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반도체 기업들이 미국의 수출 규제에 따른 추가 제재를 피하기 위해 협상에 속속 나서는 분위기다. 가능한 한 미국이 제시한 조건을 준수해 수출 통제 대상 리스트에 이름을 올리지 않겠다는 의도로 읽힌다.
미국 상무부 산하기관인 BIS(Bureau of Industry and Security)는 최근 31개 중국 반도체 관련 기업을 UVL(미확인 목록)에 추가했다. 이들 기업은 미국 정부에 최종 사용자 정보를 제공해야만 한다. 그렇지 않으면 블랙 리스트에 올라 엄격한 수출 통제 대상이 된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25일 베이징 주재 미국 대사관의 무역 관리들이 미국의 최신 첨단 기술 수출 제한에 대해 UVL에 추가된 중국 최고의 반도체 장비 제조업체인 나우라 테크놀로지 그룹( Naura Technology Group)과 협상을 시작했다고 보도했다.
나우라와 베이징 주재 미국 대사관 측은 별도의 논평을 내놓지 않았다. 하지만 SCMP는 중국 반도체 회사들이 가혹한 무역 제한을 피하기 위해 미국 규제를 기꺼이 준수할 의향이 있다는 신호로 분석했다.
BIS 검증 프로세스 준수는 과거에도 많은 중국 본토 기업이 미국 무역 감시 목록에서 제외되는 데 도움이 됐다. 최근 우시 바이오로직은 장쑤성 동부에 있는 자회사가 미국 상무부의 최종 사용자에 대한 현장 방문 검증 이후 UVL에서 제외됐다고 밝힌 바 있다.
SCMP에 따르면 나우라는 최근 본토의 주요 칩 시설에 미국 시민의 참여 제한을 준수하기 위해 중국 내 미국인 직원들에게 연구개발 프로젝트 참여를 즉시 중단할 것을 요청했다.
또 UVL에 포함된 중국 최대 메모리 칩 제조업체인 YMTC(Yangtze Memory Technologies Co)가 최근 전 세계 규정을 준수할 의지가 있음을 강조한 성명을 발표했다.
YMTC는 "우리는 글로벌, 시장 기반 및 규정 준수 개념을 따르는 상업 단체다"며 "우리는 설립 이후 전 세계적으로 항상 합법적이고 규정을 준수하는 운영 원칙을 고수해 왔다"고 강조했다.
세계 최고의 칩 제조 도구 공급업체인 ASML홀딩과 램 리서치도 중국 본토에서 미국 엔지니어를 철수함으로써 중국에 대한 무역 제한을 준수하기 위해 분주하게 움직였다.
램 리서치의 CEO인 티모시 아처는 “회사가 규칙을 완전히 준수하기 위해 필요한 조치를 취했으며 필요에 따라 선적 및 지원을 중단했다"고 말했다.
램 리서치는 미국의 무역 제한이 2023년 매출을 최대 25억달러까지 감소시킬 수 있다고 추정했다.
박찬 위원 cpark@aitime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