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유철 LG AI 연구원 부문장이 '새로운 AI 시대의 책임있는 AI와 기업의 역할'을 주제로 발표하고 있다. 
김유철 LG AI 연구원 부문장이 '새로운 AI 시대의 책임있는 AI와 기업의 역할'을 주제로 발표하고 있다. 

김유철 LG AI 연구원 AI X 유닛 부문장이 국내 기업이 인공지능(AI) 시대의 경쟁력 핵심으로 '유즈 케이스(Use Case)' 구축을 강조했다. 이를 설명하기 위해 생성 AI의 미래를 다섯단계로 나눠 설명했다.

김유철 부문장은 29일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제5회 국제 스마트 기술 컨퍼런스'에서 '새로운 AI 시대의 책임있는 AI와 기업의 역할'을 주제로 세션을 진행하며 "지난해까지만 해도 강연이나 세미나 자리에 가면 '초거대 AI'가 무엇인지 설명하기 바빴는데, 이제는 그 부분은 건너 뛰어도 된다"며 최근 들어 부쩍 늘어난 AI에 대한 분위기를 먼저 전했다.

"그래서 이제는 대부분 사람이 '나는 어떻게 해야 하는지, 또 우리 기업은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질문한다며, 이 부문을 '공급과 수요'라는 측면에서 나눠 설명했다.

■ 초거대 AI를 직접 개발하는 공급 관점의 대응 방안 

그는 현재 생성 AI의 주류를 "매개변수가 매우 큰 대형언어모델(LLM) 모델 하나로 여러 태스크에 대응하는 것"이라며 오픈AI의 챗GPT를 예로 꼽았다. 그러나 뛰어난 성능에 비해 비용이 많이 들고 보안도 지적되는 점을 들며 이 때문에 소규모의 LLM, 즉 sLLM이 등장했다고 설명했다.

실제 최근 AI 생태계는 sLLM을 중심으로 활성화하고 있어, 향후 몇년간은 클라우드를 통한 빅테크의 LLM과 오픈소스 기반의 sLLM간의 생태계 주도권 경쟁이 삼화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이런 분위기에서 지금까지 국내 AI 기업들은 이들 글로벌 기업과 차별화 방안으로 두가지가 중심을 이뤘다고 설명했다. 첫번째는 한국어를 잘하는 한국형 AI를 만들어야 하는 쪽이며, 두번째는 글로벌 기업보다 먼저 현장에서 통하는 '유스 케이스(use case)'를 만들자는 쪽이었다는 것.

LG AI 연구소는 지난해부터 국내에서는 유일하게 유스 케이스를 주장했다고 밝혔다. 챗GPT가 등장하고 올 1월부터는 분위기가 서서히 바뀌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한국형 AI파'가 '유스 케이스파'로 넘어온 배경으로 "과거 국내 산업의 성공 방정식이 좋은 선례가 됐다"고 말했다. 국내 산업은 글로벌 핵심 기술을 빠르게 도입해 국내 시장에 적용하고, 이를 바탕으로 기술을 고도화하거나 경쟁력을 갖춘 다음 거꾸로 세계 시장에 도전하는 식이었다. '무겁고 큰 핵심 기술'보다 '가볍고 빠른 응용 기술'로 일부 영역에서는 세계 시장을 지배하는 수준까지 성장했다는 논리다. 

또 한국어 AI를 먼저 만들고 이를 기반으로 글로벌 시장에 나가자는 안에 대해서는 두가지 반박 이유를 내놓았다. 먼저 현재 AI의 발전 속도가 매우 빠르기 때문에 한우물을 꾸준히 팔 상황이 아니라고 설명했다. 여기에 "AI는 다른 분야와 달리 글로벌 선두 기업들이 핵심 기술 개발은 물론 다른 것도 잘한다"며 "언어의 경우 100가지, 1000가지 모두 다 잘 다루고 있으며, 언어별 답변 차이도 좁혀지는 추세"라고 밝혔다.

