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말 사람보다 뛰어난 인공지능(AI) 화학전문가 등장이 예고됐다. LG AI연구원이 개발한 초거대 멀티모달 AI '엑사원'을 기반으로 개발된 AI 모델이다. 배경훈 LG AI연구원장은 "이 모델은 신약과 소재 개발에 혁신을 가져올 것"이라고 밝혔다.
배경훈 원장은 14일 지능정보산업협회(AIIA)와 지능정보기술포럼(TTA ICT 표준화포럼 사업)이 공동 주최한 조찬포럼에서 "LG AI연구원은 세계 선두 과학 전문 출판업체 엘스비어(Elsevier), LG화학과 협업해 화학 분야 200년 역사를 갖는 논문과 특허 등의 문건을 데이터베이스화하는 작업을 하고 있다"며 "올해 말쯤에는 인간보다 더 뛰어난 AI 화학전문가가 만들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배 원장에 따르면 LG AI연구원은 엘스비어와 LG화학이 보유한 방대한 양의 화학 분야 논문을 초거대 AI로 학습시켰다. 논문에 있는 텍스트와 표, 그래프, 수식, 이미지 등의 데이터를 전산화하는 작업을 현재 1차적으로 완료한 상태다. 화학 수식 등 기존 AI가 읽어내지 못했던 내용까지 초거대 AI로 학습시켰다.
이렇게 학습한 데이터는 추후 신약과 소재 개발에 사용될 전망이다. 기존에는 신약을 개발하기 위해선 후보물질 발굴에만 상당한 시간이 걸렸다. 많은 논문과 자료를 찾아야 했기 때문이다. 앞으로는 이 작업을 AI가 대신할 수 있다. 초거대 AI가 가진 컴퓨팅 인프라를 활용해 수많은 자료를 학습한 만큼, 이를 빠르게 계산해 사용자가 원하는 결괏값을 단숨에 제공할 예정이다.
배 원장은 "AI 화학전문가가 완성되면 앞으로 신약과 소재 개발에 혁신적인 변화를 가져올 수 있다고 기대한다"며 "이 연구는 그룹 차원에서 상당히 큰 프로젝트로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번 AI 화학전문가 개발은 지난 2월 출범한 '엑스퍼트 AI 얼라이언스(Expert AI Alliance)' 연장선에서 이뤄졌다. 엑스퍼트 AI 얼라이언스는 LG AI연구원의 개발한 초거대 멀티모달 AI 엑사원을 상용화하고 활용하기 위한 파트너 연대다. LG화학, 엘스비어 외에도 구글, 우리은행, 셔터스톡, EBS 등 13개 기업이 참여했다.
[관련기사] LG가 출시한 초거대 AI '엑사원', "넌 무엇을 할 수 있니?"
엑스퍼트 AI 얼라이언스는 말 그대로 '전문가 AI'를 추구한다. 배경훈 원장은 "AI가 전문가로서 사람의 일을 도와줄 수 있다면 상당히 많은 일을 더 해나갈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AI를 전문가로 만들기 위해선 데이터가 중요하기 때문에 여러 파트너사와 협업하면서 다양한 형태의 데이터를 확보하고 있다"고 말했다.
LG AI연구원은 이미 초거대 AI를 바탕으로 AI 전문가를 만들어낸 바 있다. AI 의상 디자인 전문가다. 엑사원을 두뇌로 탑재한 AI 휴먼 '틸다'는 지난 2월 'F/W 뉴욕 패션위크' 메인스테이지인 스프링 스튜디오(Spring Studios)에 등장했다. 이날 틸다는 박윤희 디자이너(그리디어스 대표)와 함께 '금성에서 핀 꽃'을 모티브로 디자인한 의상들을 공개했다. AI가 의상 디자인 제작에 참여한 것이다.
[관련기사] 뉴욕 패션위크 뒤집은 LG 신입 디자이너, 알고 보니 AI
의상 디자인 제작은 박윤희 디자이너와 엑사원을 두뇌로 탑재한 틸다의 협업으로 이뤄졌다. 틸다가 기존에 보지 못한 새로운 이미지를 창작하면, 이에 영감을 받은 박 디자이너가 디테일을 더해 의상을 제작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틸다는 '무엇을 그리고 싶니?', '금성에 꽃이 핀다면 어떤 모습일까?'라는 질문에 사람처럼 다각도로 생각해 새로운 이미지를 창작했다.
박윤희 디자이너는 "뉴욕 패션위크와 같은 큰 무대에 서기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상상력"이라며 "새로운 디자인과 영감을 찾기 위해서 몇 달 전부터 수십 명의 디자이너와 컬렉션을 준비해야 했는데, 이번에 틸다와 함께 작업하며 한 달 반 만에 모든 준비를 끝낼 수 있었다"고 말했다.
LG AI연구원은 이러한 AI 전문가를 계속 개발하고 있다. 배 원장은 AI 화학전문가 외에도 이미지 업체 셔터스톡, 퍼선(Parson) 디자인스쿨과 함께 AI 디자인 크리에이터도 개발하고 있다고 밝혔다.
배 원장은 "엑사원은 사람이 원하는 것을 텍스트로 입력하는 원하는 이미지로 만들어준다"면서 "사용자가 이 이미지를 보고 박윤희 디자이너처럼 영감을 얻는다면 디자인 업계에도 많은 혁신을 줄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러한 기술을 토대로 디자인 크리에이터 플랫폼으로써 어도비의 아성을 뛰어넘는 플랫폼을 만드는 도전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AI타임스 김동원 기자 goodtuna@aitimes.com
- [단독]LG, 분야별 8개사와 '엑사원 연대' 구축...초거대 AI 상용화 발판
- 5월 ICT 수출액 200억달러 넘어서...역대 5월 중 가장 높아
- 식신, 메타버스 서비스로 지역 경제 활성화...팔콘이엔엠과 맞손
- 메타, "자녀 SNS 보호관찰 영국에 적용"...부모가 직접 관리
- 허성욱 NIPA 원장 "AI 기반 생활밀착형 메타버스 지원 준비 중"
- "AI 국가대표 모여라"...지능정보산업협회, AI 톱100 후보기업 모집
- 카카오브레인, 초거대 AI 노하우로 신약 개발 나선다
- 이욱재 KCB 상무 "AI 신용평가, 설명 가능한 지 여부가 중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