퍼플렉시티는 22일(현지시간) 이메일 관리와 회의 일정 조율을 자동으로 처리하는 ‘이메일 어시스턴트(Email Assistant)’를 출시했다고 밝혔다.
이 서비스는 지메일과 아웃룩 환경에서 작동하며, 받은 편지함 정리, 맞춤형 답장 초안 작성, 캘린더 확인 및 회의 초대장 발송까지 일련의 과정을 자율적으로 수행한다.
사용자가 이메일 스레드에 AI 에이전트를 추가하면, 일정 확인과 회의 시간 제안·조율까지 직접 처리한다. 퍼플렉시티는 이를 통해 “매일 인박스 제로(Inbox Zero)를 실현할 수 있다”라고 강조했다.
이메일 어시스턴트는 월 200달러인 ‘맥스’ 요금제 구독자에게만 제공된다. 이는 기본 ‘프로’ 요금제의 40배에 달하는 가격으로, 퍼플렉시티가 일반 소비자가 아닌 기업 고객을 겨냥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퍼플렉시티의 이번 행보는 구글과 마이크로소프트(MS)가 장악한 생산성 소프트웨어 시장에 도전장을 내미는 것이기도 하다. 두 기업은 이미 이메일과 캘린더 관리에서 독점적 지위를 확보하고 있으며, 각각 지메일·크롬, 오피스·코파일럿으로 AI 기능을 강화하고 있다. 퍼플렉시티는 특화된 AI 에이전트를 무기로 이 시장의 일부를 차지하겠다는 전략이다.
아라빈드 스리니바스 CEO는 앞서 “퍼플렉시티의 AI 에이전트는 한 번의 명령으로 두 가지 업무를 대체할 수 있다”라며 채용 담당자나 사무 보조원의 반복 업무를 줄이는 데 초점을 맞췄다고 밝힌 바 있다. 이메일 어시스턴트는 이러한 비전을 구체화한 제품으로 평가된다.
다만, 서비스 접근성은 논란을 낳고 있다. 기존 프로 요금제 사용자들은 “맥스 전용 기능은 지나치게 배타적”이라며 불만을 제기했다. X(트위터)에는 “이런 방식이 전환율을 높일 수 있다고 진지하게 생각하는가”라는 비판까지 나왔다.
보안과 개인정보 보호 문제도 도전 과제다. 이메일 어시스턴트는 구글·MS 계정의 화면 접근, 이메일 송수신, 연락처, 캘린더 수정 권한까지 요구한다. 이는 기업 고객에게 민감한 보안 우려를 일으킬 수 있다. 퍼플렉시티는 “데이터 전송과 저장에 엔터프라이즈급 암호화를 적용하며, 이메일은 모델 학습에 활용하지 않는다”고 설명했지만, 의문은 여전하다.
기술적 한계도 존재한다. 앞서 퍼플렉시티의 브라우저 ‘코멧(Comet)’에 탑재된 유사 기능은 단순 업무에서는 유용했으나, 복잡한 요청에서는 오류를 내거나 일정 예약을 잘못 입력하는 사례가 있었다. 이는 여전히 AI 환각 문제가 남아 있음을 보여준다.
박찬 기자 cpark@aitime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