다"라고 말했다. 즉, 많은 인원을 채용하다 보면 함량 미달인 인원이 포함될 수 있는데, 이는 AI 조직에는 치명적이라는 것이다.
또 MSL은 프로젝트 마감일이 따로 정해져 있지 않다고 밝혔다. 멤버들의 의욕이 대단해서 그럴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모두가 경쟁심이 강하다. 모두 선두에 서서 선도적인 역할을 하고 싶어 한다. 내가 마감일을 정해 놓는다고 해서 도움이 되는 것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이 때문에 "기술적인 역할이 없는 관리 계층을 만들지 않는다"라며 조직 내부는 평등한 구조를 지향한다고 덧붙였다. "일반적으로 관리직으로 진급한 뒤 반년에서 1년 간은 기술적인 측면에서 아무 일도 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라며 "AI처럼 빠르게 변하는 환경에서는 몇개월이면 금방 다른 사람들에게 뒤처지게 된다"라고 설명했다.
이는 이번 영입으로 각 회사의 리더급 인원이 대거 합류하자, 서열을 정리하는 것이 매우 어려웠다는 것을 의미한다.
한편, MSL을 이끄는 알렉산드르 왕 메타 최고 AI책임자(CAIO)도 같은 인터뷰에서 비슷한 입장을 밝혔다.
그는 "메타는 초지능을 달성하는 데 필요한 모든 것을 갖추고 있다"라며, 그 이유로 ▲컴퓨팅 성능 ▲재능 ▲팀 규모 ▲대담함 등 4가지를 이유로 들었다.
그 역시 100명 이하로 구성된 팀의 효율성을 강조했으며, 초지능을 달성하기 위해 정해진 마감 없이 대담하게 연구를 진행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임대준 기자 ydj@aitime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