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그룹이 가상공간에서 전기차 배터리 성능을 점검할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한다. 한국마이크로소프트는 24일 현대차그룹에 전기차 배터리 성능을 테스트하는 디지털 공간을 제공한다고 밝혔다. 이를 통해 전기차 배터리 생산과 관리가 보다 효율적으로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현대차그룹은 배터리 생산과 관리에 효율성을 더하기 위해 MS와 협력 체계를 구축했다. MS의 '애저(Azure)' 기반 디지털 트윈(Digital Twin) 기술을 주축으로 전기차 배터리 자산관리 플랫폼을 조성하기로 했다.
디지털 트윈은 현실 세계의 기계나 장비, 사물 등을 컴퓨터 속 가상세계에 쌍둥이처럼 똑같게 구현한 것을 의미한다. 실제 제품을 만들기 전 모의시험을 통해 발생할 수 있는 문제점을 사전에 파악하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 주로 활용된다.
현대차는 이번 MS와 협력으로 애저 디지털 트윈(Azure Digital Twins) 플랫폼을 통해 현실 세계의 전기차 관련 자산을 컴퓨터 속 가상세계에 구현해 발생할 문제점을 예측하고 분석할 예정이다. MS 측은 "애저가 제공하는 인공지능(AI), 머신러닝(ML) 기술을 통해 예측 정확도는 더욱 높일 수 있다"며 "전기차 배터리의 초기 예측수명 검증 및 지속적인 성능개선을 위한 최적화 플랫폼을 설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가상세계에서는 실물을 똑같이 본뜬 차량과 배터리, 장소, 환경 등이 모델링 된다. 작업에 필요한 모든 데이터는 애저 데이터레이크 스토리지(Azure DataLake Storage Gen2)에 저장된다. 이 스토리지에서는 다양한 형태로 수집되는 많은 양의 데이터를 통합 관리한다. 이를 통해 사용자는 빅데이터 분석이나 AI 분석을 보다 쉽게 할 수 있다.
박철 현대차그룹 오픈이노베이션전략실장 상무는 "마이크로소프트의 기술력과 다양한 솔루션을 통해 전기차의 배터리를 관리할 수 있는 차별화된 플랫폼을 검증하고 구축할 수 있었다"며 "앞으로도 현대자동차그룹은 다양한 전기차 라인업에 배터리 자산관리 플랫폼을 더해 이를 바탕으로 친환경차 시장을 주도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자동차 제조사가 차량 검사를 위한 가상공간을 구축한 건 현대차가 처음은 아니다. BMW는 지난해 엔비디아의 옴니버스를 활용해 가상공장을 세웠다. 옴니버스는 3D 디자인 협업 툴이다. 사용자들은 각자 다른 공간에 있더라도 옴니버스를 통해 하나의 가상공간에서 3D 영상과 디자인을 만들 수 있다. 재택근무가 많아진 요즘 각자 집이나 카페, 회사 등 다양한 장소에서 화상회의를 하는 것처럼 여러 사람이 하나의 가상공간에서 동시에 업무를 수행한다고 이해하면 된다.
BMW는 실제 공장을 건설하기 전 가상공장에서 최적화된 생산시스템 구축을 위한 설계를 하고 있다. 또 가상공간에서 AI를 활용해 공장 장비와 시스템의 예지보전 등의 업무도 진행 중이다.
밀라노 네델코비치 BMW AG 생산담당 경영위원회 위원은 "BMW 생산 계획자는 글로벌 생산 네트워크 내 모든 공장에 대한 전체 계획 수명주기를 시각화하게 될 것"이라며 "자율로봇에서 예측 유지보수와 데이터 분석에 이르는 다양한 AI 기반 애플리케이션 사례에 의해 지원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처럼 자동차 제조사가 가상공간에서 성능 검사를 시행하는 이유는 똑같은 환경에서 효율적으로 이상 점검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현실과 똑같은 공간에서 테스트를 할 경우 현실에서 소모되는 시간과 비용을 획기적으로 절약할 수 있다. 또 이상 발생 시 이를 수정하는 작업도 가상공간에서 별도 비용과 큰 노동 없이 여러 단계로 진행할 수 있어 시간과 인력을 아낄 수 있는 장점도 있다.
인테리어를 할 때 건축 설계를 본 따 만든 가상공간에서 여러 가구를 다양하게 배치해 최적의 공간을 찾는 과정이라고 보면 된다. 현실에서 가구를 직접 옮기며 공간 배치를 하는 것은 많은 노동과 시간이 필요하다. 하지만 현실과 똑같은 공간과 가구를 이용해 가상공간에서 다양하게 공간을 배치하는 것은 쉽다. 이처럼 자동차 제조사들도 현실과 같은 가상공간에서 성능 검사를 하고 이상 발생 시 자유자재로 보완 연구를 하는 것이다.
이제나(Jenna Lee) MS 아시아 기술 총괄 부문장은 "전기자동차가 상용화되면서 배터리 분야가 자동차 산업 발전을 촉진한다고 말할 수 있을 정도로 그 중요성이 점점 커지고 있다"며 "MS는 애저 디지털 트윈 및 IoT를 활용한 현대자동차의 전기차 디지털 트윈 배터리 관리 플랫폼 기술 검증을 첫 사례로 기업의 연결, 혁신, 신뢰를 돕는 완벽한 에코 시스템을 구축해 전 산업 현장에서 디지털 혁신이 현실화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AI타임스 김동원 기자 goodtuna@ai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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