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수급 어려움이 내년 말까지 이어질 전망이다. 반도체 호황(슈퍼사이클)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반도체 업계는 이미 시장 호황으로 연일 기록을 갈아치우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는 4일 반도체 수급 불안이 내년까지 이어진다고 전망했다. 삼성전자와 TSMC 생산 투자가 실질적인 효과를 나타내는 2022년까지 타이트한 수급이 이어진다고 설명했다.
업계도 의견을 같이한다. 웨이저쟈(魏哲家) TSMC 최고경영자(CEO)는 1분기 실적발표에서 "2023년에는 좀 더 많은 고객 수요에 대응할 수 있는 생산 역량이 갖춰질 것"이라고 밝혔다. 반도체 수급 문제가 2022년까지 이어진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팻 겔싱어(Pat Gelsinger) 인텔 CEO는 미국 경제매체 월스트리트저널(WSJ)과 인터뷰에서 "자동차부터 전자제품에 이르기까지 현재 칩 수요를 감당될 만큼 생산 역량이 확충되려면 시일이 걸린다"며 "반도체 공급 부족 현상이 2년 더 지속될 수 있다"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는 "AI와 자율주행차 기술 발전, 데이터센터 증가 등 반도체 수요는 계속 증가하고 있다"면서 "시장 수요와 반대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주요 반도체 업체는 손익을 따져가며 신중한 투자를 하고 있어 당장 수급 문제는 해결되기 어려울 것"이라고 설명했다.
반도체 업계는 공급 부족으로 인해 올해부터 본격 호황을 맞이했다.
미국반도체산업협회(SIA)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전 세계 반도체 매출 규모는 1231억달러(약 138조 5000억원)로 역대 최고치를 달성했다. 작년 동기보다 17.8% 높고, 지난해 4분기보다도 3.6% 증가했다. 반도체 호황 정점이던 2018년 3분기에 기록한 1228억달러(약 138조 2000억원)도 넘어섰다.
SIA는 인공지능(AI), 5G, 자율주행차 등 첨단 기술 발전으로 반도체 매출이 늘어났다고 설명했다.
존 뉴퍼(John Neuffer) SIA 최고경영자(CEO)는 "3월 (반도체의) 연간 및 월별 매출은 모든 주요 지역과 시장에서 상승했다"면서 "수요는 다양한 제품 범주에서 늘었다"고 밝혔다. SIA에 따르면, 3월 글로벌 반도체 매출은 410억 달러(약 46조원)로 전월 대비 3.7% 증가했다.
매출이 늘어난 만큼 반도체 생산량도 늘었다. 국제반도체장비재료협회(SEMI)는 4일, 1분기 반도체 제작 핵심 소재인 실리콘 웨이퍼의 출하량이 33억 3700만 제곱인치라고 밝혔다. 신기록이다. 전년 동기(29억 2000만 제곱인치)보다 14% 높고, 지난해 4분기(32억 제곱인치)보다 4% 높다. 역대 최고치였던 2018년 3분기(32억 5500만 제곱인치) 기록도 갈아치웠다.
한편, 완성차와 전자제품 업체는 반도체 수급 문제로 본격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시장조사업체 IHS마킷에 따르면 세계 자동차 업계는 반도체 부족 여파로 올 1분기에만 약 130만대의 차량을 감산한 것으로 집계됐다.
삼성전자는 4월 29일 열린 1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글로벌 반도체 공급 부족으로 세트와 디스플레이 생산에 일부 차질이 발생하고 있다"면서 "영향을 최소화하려 다방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애플도 4월 28일(현지시간) 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반도체 부족 문제가 2분기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면서 "아이패드와 맥 컴퓨터가 반도체 공급에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밝혔다.
AI타임스 김동원 기자 goodtuna@aitime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