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픈AI가 엔비디아와의 협력을 통해 GPU를 구매하는 것이 아니라, 임대하는 방안을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통해 수천억달러에 달하는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구축 비용을 줄이고, 엔비디아도 리스크를 관리할 수 있다는 내용이다.
디 인포메이션은 23일(현지시간) 정통한 관계자들을 인용, 오픈AI가 엔비디아 GPU를 약 5년간 임대하는 조건을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현재 오픈AI는 마이크로소프트와 오라클을 통해 서버를 임대하고 있다. 임대는 GPU 구매에 비해 10~15%의 비용 절감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 막대한 선투자 없이 최신 칩을 확보할 수 있도록 해준다. 칩 기술 진화에 따라 예상보다 빨리 구형화돼, 새 칩으로 교체해야 하는 부담에서도 벗어날 수 있다.
동시에 엔비디아는 서버 구매 자금을 직접 부담하지 않고, 별도 법인을 설립해 차입금을 통해 칩을 구매하고 이를 담보로 삼을 수 있다. 오픈AI의 임대료가 법인의 대출 상환에 쓰이는 구조다. 이는 최근 데이터센터 업체들이 엔비디아 칩을 담보로 수십억 달러규모의 대출을 조달해 온 방식과 유사하다.
애런 진 하이드라 CEO는 “이런 구조야말로 AI 데이터센터를 충분히 구축할 수 있는 유일한 실행 가능한 경로”라고 평했다.
이번 논의는 엔비디아가 오픈AI에 최대 1000억달러(약 140조원)를 지원하겠다고 밝힌 가운데 진행되고 있다. 올해만 100억달러 현금 투자가 집행될 예정이며, 엔비디아는 오픈AI에 약 2% 지분을 확보하게 된다.
하지만 오픈AI가 목표로 하는 컴퓨팅 용량을 모두 채우려면 엔비디아의 지원만으로는 부족하다. 5000억달러에 달하는 스타게이트 프로젝트 중 칩과 네트워킹 장비 등 시스템에 들어가는 비용만 3500억달러를 넘을 것으로 보이며, 건설비 등은 소프트뱅크 등과 따로 마련해야 한다.
오픈AI는 2029년까지 누적 1150억달러(약 160조원)의 현금 적자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돼, 단독으로 대규모 대출을 마련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따라서 엔비디아의 투자는 자금 조달 신뢰도를 높이고, 다른 투자 유치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또, 양측이 논의 중인 조건에는 오픈AI가 데이터센터 부지를 선정하고 최종 소유권도 가진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엔비디아는 엔지니어링 및 설계 과정에서 자문 역할을 맡지만, 의사 결정권은 오픈AI에 있다.
박찬 기자 cpark@aitime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