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투(MeToo)’ 운동이 확산되던 와중에 부적절한 행동으로 해고된 미국의 유명 게임 개발자가 중국의 텐센트에 채용돼 ‘조용히’ 일하고 있다고 미국 언론매체 액시오스가 29일 보도했다. 우리나라에도 많이 알려져 있는 게임인 ‘어쌔신 크리드(Assassin’s Creed)’를 개발한 아쉬라프 이스마일(Ashraf Ismail)은 지난해 중국 게임업체 텐센트에 채용됐다.
이스마일은 지난 2020년 회사인 유비소프트(Ubisoft)가 그의 직장내 직권남용과 여성팬 및 여성 직장동료들에 대한 부적절한 행동을 조사한 뒤 해고됐다. 회사측은 조사결과나 해고 사유에 대해 밝히지 않았고 그 자신도 자세한 설명없이 이 회사를 떠난다고만 발표했다. 그는 트위터에 “이 일로 상처받은 모든 이들에게 깊은 유감을 전한다”고만 썼다.
이스마일은 한 여성과 1년간 관계를 맺으면서 자신이 유부남이라는 사실을 밝히지 않았고 이 여성은 소셜 미디어를 통해 이를 폭로했다. 이 사건은 당시 미국 게임업계에서 잇달아 공개된 ‘미투’ 사례 중 하나로 지목되며 파장을 일으켰다.
이스마일은 텐센트가 캐나다에 설립한 게임 연구소인 ‘티미(TiMi) 스튜디오 그룹’에서 자문역을 하는 창작 감독(consulting creative director)으로 일하고 있다. 지난해 몬트리얼에서 문을 연 티미 스튜디오는 유비소프트 출신의 개발자들을 여럿 채용했고 이 가운데는 이스마일이 이끌던 어쌔신 크리드 개발팀의 일원이었던 사람도 있다고 액시오스는 전했다.
티미 스튜디오 측은 이스마일이 전문가적인 태도를 갖고 있으며 팀원과 자신이 배우고 성장하는데 열의를 지속적으로 보이고 있다고 액시오스에 말했다. 또 "연구팀원들에게 안전하고 존중할만한 작업 환경을 제공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고 앞으로도 그렇게 할 것”이라고 스튜디오측은 덧붙였다. 이스마일은 액시오스의 코멘츠 요청에 답하지 않았다.
‘미투’ 사건에 연루돼 위신이 추락한 명망가들은 종종 공적 영역에 복귀하려 하고 이는 새 기회를 주는 것이 마땅하냐는 논란을 촉발한다. 2020년 중반에 유비소프트와 액티비전(Activision) 그리고 다른 게임업체들에서 유명 개발자들이 비행을 저질러 회사를 떠나거나 해고됐다. 이 가운데 소수가 복귀했지만 예전보다는 낮은 지위에서 일을 하고 있다. 대다수는 게임업계로 되돌아 가지 못했다.
텐센트는 모바일 게임에서 이미 성공을 거뒀고 이제 콘솔 게임으로 진출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새로운 게임 개발 스튜디오들을 세우고 다른 업체들을 사들이며 경험많은 개발자들을 대거 채용하고 있다. 텐센트 측은 몬트리얼 팀이 대규모 '오픈월드 게임(open-world game)' 제작에 경험이 있는 인재들을 기다리고 있다고 밝혔다.
텐센트 측은 그러나 이스마일이 합류했다는 사실을 공표하지 않았다. 이스마일의 링크드인(LinkedIn, 구인구직 SNS) 프로필에도 티미 스튜디오와의 작업에 대한 언급은 없다.
AI타임스 정병일 위원 jbi@aitime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