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로소프트(MS)가 최근 성인용 콘텐츠와 감정형 AI 개발 논란에 맞서 '인간 중심'의 책임 있는 AI 개발 원칙을 강조했다.
무스타파 술레이만 MS AI CEO은 23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 멘로파크에서 열린 ‘팔레이 인터내셔널 카운슬 서밋’에서 가상 에로티카(simulated erotica) 기능을 AI에 탑재하지 않겠다고 공식 선언했다.
그는 “우리는 성인용 서비스를 제공하지 않을 것”이라며 “그런 기능은 다른 회사들이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발언은 최근 샘 알트먼 오픈AI CEO가 성인 인증 사용자에게 챗GPT 기반 에로티카 사용을 허용할 가능성을 언급한 직후 등장한 것이다.
술레이만 CEO는 앞서 8월 ‘AI는 사람을 위한 것이지, 사람이 돼서는 안 된다(We must build AI for people; not to be a person)’라는 제목의 에세이에서 “의식이 있는 것처럼 보이는 AI는 인간에게 고통을 느끼는 존재라는 착각을 줄 수 있으며, 새로운 사회적 분열을 초래할 수 있다”라고 경고한 바 있다.
이날 발언에서도 “의식이 있는 듯한 AI의 등장은 이미 시작됐다”라며 “이런 흐름은 특히 에로티카 중심 서비스에서 두드러진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일론 머스크의 ‘그록’이 여성 애니메이션 캐릭터 형태의 AI 동반자 기능을 도입한 사례나 알트먼의 발언이 그 단적인 예”라며 “이 방향은 매우 위험하며, 우리는 의식적으로 이런 종류의 개발을 피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오픈AI는 이번 발언에 대한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았으며, xAI는 CNBC의 보도에 대해 “기성 언론의 거짓말”이라고 일축했다.
같은 날 MS는 AI 챗봇 ‘코파일럿’에 음성 통화와 감정 표현 기능을 갖춘 AI 동반자 ‘미코(Mico)’ 등 새로운 기능을 추가한다고 발표했다.
한편, 술레이먼 CEO는 MS와 오픈AI의 관계가 멀어지게 된 계기를 제공한 주역 중 하나로 꼽힌다.
그는 오픈AI 의존도를 줄이기 위해 자체 모델을 개발 중이며, 지난해에는 파트너인 오픈AI가 추론 모델 'o1'의 상세 정보를 공유하지 않는다고 항의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박찬 기자 cpark@aitime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