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웨이브)
(사진=웨이브)

영국의 자율주행 스타트업 웨이브가 엔비디아에 이어 소프트뱅크와 마이크로소프트(MS)의 대규모 투자 유치를 추진 중으로 알려졌다. 이제는 유럽 인공지능(AI) 스타트업의 핵심으로 떠오르고 있다는 평이다.

파이낸셜 타임스(FT)는 13일(현지시간) 정통한 소식통을 인용, 웨이브가 소프트뱅크와 마이크로소프트(MS)로부터 최대 20억달러(약 2조8000억원) 규모의 신규 투자를 유치하기 위한 협상에 들어갔다고 보도했다.

이번 투자가 성사되면, 웨이브의 기업 가치는 80억달러(약 11조4000억원)에 평가될 예정이다. 협상이 아직 초기 단계로, 수치는 변할 수 있다.

2017년 설립된 웨이브는 지난해 소프트뱅크가 주도하고 MS가 참여한 10억달러 규모의 투자 라운드로 화제가 됐다. 이는 지난해 유럽의 AI 스타트업 투자 유치 중 최대 규모였다.

이번 협상은 당시 주요 투자자가 참여하는 후속 투자를 위한 것으로, 업계에서는 웨이브가 1억~20억달러 사이의 자금을 조달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이는 글로벌 빅테크가 빠르게 성장하는 AI 기업에 대규모 자금을 투입하는 흐름과 맞물린다. 올해 들어 오픈AI, 앤트로픽 등 미국 AI 기업들이 수십억달러 규모의 투자를 잇달아 유치하며 경쟁이 과열되고 있다.

한편, 젠슨 황 엔비디아 CEO는 지난달 웨이브에 5억달러(약 7000억원) 규모의 투자 계획을 밝히며 회사의 기술 잠재력에 대한 기대를 드러냈다. 웨이브는 2018년 첫 자율주행 차량을 제작한 이후 엔비디아의 로보틱스 플랫폼을 기반으로 자율주행 시스템을 개발해 왔다.

웨이브의 AI 기술은 저비용 센서와 일반 차량용 컴퓨팅 장비로도 작동 가능한 점이 특징이다. 이는 구글의 웨이모나 아마존의 죽스처럼 복잡한 지도 구축이나 특수 하드웨어가 필요하지 않아, 상용화 측면에서 경쟁 우위를 지닌다는 평가를 받는다. 웨이브는 “우리 시스템은 지역과 환경에 관계없이 일반화가 가능한 방식으로 작동할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알렉스 켄달 웨이브 CEO는 “지난 10년간 이 기술 개발에 매달렸지만, 불과 1년 전까지만 해도 이런 접근법은 비주류로 여겨졌다”라며 “지금은 투자자들의 관심이 완전히 달라졌다”라고 말했다. 또 “자금 여력은 충분하지만, 대규모의 AI 모델을 위해서는 선제적인 투자가 필수적”이라고 덧붙였다.

웨이브는 지난 4월 일본 닛산과 자율주행 소프트웨어 탑재 협약을 체결했다. 이에 따라 2027년부터 닛산 차량에 웨이브의 AI 시스템이 적용될 예정이다.

박찬 기자 cpark@ai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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