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가 8인치(200mm) 파운드리 사업 확장 계획을 밝혔다. 12인치(300mm) 파운드리 사업은 진출 계획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SK하이닉스는 28일 열린 1분기 실적발표에서 "최근 불거지고 있는 차량용 반도체 수급 문제에 대해 대형 반도체 회사로서 책임감을 느끼고 있다"며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파운드리 사업을 중심으로 다양한 옵션을 두고 분석 중이고 8인치 파운드리 사업 확대에도 다양한 고민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8인치 파운드리에선 이미지센서, 전력반도체(PMIC), 디스플레이구동칩(DDI), 마이크로컨트롤러(MCU) 등을 포함한 각종 아날로그 반도체가 생산된다. 자동차 업계에서 필요로 하는 아날로그 및 전력반도체 대부분이 8인치 파운드리에서 생산되고 있는 것.
SK하이닉스는 자회사 SK하이닉스시스템IC가 8인치 파운드리 사업을 맡고 있다. SK하이닉스시스템IC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청주 M8 공장을 중국 우시로 옮기고 있다. 순차적으로 장비를 옮기는 중이다. 우시 공장은 지난해 12월 12일 일부 가동을 시작했다.
회사 측은 공장을 중국으로 옮기면서 8인치 파운드리 가격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업계에서는 SK하이닉스IC가 공장을 중국으로 옮기면서 파운드리 '큰 시장'인 중국 시장 공략이 유리해졌다고 평가하고 있다. 중국에는 1000개 이상 팹리스 기업이 있다. 시장조사업체 IHS는 중국 팹리스 시장 규모가 2017년 255억달러에서 2021년 686억달러 수준으로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중국 파운드리 기업 SMIC가 미국 제재 대상에 포함되면서 반사이익도 예상된다.
업계 관계자는 "SK하이닉스IC가 중국으로 장비를 이전하면서 한국 팹리스 기업에서는 그만큼 생산량이 줄어 불만이 많았다"면서 "기존 국내 고객사 불만에도 SK하이닉스IC가 공장을 이전한 건 그만큼 얻는 효과가 크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SK하이닉스는 12인치 파운드리 진출 계획은 없다고 선을 그었다. 이번 실적발표에서 "8인치 파운드리 사업의 미래 전망을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면서 "당장 12인치 등 선단 공정 파운드리 사업 진출을 계획하고 있는 것은 없다"고 발표했다.
반도체 업계에서는 최근 SK하이닉스가 12인치 파운드리 사업을 시작할지에 주목해왔다. 박정호 SK하이닉스 부회장이 지난 21일 월드IT쇼에서 "국내 팹리스 업체들이 TSMC 기술 수준의 파운드리 서비스를 해주면 좋겠다는 요청 사항이 있고 이에 공감한다"며 "파운드리에 투자를 해야 할 것 같다"고 말하면서다. 하지만 SK하이닉스는 12인치 계획은 없고, 8인치에만 투자하겠다고 이번 실적발표에서 정확히 공지했다.
한편 SK하이닉스는 이번 실적발표에서 지난 1분기에 매출 8조 4942억원, 영업이익 1조 3244억원, 순이익 9926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전년 동기보다 매출은 18%, 영업이익은 66% 증가했다. 지난해 4분기와 비교하면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7%, 37% 늘었다. 1분기 영업이익률은 16%로 전분기 대비 4% 성장했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보통 1분기는 계절적 비수기지만 PC와 모바일에 적용되는 메모리 제품에 대한 수요가 늘어나면서 실적에 호재로 작용했다"면서 "주요 제품의 수율이 빠르게 개선되면서 원가 경쟁력도 높아졌다"고 말했다.
AI타임스 김동원 기자 goodtuna@ai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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