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간 이어지는 유럽 더위가 빅테크 기업도 녹였다. BBC가 런던에 위치한 구글(Google)과 오라클(Oracle) 영국 지사 데이터 센터에 문제가 발생하는 사태가 벌어졌다고 2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원인은 더위로 인한 냉각 시스템 장애였다. 전문가들은 기후변화로 인한 폭염에 대비할 수 있는 데이터 센터 운영 방식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구글·오라클 데이터 센터는 모든 온라인 서비스와 개발을 뒷받침하는 보물 창고다. 기술 개발에 필요한 모든 컴퓨팅 시스템을 갖춘 대형 건물이다. 대용량 시스템이 복잡하게 얽혀있어 늘 열(heat) 발생이 잦다. 이에 대비해 냉각 시스템이 필수 요소인 장소다.
오라클 영국 런던 데이터 센터는 해당 문제를 20일(현지시간) 오후 4시에 보고했다. 오라클 데이터 센터는 런던 남쪽에 위치해 있다. 해당 지역에 기온이 40도까지 치솟아 가동 중이던 냉각 시스템이 장애를 일으켰다. 오라클 관계자는 "냉각 시스템이 쿨링(cooling) 작업을 할 수 있는 범위를 넘을 정도로 빌딩 내·외부가 너무 뜨거워 장애가 발생했다"고 BBC에 전했다.
영국 더위는 구글 클라우드 데이터 센터도 강타했다. 마찬가지로 데이터 센터 냉각 시스템이 문제다. 20일(현지시간) 오후 6시에 발생했다. 오라클 냉각 시스템 고장 이후 시점이다. 구글은 추가 문제 발생을 막기 위해 시스템 일부를 잠시 중단했다. 구글 관계자는 “이번 일로 피해 입은 고객은 극히 소수에 불과하다”고 밝혔다.
"기후변화·폭염에 따른 데이터 센터 체질 개선해야"
디지털 대전환 시대에 데이터는 매우 중요하다. 특히 대용량으로 데이터를 다루는 빅테크 기업에겐 필수 자산이다. 그동안 데이터 센터는 충분한 냉각 기능을 포함해 다양한 기술로 관리됐다. 그러나 앞으로 이어질 폭염에 대처할 수 있을진 미지수다.
이번 사태를 통해 전문가들은 기후변화와 폭염에 따른 데이터 센터 체질을 개선해야 한다는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폴 혼(Paul Hone) 레드센트릭 관계자는 "데이터 센터가 더운 날씨를 견딜 수 있도록 설계됐지만 폭염은 전혀 다른 경우다"고 지적했다. "앞으로 이어질 폭염은 데이터 센터가 견딜 수 있는 기대치를 훨씬 넘어설 것"이라고 주장했다.
과학자들은 열을 내리려 냉각 시스템을 돌릴수록 상황은 악화된다는 입장이다. 이는 전기 소비가 늘어난다는 의미이고, 결국 폭염을 더 부추기는 셈이어서다. 무조건적인 냉각 시스템 강화보다는 새로운 방안이 필요하다는 의미다.
데이터 센터를 보유한 기업들은 열과 전력은 줄이고 더 친환경적인 냉각·컴퓨터 시스템을 연구하고 있다. 대표적인 기업은 마이크로소프트(MS)다. 2020년 영국 오크니(Orkney) 앞바다에서 수중 데이터 센터 실험을 수행했다. 바닷물이 자연적으로 열을 식혀줘 효율적이라는 입장에서다. 당장 상용화는 힘들지만 관련 연구를 계속 진행 중이다.
AI타임스 김미정 기자 kimj7521@ai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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