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생성 인공지능(AI)을 대표하는 스타트업들은 프롬프트 기술의 중요성을 어느 정도로 생각하고 있을까. 지난 31일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서울 파르나스 그랜드볼룸에서 열린 생성 AI 컨퍼런스 패널 토크에서 이 문제가 집중적으로 다뤄졌다.
여기에는 행사 주최인 뤼튼테크놀로지스(대표 이세영)를 비롯해, '이루다'로 유명한 스캐터랩(대표 김종윤), 해외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는 검색 엔진 라이너(대표 김진우), 생성 AI 모델 플랫폼을 운영하는 프렌들리AI(대표 전병곤) 등 잘 나가는 생성 AI 업체 대표 4명이 모였다.
당연히 프롬프트 엔지니어링이 중요하다는 식의 뻔한 말은 나오지 않았다.
대신 이세영 대표를 대신한 현지웅 뤼튼 ML리드는 프롬프트 엔지니어링은 단순히 좋은 결과를 얻어내려는 기술을 넘어 사용자 행동에 큰 영향을 미치는 UI(유저 인터페이스) 디자인에 비교할 정도라고 설명했다. 그는 "애플리케이션에서 버튼 위치를 변경하는 것으로 사용자의 행동이나 결과가 크게 달라지는 것과 같다"며 이 때문에 뤼튼은 국내에서 가장 먼저 프롬프트 엔지니어를 채용했다고도 밝혔다.
더불어 "챗GPT 출시 이후 AI가 많이 똑똑해지며 프롬프트 엔지니어링의 난이도가 사실 많이 낮아진 편"이라고 말했다.
생성 AI의 정확한 작동을 위해 프롬프트 엔지니어링은 물론 다른 기술의 조합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왔다. 이는 챗봇 이루다로 홍역을 겪은 김종윤 스캐터랩 대표의 입에서 나왔다.
김 대표는 "프롬프트 엔지니어링이란 결국 자연어로 물어보고 자연어로 답을 얻는 기술"이라며 "인간도 자연어로 설명할 수 있는 부분이 있고, 직접 몸으로 시범을 보여서 이해를 시켜야하는 부분이 따로 있다"고 지적했다.
'몸으로 시범을 보이는 부분'은 말로는 설명이 안 되며, 이를 데이터나 다른 방식으로 처리해야 한다는 말이다. 이를 김 대표는 '실천(practice)'이라고 부르며, 말로 하는 '명령(instruction)'과는 구분해야 한다고 밝혔다.
프롬프트 엔지니어링이 사라질 것이라는 예측까지 나왔다. 김진우 라이너 대표는 "과거에는 '정보 검색사'라는 직업이 있었지만, 이제는 사라졌다"라며 "프롬프트 엔지니어링도 사용자 경험이 쌓이면 기술로 부를만한 영역은 아니게 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또 검색 전문답게 '과정'보다 '결과치'에 무게를 실었다. 그는 "챗봇으로 검색이 변할 것이라고 하지만, 결국 기존 검색과 같이 링크를 늘어놓는 방식도 공존할 거라고 본다"고 말했다.
프롬프트 자체를 생성 AI로 만들어 낸다는 말도 나왔다. 전병곤 프렌들리AI 대표는 "좋은 대답을 얻어내기 위해서는 프롬프트 말고도 많은 옵션을 미세조정하는 작업이 중요하다"며 "우리는 프롬프트의 경우, AI로 프롬프트를 생성하는 작업도 병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이날 행사에는 국내외 16개 AI 기업과 700명이 넘는 관계자와 취재진이 모여, 생성 AI에 대한 관심을 반영했다.
이주영 기자 juyoung09@aitime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