앤드류 응 교수가 20일 오전 서울대학교 문화관 대강당에서  '차세대 인공지능을 향한 대도약'을 주제로 초청 강연을 하고 있다.  
앤드류 응 교수가 20일 오전 서울대학교 문화관 대강당에서  '차세대 인공지능을 향한 대도약'을 주제로 초청 강연을 하고 있다.  

"100년 전, 전기는 모든 산업을 변화시켰습니다. AI는 그에 못지않은 큰 변화를 가져오고 있습니다." 

인공지능(AI) '4대 천왕' 중 하나인 앤드류 응 미국 스탠포드대 교수가 서울대학교 데이터사이언스대학원에서 주최하는 '데이터 사이언스 데이'에 20일 초청 강연을 했다. 

이날 앤드류 응 교수는 'AI에 잠재한 기회들(Opportunities in AI)'을 주제로, 생성 AI가 가져온 새로운 비즈니스 기회에 대해 자세히 설명했다.

우선 그는 AI는 범용 기술이기 때문에 다양한 작업에 사용하고 이를 통해 다양한 가치를 창출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래서 중요 과제는 의미있는 유스 케이스(Use Case)를 발굴해 내는 것이라고 말했다. 

물론 렌사AI와 같은 경우도 생길 것이라고 경고했다. 렌사는 좋은 아이디어지만, 매우 얇고 단순한 소프트웨어 계층이었기 때문에 사업이 오래 지속되지 않은 사례다.

스티브 잡스가 아이폰을 내놓았을 때도 초기에는 LED 손전등을 켜는 유료 앱이 인기를 끌었으나 곧 사라졌으며, 반면 시간은 걸렸으나 에어비앤비나 우버, 틴더와 같은 장기적인 가치를 창출한 비즈니스도 나왔다고 지적했다.

즉, 사업화를 위해서는 '좋은 아이디어'를 뛰어넘는 '깊이 있고 남들이 따라하기 어려운' 제품과 서비스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응 교수는 바로 생성 AI로 인해 새 기회가 생긴 점이 자신을 흥분시키는 포인트라고 말했다. 오랫동안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깊이 있는 사업이나 제품을 구축할 기회가 생겨났다고 했다. 구체적인 사용 사례를 식별하고 구축하기 위해 수행해야 할 과제가 많이 남아 있다는 점에 집중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두번째로 AI가 아직 더 널리 사용되고 있지 않은 이유에 대해 설명했다. 

사람들이 AI에 대해 이야기해온지가 10년이 넘었지만, 아직도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페이스북 등 빅테크와 카카오, 네이이버와 같은 기업에 가치가 집중돼 있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실제 AI를 사용하는 사업자는 그다지 많은 편이 아니라며, 그 이유에 대해 아래와 같은 그래프를 선보이며 설명했다.

AI가 왜 넓게 활용되지 않는지를 설명한 도표
AI가 왜 넓게 활용되지 않는지를 설명한 도표

모든 잠재적 AI 프로젝트를 정렬하면 가치가 높은 서비스는 온라인 광고와 웹 검색, 온라인 쇼핑 제품 추천과 같은 프로젝트로 집중된다. 이런 프로젝트는 하나의 소프트웨어로 막대한 가치를 창출할 수 있지만, 수천만, 수억명의 사용자를 모은 일부 기업 이외에는 불가능한 사업이다.

그래서 응 교수는 다른 유형의 프로젝트들을 진행해 왔다고 전했다. 즉 그래프 오른쪽에 위치한 분야로, 개별 가치는 크지 않지만 대신 빅테크가 아니어도 할 수 있는 수천, 수만개의 프로젝트다. 이런 '500만달러 프로젝트'를 모두 합치면, 빅테크의 '수억달러 프로젝트'를 뛰어넘을 수 있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수많은 500만달러 프로젝트를 모두 진행할 방법이 없었는데, 생성 AI의 등장으로 인해 누구나 노코드로 도구를 만들어낼 기회가 찾아왔다고 설명했다. 따라서 AI는 범용 기술이라고 강조했다.

또 이러한 도구로 인해 인터넷에서만 사용한 AI를 다양한 산업에도 적용할 수 있다며, 자신도 구글과 바이두 등을 그만두고 AI 펀드를 운용하며 해운, 금융, 교육 등 다양한 분야에서 기회를 찾았다고 설명했다. 

AI를 둘러싼 우려에 대해 의견을 밝히는 앤드류 응 교수 
AI를 둘러싼 우려에 대해 의견을 밝히는 앤드류 응 교수 

현재 화두인 AI 윤리와 규제에 대한 의견도 밝혔다. 여기에서는 AI 개발을 늦춰야 한다는 상당수 전문가와 달리 반대로 개발 속도를 높여야 한다고 밝혀 눈길을 모았다.

그는 AI가 인간 수준을 완전히 넘어서는 '일반인공지능(AGI)'에 대해서는 "어쩌면 30년, 40년, 50년 뒤에는 가능할지도 모르겠다"며 "AI가 인간을 해칠 거라는 상상은 아직 너무 이른 것"이라고 말문을 뗐다. 이어 "또 AI는 하루아침에 급속하게 발전할 수 없으며, 그동안 인간과 기업은 이를 통제할 방법을 반드시 찾아내며 발전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여기에 "AI는 오히려 실제 인류의 생존을 위협하는 전염병, 대규모 운석, 기후변화 등의 중요한 솔루션이 될 수 있을 것"이라는 논리를 펼쳤다.

또 AI가 기존의 자동화 신기술과 다른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즉 기존 기술은 저임금 작업, 저임금 일자리를 방해하는 경향이 있지만, AI는 고임금 일자리를 위협한다고 지적했다. AI는 엄청난 가치를 만들어 내지만, 이로 인해 사람들이 피해를 보지 않도록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응 교수는 한국에 대해서도 인삿말을 남겼다. "한국이 AI에 대한 엄청난 추진력과 열정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여기에 오게 돼 기쁘다. 그리고 우리가 함께 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또 간담회를 통해 "한국은 반도체부터 소프트웨어까지 아시아의 AI 강국이 될 조건을 모두 갗추고 있다"며 "한국 기업과 함께 일할 기회가 주어지길 바라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응 교수는 서울대 일정을 마친 뒤 오후에는 네이버와 카카오를 방문, 관계자들과 의견을 나눴다.

질의응답에 참가하기 위해 몰려든 청중들. 질의응답에 참가하기 위해 양쪽으로 줄을 늘어선 모습도 보인다. 
질의응답에 참가하기 위해 몰려든 청중들. 질의응답에 참가하기 위해 양쪽으로 줄을 늘어선 모습도 보인다. 
'공대생들의 록 스타'인 앤드류 응 교수. 그를 보기 위해 수많은 학생들이 몰렸다. 
'공대생들의 록 스타'인 앤드류 응 교수. 그를 보기 위해 수많은 학생들이 몰렸다. 
네이버 1784를 방문 중인 앤드류 응 교수 (사진=네이버)
네이버 1784를 방문 중인 앤드류 응 교수 (사진=네이버)

이주영 기자 juyoung09@ai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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