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하이 스타마켓 관련 이미지(사진=셔터스톡)
상하이 스타마켓 관련 이미지(사진=셔터스톡)

미국의 수출통제로 타격을 입은 중국 반도체 기업들이 자금조달을 위한 상장을 잇따라 추진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애국심에 호소해 자금을 조달하는 일종의 애국상장 러시가 일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28일 반도체 설계 및 패키징, 웨이퍼 파운드리, 패키징 재료 공급 등 반도체 관련 9개 기업이 최근 기업공개(IPO)에 성공했다고 보도했다. 이 가운데는 중국 최대의 칩 제조업체인 SMIC와 제휴한 웨이퍼 파운드리기업 SMEC(샤오싱)도 포함됐다.

이들 기업은 IPO를 통해 216억위안(약 4조원)을 조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앞서 홍콩 증시에 상장한 중국 2위 반도체 기업 후아홍 반도체는 중국판 나스닥으로 불리는 상하이의 스타마켓에 추가 상장해 25억달러(약 3조3000억원) 투자 유치에 성공했다.

프랑스의 투자은행 나티시스의 게리 응 선임 이코노미스트는 SCMP 인터뷰에서 "IPO활동이 최근 몇 분기동안 꾸준히 이뤄져왔다”면서 “IPO로 중국 반도체 회사들이 자본에 쉽게 접근하고 연구개발에 더 많은 자원을 배치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중국 반도체 산업의 연구개발에 대해 "복잡하고 오래 걸리는 프로세스지만 미국의 제재에 대응하기 위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중국의 데이터 서비스 회사인 치차차에 따르면 올들어 이달까지 중국 스타마켓에 상장한 반도체 관련 기업은 46개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19개사에 비해 배 이상 늘었다.

중국의 자산관리회사들은 다양한 반도체 관련 펀드를 만들어 일반 투자자들이 반도체 주식에 투자하도록 유도하면서 증시에 자본을 공급하고 있다.

중국 국영 공상은행과 스위스 투자은행 크레디 스위스가 합작한 ICBC 크레디 스위스 자산 관리는 지난주 중국 본토의 반도체 주식 인덱스를 벤치마크하는 새 펀드를 내놨다.

이런 새 투자 자본의 유입은 중국의 반도체 산업이 미국의 무역 제재와 반도체 관련 기업에 대한 견제에 대응할 수 있는 여지를 제공한다. 게리 응 이코노미스트는 "미국의 칩 규제 이후 중국 스타마켓은 기술 사이클 보다는 '애국심'과 정부의 잠재적 지원이 이끌어 오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해외 증시에 중복 상장된 SMIC의 주가가 지난달 초 홍콩에선 0.9% 떨어졌지만 상하이에선 8% 오른 사실을 근거로 제시했다.

정병일 위원 jbi@ai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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