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뺄 건 빼고 챙길 건 챙기고"...중견기업, 대기업과 다른 RPA 도입 전략 필요하다

로봇프로세스자동화(RPA) 도입에 있어 중견기업은 대기업과 다른 전략을 구사해야 한다는 의견이 업계에서 나왔다. 중견기업은 대기업보다 자본과 인력이 부족한 만큼, 꼭 필요하지 않은 절차는 과감히 생략해도 된다는 것. RPA 도입을 위해 대규모 프로젝트를 준비하는 것보단 할 수 있는 분야부터 적용하는 게 디지털 혁신을 앞당기는 지름길이라는 게 RPA 공급사의 설명이다.

업계에서는 올해부턴 중견기업에서 RPA 도입이 확대될 것이라고 보고 있다. 지난해 제조업, 통신업, 물류업 등 대기업에서 RPA 도입이 많았다면, 올해부터는 중견기업에서 도입 요청이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남교원 한국후지제록스 솔루션컨설팅부 부장은 18일 열린 '중견기업 RPA 도입에 대한 현실적인 제안' 웨비나에서 "올해는 중견기업 도입이 확대되는 시기"라고 말했다. 한 RPA 공급사 관계자는 "고객사를 밝히기 어렵지만, 많은 중견·중소기업에서 RPA 도입 문의가 들어오고 있다"며 "이미 RPA를 도입한 중견·중소 기업도 많다"고 밝혔다.

일반적으로 RPA를 도입할 때 일련의 과정을 거친다. ▲결정권자와 실무자의 교육 ▲자동화할 수 있는 분야 파악 ▲RPA 로드맵 설계 및 파트너 선정 ▲RPA 구축 부서(COE) 구성 ▲부서단위 RPA 적용 ▲RPA 확산 ▲전사 적용이다. 

'RPA 하이퍼오토메이션 플랫폼' 저자인 백승헌 유아이패스 전무는 이 7단계 과정을 RPA를 도입할 때 필요한 여정이라고 소개한다. 실제로 이 절차는 RPA가 회사에 스며들기 위한 필수 과정으로 알려졌다. RPA 도입의 정석이라고 보면 된다. 지난해 많은 대기업에서 RPA 도입 시 이 단계를 밟은 것으로 조사됐다.

하지만 중견기업과 중소기업에선 이 단계를 모두 밟아나가긴 어렵다. 인력과 비용에서 한계가 있다. 이에 남교원 부장은 중견기업에서 시행하기 어려운 부분은 과감히 생략해도 된다고 설명한다. 교육과 COE 구성, 전사 확대 등은 생략해도 된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남 부장은 "기업에 따라 다르겠지만, 중견기업에서 COE를 따로 구축하기는 어려움이 따른다"며 "별도 교육 자리를 만드는 것과 전사 적용 등도 중견기업에선 생략할 수 있는 절차"라고 설명했다.

이어 "중견기업에서 RPA에 가장 필요한 것은 경영진의 의지와 현실적인 목표"라며 "1~2명의 전담 직원과 함께 '탑다운' 방식으로 RPA를 구축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이미 RPA를 도입해 성과를 내는 중견기업 사례도 소개되고 있다. 지난해 제이에스티나는 이든티앤에스의 RPA 솔루션을 도입해 관리 업무 자동화 1단계 사업을 완료했다. 양사는 RPA 솔루션으로 약 2주 만에 오프라인 고객 주문 관리, 온라인 주문 관리, 재고·발주 관리 등 3개 업무 영역 자동화를 구현했다. 제이에스티나는 이를 통해 월 140시간 이상 걸렸던 업무를 16시간 안에 수행하게 됐다고 밝혔다.

한미약품은 한국IBM의 RPA 솔루션을 구매·재무 등 경영지원 업무에 적용해 업무 프로세스 간소화를 실현했다. 한국 IBM에 따르면, 한미약품은 RPA 솔루션을 50여 개 과제에 적용해 연간 5만 시간 이상의 업무 시간과 10억원 이상의 비용을 절감했다.

RPA 업계 관계자는 "국내에 많은 RPA 공급사가 생겼고, 틈새시장 공략을 위해 중견·중소기업을 겨냥한 RPA 솔루션을 대거 선보이고 있다"면서 "영구라이선스 시스템 등 다양한 서비스가 등장해 비용적으로 부담도 적어져 RPA 도입 후 성과를 내는 기업이 많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RPA는 사람이 PC 등 디지털 장비에서 처리하는 업무 프로세스를 대신 수행하는 소프트웨어다. 데이터 입력이나 추출, 이메일 전송 등 단순·반복 업무를 대신할 수 있다. PC 사용자가 기존에 했던 업무를 그대로 따라 하는 부지런한 비서 로봇이라고 보면 된다. 최근에는 인공지능(AI)과 결합해 업무 완전 자동화(하이퍼오토메이션)를 위한 방향으로 기술이 발전하고 있다.

AI타임스 김동원 기자 goodtuna@ai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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