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 기술이 군사 목적으로 교묘히 사용되기 시작했다. (사진=셔터스톡)
인공지능(AI) 기술이 군사 목적으로 교묘히 사용되기 시작했다. (사진=셔터스톡)

인공지능(AI) 기술이 군사 목적으로 교묘히 사용되기 시작했다. 자연어처리(NLP)를 포함해 패턴 인식, 데이터 조작 등으로 전쟁터에 있는 아군·적군 상관 없이 정보를 빼내고 감시한다. 이에 전문가들은 “군사 작전 자체가 발전하는 것보다는 글로벌 빅테크 기업 배만 불려주는 처사다"고 경고했다. 

미국 AI 전문잡지 '애널리틱스 인사이트(Analytics insight)’가 AI 기술들이 군사 목적으로 부적절하게 도입되는 조짐이 보인다고 1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핵무기, 폭탄처럼 적군을 직접적으로 해하는 무기뿐 아니라, 소프트웨어(SW)로 대화 내용을 엿듣거나 데이터를 훔쳐 교묘히 피해를 주는 등 기술 적용 방법이 발전하고 있다.

보도에 따르면 이는 우크라이나 사태 이후로 확연히 드러난다. 예를 들어 올해 3월  러시아 병사들이 전쟁 중 무선으로 나눈 대화 내용이 암호화되지 않은 채널을 통해 녹음됐다. 미국 기업 프라이머(Primer)가 만든 AI 언어툴이었다. 모든 대화 내용이 SNS를 통해 공개됐다. 

자연어처리(NLP) 알고리즘이 발화(發話)를 자동으로 기록, 번역, 분석하는 데 활용된 셈이다. 누군가가 러시아군을 대규모로 감시하기 위해 AI 시스템을 사용한 것이다. 정교한 오픈소스 분석 툴(tool)이 전쟁 중에도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최근 군사용 AI 기술 기업들은 위성 데이터 분석이나 패턴 식별 기술에도 초점 맞췄다. 특히 패턴 식별은 전투 중 모든 병사 행동을 패턴화해 데이터로 식별하는 방식이다. 지휘관은 병사가 활동한 수치가 낮으면 다음 전투에서는 더 빨리 행동하라고 강요할 수 있다.

국제연합훈련조사연구소(United Nations Institute for Disarmament Research)에서 군비 축소 방안 연구로 유명한 아서 홀란드 미셸(Arthur Holland Michel)은 현재 전쟁터에서는 아군·적군 상관없이 AI 기술이 총구를 겨누고 있다는 입장이다. 미셸은 "AI 기술이 전쟁터에 등장하기 시작한 것부터가 자동 시스템에 대한 총체적 난국이자 기술적 실패다"고 비난했다.

메러디스 휘태커(Meredith Whittaker) 미 연방무역위원회 수석 AI 고문도 “군사 작전의 발전 이라기 보다는 AI 기업을 배불려 위협만 초래하는 처사다"고 비판했다. 휘태커 주장에 따르면 “AI 옹호자들은 새로운 ‘냉전시대(The Cold War)’를 부축이고 있는 것과 다름 없다”며 “시민들이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이 국가에 없어서는 안 될 ‘필수적 인프라’로 맹신하도록 만든다”고 말했다. 

에릭 슈미트(Eric Emerson Schmidt) 전 구글 최고경영자(CEO). (사진=셔터스톡)
에릭 슈미트(Eric Emerson Schmidt) 전 구글 최고경영자(CEO). (사진=셔터스톡)

지난 몇 년 동안 빅테크 기업은 AI를 군사 작전에 적용하려고 공개적으로 홍보한 바 있다. 에릭 슈미트(Eric Emerson Schmidt) 전 구글 최고경영자(CEO)는 "미국이 군사용 AI를 더 빨리 수용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던 인물이다. 슈미트 전 CEO가 수장으로 있는 미 인공지능 국가 안보 위원회(NSCAI)는 작년 연구에서 미국이 2025년까지 "AI에 연간 80억달러(약 10조5000억원)를 투자 하지 않으면 중국에 경제적, 군사적으로 뒤처진다"는 결과를 내놓기도 했다.

AI타임스 김미정 기자 kimj7521@ai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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