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메타버스 플랫폼 로블록스(Roblox)가 국내 10대들 사이에서도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기존 게임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단순한 게임 구성으로 어린이들을 사로잡으면서 '초딩들의 놀이터'라는 별명까지 붙었다. 로블록스는 어떻게 전 세계 초등학생들의 시선을 사로잡은 것일까.
로블록스는 메타버스의 대표로 꼽히는 게임 플랫폼이다. 레고 모양의 아바타와 함께 다양한 게임을 즐길 수 있다. 로블록스의 핵심은 스스로 게임을 만들 수도 있고 다른 사람이 만든 게임을 이용할 수 있다. 이용자들은 로블록스 안에서 사람을 만나기도 하고 소통하기도 한다.
로블록스의 대표적인 게임 유형은 FPS·TPS(1·3인칭 슈팅게임) 타이쿤, 시뮬레이터, RPG, 일상 롤플레 게임 등 12가지 형식을 갖추고 있다. 항목별 게임 추천도 이뤄졌다. ▲가장 주목받는 체험 ▲나를 위한 추천 체험 ▲새롭게 떠오르는 체험 ▲인기 ▲최고 평점 등 19개의 항목별 추천게임 서비스도 제공되고 있었다. 이런 게임들이 청소년들로부터 큰 관심을 받고 있는 셈이다.
메타버스라고 하면 대다수 시민들이 '회의', '가상현실(VR)', '행사' 등을 떠올린다. 그러나 요즘 10대들은 다르다. 메타버스가 곧 로블록스라고 인식하는 이들이 많다. 심지어 어린이들에게 요새 뭐하고 노는지 물으면 "로블(로블록스)했어요"라는 답변을 들을 수 있다. 구체적으로 뭐하고 노는지 알고 싶어, 기자가 직접 최고 인기 게임 중 하나인 '타워 오브 헬' (Tower of Hell) 방에 접속했다. 타워 오브 헬은 제한 시간 안에 탑을 오르는 게임으로 현재 누적 이용자는 185억 명대를 기록하고 있어 인기를 예상할 수 있었다.
게임 로비로 들어서자 많은 유저들이 게임에 접속해 즐기고 있었다. 로블록스 게임의 첫 인상은 마치 '인디게임' 같았다. 최근 출시하는 게임들은 영화와 같은 그래픽과 탄탄한 시나리오를 기반으로 출시되는 가운데 로블록스는 단순한 그래픽과 투박한 아바타, 게임 시나리오마저 별게 없었다. 제목 그대로 정상에 오르는 점프게임 형식이 전부였다. 기존 게임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단순한 게임구성이 어떻게 전 세계 어린아이들을 열광케 했을까.
게임이 시작되자 중앙 상단에는 6분 남짓한 제한 시간이 주어졌다. 벽에 붙은 사다리를 타고 올라가 공중에 띄워진 작은 발판을 딛고 정상을 향해 다들 분주히 움직이기 시작했다. 띄엄띄엄 떨어져 있는 발판 사이로 아바타들이 우수수 떨어지고 중간중간 장애물 피하지 못하면 캐릭터가 분리되며 1차원적 고전 게임의 느낌도 풍겼다. 제한시간 동안 수차례 바닥으로 떨어지는 로봇들이 우스꽝스럽기도 했다. 화면 오른쪽에는 자신의 위치와 상대방의 위치를 확인이 가능해 경쟁심을 심어주기도 했다. 게임구성은 단순하지만 생각보다 난이도가 있어 묘한 중독성을 이끌어 낸다.
게임을 진행해 보니 허접해 보이던 그래픽과 단순한 게임구성이 원초적 재미를 보장했다는 느낌도 받을 수 있었다. 아바타가 넘어지거나 떨어지면서 뒹굴고 부서지는 장면을 보니 아이들의 웃음포인트가 잘 들어맞았다 느낌도 받았다. 단순한 방식과 어딘가 허접함이 주는 재미가 로블록스의 성공 포인트 중 하나라는 생각도 들었다. 현재 게임들의 복잡한 서사와 화려한 그래픽에 빠져있던 유저들이 단순한 재미와 누구나 만들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큰 매력으로 다가온다.
전 세계적으로 전염병 확산 우려 속에서 청소년들이 일면식 없는 사람들과 자유롭게 소통하면서 즐기기 좋은 콘텐츠라는 평가다. 다만 아쉬운 점도 존재했다. 대부분 로블록스 콘텐츠들은 기존 게임들처럼 오락·흥미를 위주로 제작됐다. 우리 역사·문화 콘텐츠와의 결합·융합 등 시도는 찾아볼 수 없다는 것이 아쉬움으로 남았다.
AI타임스 조형주 기자 ives0815@aitimes.com
[관련 기사] 광주 AI 유치기업 '메가존클라우드', 유니콘기업으로 우뚝
- 광주 AI 유치기업 '메가존클라우드', 유니콘기업으로 우뚝
- "넥슨코리아, 악성코드 분석률 50%→100%"…AI 데이터셋 구축으로 민간 사이버보안 대응력 높였다
- “로봇 앞에선 찬물도 못 마신다?”…사람을 보고 배우는 로봇
- “AI가 확인해”...차량에 남겨진 아이 찾는 AI 시스템 개발
- '광주 AI·모빌리티' 육성, 尹정부 국정과제 최종 확정
- 비디오 게임에 내 고양이를 등장시켜 논다
- '국영수과코' 초등생 코딩 의무화…어린이도 정말 쉽게 배울 수 있을까?
- 한국, e-sports 강국 이미지 FIFA에서도 통할까
- '로블록스' 회복 기미 보이나..9월 사용자 23% 증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