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루미 플랫폼 소개 영상 (사진=구루미)

몇년 전부터 '유튜브'나 '틱톡'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자신의 일상을 영상으로 업로드하는 브이로그 영상이 유행했다. 특히 젊은 층에서는 '무언가를 준비하는' 영상이나 이미지 공유가 인기를 끌었다.

해외에서는 이런 영상을 '함께 준비하자'는 뜻으로 'GRWM(Get Ready With Me)'라고 부른다.

국내에서는 ‘#함께 공부해(#Studywithme)’라는 키워드로 자신의 목표를 위해 공부하는 영상을 올리는 붐이 일었다. 이른바 '캠공' '캠스터디' '공스타그램' 등으로 불리는 영상이다. 

별도 장치나 설명 없이 단지 공부하는 모습만 찍어 실시간으로 공유하는 이런 단순한 행위는 '누군가가 지켜보고 있으면 더 집중할 수 있다'는 아주 단순한 동기에서 시작됐다. 

구루미 캠스터디 화면 (사진=구루미)
구루미 캠스터디 화면 (사진=구루미)

그런데 보는 입장에서는 지루하기만한 이런 영상이 인기를 끄는 이상한 현상이 나타난 것이다.  

구루미(대표 이랑혁)는 '캠공'의 기반이 되는 플랫폼을 마련해 준 다중 화상회의 솔루션 기업이다. 지난 2015년 중소기업에서 개발자로 일하던 이 대표가 '보다 편리한 다중 화상 회의 솔루션이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설립했다.

이 대표는 다중 영상 플랫폼을 개발해 무료로 공개한 뒤 2~3년 동안 사용자들을 관찰하기만 했다. 사람들이 영상을 이용하는 방법은 다양했다. 그 가운데 스터디 그룹을 만들고, 영상 플랫폼에 그저 공부하는 영상을 공개하는 것만으로 만족감을 얻는 이들이 많다는 사실을 알게됐다.

이에 그는 스터디에 특화한 캠프터디 플랫폼을 '온라인 독서실'이라는 이름으로 무료 공개했다. 예상대로 이용자들이 몰려들면서 새로운 트렌드를 만들어 갔다.

물론 무료로 서비스하는 온라인 독서실이 수익을 만들어주지는 못했다. 하지만 입소문을 타면서 사용자가 늘었다. tvN의 '코미디빅리그'를 비롯해 문재인 대통령의 마지막 국민과의 대화 등 구루미 플랫폼을 사용하는 프로그램도 많아졌다.

솔루션 업그레이드를 지속하면서 개인방송을 할 수 있는 정도의 고화질 영상 서비스도 마련했다. 도약의 발판을 마련한 셈이었다.

그러던 중 코로나 팬데믹을 계기로 화상회의 솔루션 수요가 급격하게 늘어나면서 매출이 급증하기 시작했다. 그동안 축적한 기술력과 입소문으로 확보한 인지도를 토대로 B2B 사업에서 매출이 수직 상승하는 호황을 누릴 수 있었다.

구루미 사옥 전경 (사진=구루미)
구루미 사옥 전경 (사진=구루미)

설립 당시 4명에 불과했던 직원은 어느새 40명 이상으로 늘었고, 강남에 5층 사옥도 마련했다.

이 대표는 "웹RTC(Web Real-Time Communication)에 관심을 가지고 엑티브X를 설치하지 않고 사용할 수 있는 다중 화상회의 솔루션을 개발, 지금까지 버텨왔을 뿐"이라면서 "뜬구름을 잡는 것처럼 생각만 가지고 막연하게 진행한 사업이 어느 순간 현실화된 것같다"고 말했다. 

사실 '구루미'라는 사명은 발음 그대로 '구름'의 의미하는 것이었다. 이 대표는 "어릴 적부터 산에 걸린 구름을 너무 좋아했고, 요즘은 클라우드 서비스가 대세라 사명으로 정했다"고 설명했다.  

이랑혁 구루미 대표
이랑혁 구루미 대표

구루미는 그동안의 노력으로 기술적인 준비는 마쳤다고 보고 앞으로는 브랜드 알리기에 주력하기로 했다.

그동안에는 입소문에만 맡겼다면 이제는 적극적인 기업 홍보에도 나서고, 마케팅 인력을 늘려 본격적인 영업활동을 펼칠 계획이다. 

이에 대해 이 대표는 "그동안에는 마케팅에 신경을 못써 알려지지 않았을 뿐 방과후 학습이나 공무원 승진 교육 등 생각보다 굵직한 정부사업에 구루미 시스템을 많이 사용하고 있다"면서 "최종 목표는 생활 속에 자연스럽게 스며드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를 위해 구루미는 온라인 수업과 회의 외에 ▲다자간 비대면 모임 ▲대규모 웨비나 ▲라이브 커머스 ▲방구석 여행 콘텐츠 제작 등 공략 대상과 비즈니스 영역을 지속적으로 넓혀나갈 예정이다.

이 대표는 이어 "서버를 늘리고 많은 인력과 자금을 투입하면 10만명이 참여하는 소통 공간도 만들 수 있지만 우리는 그런 기술적이고 양적인 확장보다 축적한 경험과 노하우를 토대로 사람들의 생활 속에 자연스럽게 스며들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며 "'구르미'를 또 다른 의미의 메타버스를 여는 솔루션으로 성장시켜 나가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이성관 기자 busylife12@ai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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