닉 케이브 (사진=레드 핸드 파일즈)
닉 케이브 (사진=레드 핸드 파일즈)

생성 인공지능(AI)의 등장으로 일부 미술가들이 반발하는 가운데 이번에는 뮤지션이 발끈하고 나섰다. 그 대상은 이미지를 생성하는 '달리'나 '미드저니'가 아니라, 노래 가사를 만든 '챗GPT'다.

BBC와 유로뉴스 등은 호주의 싱어송라이터인 닉 케이브가 자신의 블로그인 '레드 핸드 파일즈'를 통해 챗GPT가 생성한 가사에 대해 비난을 퍼부었다고 1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에 따르면 닉 케이브는 지난해 11월 챗GPT가 공개된 이후 떠들썩해진 팬 수십명이 챗GPT로 제작한 노래를 보냈다고 밝혔다. 그중 하나인 마크라는 팬이 '세상의 모든 사랑과 존경을 담아' 보낸 가사에 대해 "이 노래는 헛소리이며 인간에 대한 기괴한 조롱"이라고 격하게 반응했다.

AI가 만든 가사는 다음과 같다.

'깊은 밤에 나는 외침을 듣네/홀에 메아리치는 목소리/나를 끌어들이는 사이렌의 노래/시작할 수 없는 곳으로 나를 데려가네

합창: 나는 죄인, 나는 성자/나는 어둠, 나는 빛/나는 사냥꾼, 나는 먹이/나는 악마, 나는 구원자...'

1980년대 '닉 케이브 앤 더 배드 시즈'라는 록 밴드를 결성, 유명세를 탄 닉 케이브는 종교적이며 암울한 분위기의 노랫말과 사운드로 잘 알려져 있다. 챗GPT는 바로 이런 점을 모방한 것.

하지만 닉 케이브는 “노래는 고통에서 나온다. 인간의 복잡하고 내적인 창조 투쟁에 기반을 두고 있다"며 "알고리즘은 그런 것을 느끼지 못하고 모방할 수도 없다. 종말이 온 것 같다"며 한탄했다.

게다가 마지막으로 '지옥의 불이 내 눈에 들어왔다'는 챗GPT의 가사에 한 줄을 더했다. 

"닉 케이브 스타일이라는 말은 인정한다. 하지만 내 눈에도 지옥의 불이 들어왔다. 바로 챗GPT 때문이다."

임대준 기자 ydj@ai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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