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머니가 개발한 모바일 콜택시 애플리케이션 '티머니온다'가 카카오T가 독과점한 택시 앱 시장의 새로운 대항마로 떠올랐다. (사진=김동원 기자)

티머니가 호출 애플리케이션 '티머니온다(onda)' 서비스 확대에 본격 나섰다. 티머니는 지난 2일 서울시 택시 양대 산맥인 서울개인택시운송사업조합, 서울특별시택시운송사업조합과 '서울택시 혁신과 서비스 개선을 위한 티머니온다 서비스 제휴 계약'을 체결했다. 양 조합은 티머니온다로 호출되는 택시 콜을 우선 수락하며 카카오T의 불합리한 시장 독점에 맞설 것으로 보인다.

서울 택시 양대 조합, 티머니온다 콜 우선 수락한다

서울개인택시운송사업조합과 서울특별시택시운송사업조합은 티머니와 업무협약을 맺고 티머니온다에서 오는 호출을 우선 수락하고 해당 서비스 활성화와 전국 확대에 협력하기로 했다.

서울개인택시운송사업조합은 5만명 개인택시 조합원을 거느린 대규모 조합이다. 서울특별시택시운송사업조합도 법인조합원 254개사, 법인택시 2만 2천대 이상을 보유한 조합이다. 서울시에서 운행하는 택시 대부분이 양 조합사에 가입되어 있다고 봐도 무방하다. 두 조합이 서울 택시 양대 산맥으로 불리는 이유다.

두 조합이 티머니온다 사용 확대에 나선 이유는 카카오T 시장 독과점에 맞서기 위해서다. 차순선 서울개인택시운송사업 이사장은 6월 조합회보를 통해 "(카카오의 시장독점에 의한 불합리함에 대해) 얘기를 해도 카카오는 현재 아쉬울 게 없는 상태이기에 우리의 말을 듣지 않았다"며 "카카오를 움직이기 위해 청와대 1인 시위, 차량 스티커 부착을 했으며 이제 티머니온다와 업무협정을 통해 경쟁체제를 구축하려 한다"고 말했다.

그는 티머니온다 앱을 선택한 이유에 대해서는 "조합에서 자체 앱을 개발해 운영할 경우 앱 개발보다 대시민 홍보가 어렵다"며 "티머니온다와 업무협정을 맺고 대응하는 것이 유리하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티머니는 지난 2일 서울 택시 양대 산맥인 서울개인택시운송사업조합, 서울특별시택시운송사업조합과 '서울택시 혁신과 서비스 개선을 위한 티머니온다 서비스 제휴 계약'을 체결했다. (사진=티머니)
티머니는 지난 2일 서울 택시 양대 산맥인 서울개인택시운송사업조합, 서울특별시택시운송사업조합과 '서울택시 혁신과 서비스 개선을 위한 티머니온다 서비스 제휴 계약'을 체결했다. (사진=티머니)

티머니온다, 택시기사보다 승객에게 더 친화적인 플랫폼

티머니온다는 사실 택시기사에게 친화적인 플랫폼은 아니다. 오히려 승객 편의에 더 초점이 맞추져 있다.

이 앱은 택시기사와 승객 간 일대일로 호출이 이뤄지는 일대일 배차시스템을 이용한다. 승객이 가고자하는 장소를 클릭하고 호출하면 인근에 있는 한 대의 택시에만 호출 신호를 알려준다.

택시 기사는 승객이 가고자 하는 장소를 미리 알 수 없다. 승객이 탑승해야만 목적지를 알 수 있다. 카카오T나 전화로 하는 콜택시처럼 목적지를 미리 알고 얼마나 수익이 되는지 분석해 호출을 수락할 수 있는 형태가 아니다.

승객 입장에선 편하다. 지금처럼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에서는 밤 10시 이후로는 택시잡기가 하나의 전쟁처럼 되는 일이 다반사인데 일대일 배차 시스템으로 택시를 쉽게 잡을 수 있다. 카카오T처럼 택시를 빨리 호출하기 위해 택시 기본요금 3800원에 더해 1500원~3000원 이상의 웃돈을 추가로 내는 '블루서비스'를 이용할 필요가 없다. 승차거부를 당할 일도 없다. 카카오T 블루서비스에 비해 저렴한 요금으로 빠르게 택시를 이용할 수 있다.

