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셔터스톡)
(사진=셔터스톡)

오픈AI와 일론 머스크 CEO의 법정 공방이 치열해진 가운데, 재판 관할지 선정과 관련된 독특한 법적 논쟁이 주목받고 있다. 

19일(현지시간) SNBS에 따르면, 미국 연방판사는 X(트위터)와 xAI가 제기한 애플 및 오픈AI에 대한 반독점 소송을 텍사스 포트워스 연방법원에 그대로 유지하기로 결정했다고 보도했다.

다만, 판사는 “관련 기업들이 이 지역과 실질적 연관이 거의 없다”라며, 비꼬는 듯한 어조로 “그렇게 원한다면 본사 이전도 고려하라”라고 권고했다.

이번 결정을 내린 마크 피트먼 판사는 트럼프 대통령이 임명한 인물로, 보수 성향 원고들이 유리한 판결을 기대하며 포트워스 법원에 소송을 제기하는 ‘포럼 쇼핑(forum-shopping)’ 관행에 비판적인 인물로 알려져 있다.

그는 명령문에서 “이 사건은 포트워스와 사실상 아무런 관련이 없다”라며 “그럼에도 이곳에서 재판을 받고 싶다면, 기업들이 아예 본사를 포트워스로 옮기는 게 좋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그는 각주에 포트워스 시청의 기업 서비스 부서 웹사이트 링크까지 달아 “이전 절차를 시작하라”고 조롱 섞인 제안을 남겼다.

또 “포트워스 지법의 사건 부담은 댈러스보다 2~3배 많다”라며 “포트워스에 애플 매장이 몇곳 있다는 이유로 이곳이 적절한 관할지라면, 미국 전역 어느 곳도 마찬가지일 것”이라고 지적했다. “포트워스는 역사적 연방법원 건물 4층의 독특한 예술 작품 외에도 많은 장점이 있는 도시”라며 “고액 소송이 자주 다뤄지고 활력 있는 이 도시로 본사를 옮겨보는 것을 적극 권장한다”라는 말까지 더했다.

그러면서도 “피고인 애플과 오픈AI 측이 관할 이전 요청을 하지 않았기 때문에 사건을 이곳에 유지한다”라고 밝혔다. 그는 “법원은 원고 측의 관할 선택을 존중하지만, 이번 결정이 가벼운 판단에 따른 것은 아니다”라며 “이 사건은 포트워스와 기껏해야 최소한의 연관성만 가지고 있다”라고 거듭 강조했다.

명령문 말미에서는 “소송의 관할은 뷔페식으로 고를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원고가 마음대로 정할 수 있는 사안이 아니다”라고 꼬집었다. 그러나 “미국 제5순회항소법원(5th Circuit Court of Appeals)이 관할 이전 기준을 지나치게 엄격하게 설정한 탓에, 재판부로서 선택의 여지가 거의 없었다”라고 덧붙였다.

실제로 그는 지난해에도 소비자금융보호국(CFPB)의 신용카드 연체료 상한 규정에 반발한 은행 단체 소송을 워싱턴 D.C.로 이전하려다 5순회항소법원으로부터 ‘재량권 남용’ 판정을 두차례 받은 바 있다.

머스크 CEO의 X와 xAI는 지난 8월 애플과 오픈AI를 상대로 “인공지능(AI) 시장의 독점 구조를 유지하기 위한 반경쟁적 공모” 혐의로 소송을 제기했다. 이들은 애플이 앱스토어에서 오픈AI의 '챗GPT'를 우대하고, 경쟁 서비스인 xAI의 '그록'을 의도적으로 낮은 순위에 배치했다고 주장했다.

피트먼 판사의 말대로 이들 중 포트워스에 본사를 둔 곳은 없다. X는 텍사스 남부 바스트롭에, 애플과 오픈AI는 캘리포니아에 본사를 두고 있다.

한편, 이달 초 워싱턴 D.C. 연방법원은 머스크가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 소송을 텍사스로 옮겨달라는 요청을 기각한 바 있다.

박찬 기자 cpark@ai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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