따라서 국내 공급 기업들은 '산업별 특화 사례'를 만드는 것에 집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실제 글로벌 빅테크들이 제공하는 생성 AI가 범용성에 초점이 맞춰져 있어, 해외 기업도 AI 도입을 위해서는 별도의 미세조정이 필요한 상황이라는 것도 지적했다.

국내 기업은 산업별 특화 사례를 만들어 글로벌 시장에 진출해야 된다는 것이 LG AI 연구소의 전략이고 실제로 그렇게 진행 중이라고 전했다. 구체적으로 국내 산업의 주요한 축인 제조, 바이오, 금융, 의료, 미디어, 공공 등이 대상으로, 이들 분야에서 성공 사례가 생길 때 해외 진출이 가능할 것이라고 밝혔다.

■ 초거대 AI를 활용하는 수요 관점의 대응 방안 

김유철 부문장은 AI에 대한 기대와 우려가 계속 공존할 것으로 예측했다. AI를 통해 사업을 확장하고 혁신할 것이라는 기대만큼 AI가 언젠가 내가 하는 일과 사업을 잠식하지 않을까 하는 우려도 계속될 거라는 분석이다. 

따라서 먼저 생성 AI의 발전 방향을 인지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생성 AI의 진화 방향으로 다섯단계를 제시했다. 

생성 AI의 진화 방향을 설명하는 김유철 부문장 
생성 AI의 진화 방향을 설명하는 김유철 부문장 

첫번째는 '생성, 요약, 분류' 기능으로 기존에 없던 것을 생성해주고 이를 기반으로 인간의 영감을 자극하는 정도다. 두번째 단계는 자연스러운 긴 글 생성이 가능해진 것으로, 현재에 해당한다. 

이어질 3~4단계는 AI가 미래 예측에 이어 비평과 가설까지 가능해지는 것으로, 결국 인간 전문가 수준의 의사결정을 하게 될 것이라고 봤다. 

마지막 단계는 '에이전트화'다. 즉 AI가 개별 개체로 판단은 물론 직접 실행까지 하는 단계다. "기존의 인공지능(AI)들은 '뭘 했으면 좋겠어'라고 제시를 하는 수준이었습니다. 말만 했죠. 생성 AI가 나오면서 이제는 웹 검색 정도까지는 해줍니다. 그러나 생성 AI가 더 발전하면 내가 어떤 문제를 해결하려고 할 때 필요한 태스크를 나열해주는 것은 물론 이를 로봇이나 다른 도구들과 결합해 실제 작동해주는 단계까지 갈 겁니다. 그게 생성 AI의 미래입니다." 
 
"이처럼 AI 기술은 이렇게 계속 고도화하는데, 과연 모두가 이 높은 수준의 AI를 잘 활용할 수 있을까요? 이 부분에 대해서도 더 생각을 해봐야 합니다. 결국 기업이나 개인이 보유한 데이터의 수준이나 투자 규모에 따라 활용 수준도 달라질 겁니다."

즉 좋은 데이터를 보유하지 못했고 자금도 많지 않다면 범용 모델(제너럴 모델)을 사용하게 될 것이고, 그 반대의 경우는 최적화한 모델을 사용하게 될 것이라는 예측이다.

김 부문장은 이런 'AI 빈부차'에 빠지지 않기 위해서라도 유즈 케이스가 가장 중요하다고 밝혔다.
 
"남들과 차별화한 문제 정리 능력을 갖춰야 합니다. '이 문제는 나만 풀 수 있어' '내가 최고 전문가야'라는 유즈 케이스를 선정하고, 문제를 풀기 위한 데이터를 체계적으로 습득해야 합니다."

"그렇게 해야 AI가 에이전트 수준으로 발전해도 잠식되지 않는 것은 물론 '이 기업이 특정 사례에서는 가장 잘한다는 평가를 받아 글로벌로 진출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결론 내렸다. 

이날 세션에는 많은 관람객들이 몰려 관심을 입증했다. 
이날 세션에는 많은 관람객들이 몰려 관심을 입증했다. 

이주영 기자 juyoung09@ai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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