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의 뇌와 같은 차세대 컴퓨팅 기술인 뉴로모픽(Neuromorphic) 칩 구현을 위한 인공 시각 시스템(Artificial visual system)이 개발됐다.
뉴로모픽 컴퓨터는 현재 반도체 제조 기술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차세대 컴퓨팅 기술 중 하나로 개발됐다. 반도체 생산 공정이 나노(nm) 단위로 줄어들면서 칩의 성능·효율·비용 등 다양한 문제가 발생했기 때문이다.
대안으로 전 세계 과학자들은 인간의 두뇌만큼 가볍고, 에너지 효율적이며, 적응력이 뛰어난 차세대 AI 컴퓨터를 개발하기 위해 노력해 왔다.
하지만 기존 반도체와 전혀 다른 설계와 공정이 필요하는 새로운 컴퓨터 개발에는 소재 개발부터 많은 걸림돌이 있었다.
11일(현지시간) 테그익스플러는 홍콩 시티대 연구진이 인간의 뇌를 모방하는 초저전력 인공 시각 시스템을 구축했다며, 차세대 인공지능(AI) 응용분야에 유용한 시스템을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보도했다.
연구결과는 과학저널 사이언스 어드밴시즈에 '산화물 초박막 나노와이어에서 준 2차원 전자가스로 활성화된 인공 시각 시스템(Artificial visual system enabled by quasi-two-dimensional electron gases in oxide superlattice nanowires)'이라는 제목으로 게재됐다.
연구팀은 인공 시냅스의 에너지 효율을 높이기 위해 '유사 2차원 전자 가스'(quasi-2DEGs)를 뉴로모픽 시스템에 처음으로 도입했다.
연구팀이 개발한 산화 초박막 나노와이어는 특유의 전기적 특성으로 시냅스당 0.7fJ(펨토줄) 수준의 에너지 소비량을 달성했다. 이것은 인간 뇌의 시냅스보다 에너지 소비가 무려 93% 감소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연구 책임자인 조니 청인 호(Johnny Chung-yin Ho) 교수는 "우리의 실험은 우리의 광학 시냅스를 기반으로 하는 인공 시각 시스템이 초저전력 방식으로 빛 감지, 뇌와 같은 처리, 기억 기능을 동시에 수행할 수 있다는 것을 증명했다"며 "이번 연구결과가 향후 바이오닉 기기, 전자안구, 다기능로봇 분야에서 응용할 수 있는 뉴로모픽 시스템을 구축하는 유망한 전략을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호 교수의 설명에 따르면, 전자가 두 물질 사이의 2차원 인터페이스에 갇혀 있을 때 2차원 전자 가스가 발생한다. 전자-전자 상호작용과 전자-이온 상호작용은 없기 때문에 전자는 인터페이스에서 자유롭게 움직인다.
광맥에 노출되면 나노와이어 표면으로 흡수된 환경의 산소 분자와 산화물 초격자(oxide superlattice) 나노와이어 내부의 2차원 전자 기체에서 나오는 자유 전자 사이의 일련의 반응이 유도됐다.
이에 광자 시냅스의 전도성은 변할 것이다. 초박막 나노와이어의 가벼운 자극에 대한 뛰어난 충전 캐리어 이동성과 민감성을 고려할 때, 광학 시냅스의 전도성 변화는 생물학적 시냅스의 그것과 유사하다. 따라서 quasi-2DEG 광시냅스는 인간의 뇌에 있는 뉴런들이 신호를 보내고 암기하는 방법을 모방한다.
"초격차 나노와이어 재료의 특별한 특성은 시냅스가 사진 감지와 메모리 기능을 동시에 할 수 있게 해준다. 나노와이어 초박막 코어는 높은 감도로 빛 자극을 감지할 수 있고 나노와이어 껍질은 기억 기능을 촉진한다. 따라서 이미지 센싱 칩에 충전용 메모리 모듈을 추가 구축할 필요가 없다. 결과적으로 우리 장치는 에너지를 절약할 수 있다"고 호 교수는 설명했다.
호 교수는 이 물질로 패턴 있는 빛 자극을 정확하고 효율적으로 감지해 1시간 동안 자극의 모양을 '기억할 수 있는 인공 시각 시스템을 구축했다며 "뇌가 얼마간 본 것을 기억하는 것과 같다"고 전했다.
아울러 호 교수는 팀이 광학 시냅스와 인공 시각 시스템을 합성하는 방식에는 복잡한 장비가 필요하지 않았다며, 신축성 있는 플라스틱으로 확장 가능하고 저렴한 방법으로 만들어질 수 있다고 주장했다.
다만 호 교수는 뉴로모픽 컴퓨팅 구현을 위해서는 아직도 기술적으로 부족한 부분이 많다고 지적했다. 그는 "불행히도 초저전력 방식을 통해 기존 인공시냅스에서 뇌의 신경가소성(neuroplasticity)을 효과적으로 모방하는 것은 여전히 어려운 과제"라고 말했다.
신경가소성은 뇌가 외부환경에 따라 스스로의 구조와 기능을 변화시키는 특성이다. 신경 연결을 변형하거나 자체적으로 다시 연결하는 능력으로 뉴로모픽 컴퓨터 구현에 중요한 기술이다.
인공 신경망 컴퓨터는 두 뉴런이 뇌에서 서로 의사소통하기 위해 전기 신호를 전달하는 생물학적 시냅스를 따라한 인공 시냅스를 이용한다. 이를 통해 뇌의 효율적인 신경 신호 전달과 기억 형성 과정을 모방한다.
AI타임스 양대규 기자 yangdae@ai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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