카카오T를 이용한 결과 압구정역에서 여의도역까지 일반호출이 예상요금은 1만2500원이었지만, 블루택시는 이보다 1500원 비싼 1만4000원이었다.  배차성공률이 높은 스마트호출을 이용할 경우 1000원을 더 내야했다. (사진=김동원 기자)
카카오T를 이용한 결과 압구정역에서 여의도역까지 일반호출이 예상요금은 1만2500원이었지만, 블루택시는 이보다 1500원 비싼 1만4000원이었다.  배차성공률이 높은 스마트호출을 이용할 경우 1000원을 더 내야했다. (사진=김동원 기자)

티머니는 택시기사의 편의성을 위해 택시 배차에 인공지능(AI) 기술을 도입했다. AI가 승객의 탑승 위치와 차량의 방향, 거리, 속도 등을 고려해 최적의 배차를 해준다.

티머니는 정확한 AI 배차를 위해 택시정보시스템(STIS)를 구축했다. 택시 승하차 이력을 데이터화 하고 배차 성공률, 고객 만족도 등을 계속 저장·분석하고 있다. 또 여기에 기상, 인구통계, 상권, 대중교통 정보 등 택시 수요에 영향을 미치는 변수를 더해 배차 만족도를 높이고 있다.

티머니 관계자는 "티머니온다의 장점은 가장 가까운 최적의 차량을 일대일로 배치해주는 AI 자동배차 시스템"이라며 "차가 가고자 하는 방향과 목적지 상권 등을 분석해 배차를 하기 때문에 택시기사님들에게도 만족도가 높은 편"이라고 설명했다.

택시업계, 택시 앱 호출 양분화 원해..."카카오 갑질에 지쳤다"

택시기사 입장에서는 목적지도 모르고 호출에 응해야 하는 구조지만, 택시업계가 티머니온다 사용에 적극 나선 이유는 그만큼 택시 앱 호출 시장의 양분화를 원하기 때문이다.

경기도 고양시에서 택시를 운행하는 김모씨는 "택시 호출에 목적지를 따져가며 이윤을 추구하는 문화는 택시 업계에서 많이 사라지고 있어 티머니온다 이용에 문제가 없다"며 "해당 앱이 경기도에도 하루 빨리 도입돼 카카오T가 아닌 다른 앱을 승객들이 많이 이용해줬으면 좋겠다"고 희망했다. 

택시 업계가 시장 양분화에 적극 나서게 된건 지난 3월 카카오모빌리티가 카카오T 플랫폼을 일부 유료로 전환하면서다. 택시 업계는 서비스 사용료 지급 필요성은 인정하지만, 카카오가 사용료 문제를 넘어 전반적인 택시 시장에 '갑질' 문화를 가져오고 있다고 지적한다. 운행은 택시기사가 하고 비용은 승객이 내지만, 중간에서 많은 비용을 가져가면서 택시 업계와는 전혀 소통하지 않는 갑질 횡포를 하고 있다는 것.

카카오T가 시행한 대표 유료플랫폼은 '프로멤버스'와 '블루'다. 프로멤버스는 택시기사에게 고객 호출을 우선적으로 알려주고 실시간 호출이 많은 장소를 알려주는 서비스다. 택시기사가 해당 서비스를 이용하려면 카카오T에 월 9만 9000원을 납부해야 한다. 택시기사 입장에선 돈을 내가면서 손님을 태우게 된 셈이다. 택시업계 관계자는 "카카오T 이용이 많아지면서 택시회사든 개인택시든 살아남기 위해서는 해당 서비스 가입이 선택이 아닌 의무가 되고 있다"며 불만을 토로했다.

블루택시는 카카오와 가맹 계약을 맺은 택시에만 손님 콜을 배차해주는 독점 서비스다. 택시기사는 카카오T 블루서비스를 이용하려면 카카오에 매출의 20%를 수수료로 내야 한다. 

서울시에서 택시를 운행하는 이모씨는 "블루택시에 가입하고선 일은 더 많아진 게 사실이지만, 한 달에 가져가는 돈은 그대로"라며 "고생은 기사가 하고 돈은 승객이 내는데 카카오만 돈을 벌어가는 구조가 되어 가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카카오는 택시기사를 플랫폼 서비스를 이용하는 고객이 아닌 카카오 하청업체로 생각하는 것처럼 갑질이 심해지고 있다"며 "티머니도 이윤을 추구하는 기업이기 때문에 막연한 기대를 할 수 없지만, 그만큼 시장이 양분화되면 택시업계의 이야기를 존중하는 문화도 생길 것으로 보인다"고 기대했다.

상대는 카카오...쉽지 않은 대결 "택시기사 협조 바탕돼야"

티머니온다는 서울시에 이어 대전광역시 서비스 오픈을 앞두고 있다. 티머니 관계자에 따르면 경기, 강원, 충청, 경상, 전라, 제주 등 지역 택시사업자의 문의도 계속 이어지고 있다.

티머니온다가 확산된다 해도 사실 카카오T를 이기기는 쉽지 않다. 상대는 카카오다. 국민 메신저라 불리는 카카오톡 경험으로 시장 독과점이 가져오는 혜택에 대해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카카오가 가진 여러 플랫폼을 융합해 카카오T 경쟁력을 높일 가능성이 크다.

실제로 카카오엔터프라이즈는 업무용 메신저라 불리는 '카카오워크'에 카카오T를 연동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업무 택시를 부를 때 카카오T 앱을 이용하지 않고 카카오워크만으로 택시를 부를 수 있는 서비스를 추가할 예정이다.

정덕범 카카오엔터프라이즈 에코플랫폼팀장은 6월 30일 열린 '렛츠카웍' 웨비나에서 "업무 택시를 호출할 때 스마트폰에서 카카오T 어플을 다시 여는 건 비효율적"이라면서 "카카오워크에서 바로 택시를 호출할 수 있는 등의 기능을 추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카카오워크에서 택시를 부를 수 있는 기능을 추가하는 것은 많은 국민이 이용하는 카카오톡에도 택시를 부를 수 있는 기능을 쉽게 도입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티머니온다가 카카오T 시장 지분율 가져가게 되면 언제든 카카오톡에 해당 기능을 추가해 사용자 편의성을 높여 경쟁력을 키울 수 있다.

기술력도 좋다. 카카오모빌리티는 카카오T에 운행 패턴을 분석해 기사에게 효율적인 매칭 시스템을 제공하는 AI 기능을 탑재했다. 목적지가 광화문인 고객에게는 광화문으로 자주 운행하는 기사를 추천해주는 식이다. 

AI 업계 관계자는 "모빌리티 플랫폼은 AI로 사용자 편의성을 높여 시장경쟁력을 가져가는 구조"라며 "카카오브레인 등 AI 인력이 많은 카카오가 티머니보다 기술적으로 당연 앞서갈 수밖에 없어 티머니의 고전이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하지만 티머니에게도 희망이 있다. 결국 카카오T와 티머니온다의 이용자는 택시 업계다. 카카오T가 택시 업계와 갈등의 폭을 좁히지 않는 이상 시장 독점을 언제까지 가져갈지는 모르는 일이다. 카카오T가 아무리 사용자 편의성을 높여도 택시기사가 티머니온다 위주로 택시 호출을 수락하면 시장경쟁력에서 뒤처지게 된다.

차순선 서울개인택시운송사업 이사장은 6월 조합회보에서 "조합원 모두가 티머니온다를 가입해 다른 콜보다 티머니 콜을 최우선적으로 받아주셔야 한다"고 말한 바 있다. 또 그는 "티머니온다의 성패는 곧 조합원들의 적극적인 콜 수락여부에 달려 있고 그것이 카카오의 시장점유율을 뺏어올 수 있는 유일한 길"이라고 강조했다.

AI타임스 김동원 기자 goodtuna@ai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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