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가 등장했던 시절, 냉장고가 만들어질 거라고 예상한 사람은 아무도 없었습니다. 인공지능(AI)이 어떤 형태로 발전할지는 모르지만, 지금의 판도를 바꿀 '킬러 서비스'를 탄생시켜 수익을 창출하는 게 목표입니다."
신경태·이두식 아임클라우드 공동대표는 "AI 업계에 킬러 아이템이 나타날 때가 됐다"면서 "10여년간 쌓은 기술력에 직관적인 사업 아이템을 접목해 '돈 버는 AI 사업 모델'을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들은 그러면서 하반기에 해외에서 먼저 출시할 예정인 '셀럽 보이스챗' 서비스를 예로 들었다. 지난 5월 카린 마조리라는 해외 유명 인플루언서가 자신의 목소리로 챗봇 서비스를 실시해 수억원대 매출을 올린 것과 같은 형태다.
이 서비스는 단순히 생일 축하 메시지, 이벤트 등을 메신저로 보내주는 일방 소통을 넘어 글과 말로 대화를 할 수 있다. 아침에 메신저로 '모닝 톡'을 보내 잠을 깨우고, 사용자 반응에 맞춰 대화를 이어가는 것도 가능하다. 음성복제 기술과 '챗GPT' 연동도 가능한 자체 챗봇 '애디(Addie)'를 활용했다.
"팬들은 셀럽의 목소리와 대화할 수 있어요." 신경태 대표가 먼저 나섰다. 그는 "아이돌, 배우 등 셀럽과 실시간 채팅이 가능한 애플리케이션은 몇종 나와 있지만, 음성복제를 통한 목소리 대화와 상황에 맞춰 적절한 멘트를 날려주는 생성 AI 기능을 모두 도입한 곳은 드물다"며 "특히 동남아권에서는 거의 최초의 서비스로, 벌써 현지 관련 엔터테인먼트 기업들의 기대가 엄청나다"고 전했다.
소비자 중심의 어렵지 않고 간편한 그러면서 확실한 수요를 가진 B2C 아이템으로, 얼마전 국내외에서 인기를 끌었던 '렌사 AI'나 '스노우 AI' 등 AI 필터와 비슷한 맥락이다. 그러나 차별점도 확실하다.
"아임클라우드의 강점은 음성 복제에 있습니다." 이 대표는 자사 음성 복제 기술에 차별점이 있다고 강조했다.
소량의 음성 데이터만으로 목소리 복제가 가능하고, 음파 데이터를 분석해 위조 여부를 판별할 수 있는 '음성 워터마크' 기능을 갖추고 있다는 것이다. 국가별로 다른 특유의 발음 구조와 감정을 반영하는 세밀한 조정도 가능하고, 상황에 맞춰 자연스러운 대화를 생성해주는 AI 챗봇 기술도 갖췄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신 대표는 "저작권(IP) 문제에 비교적 덜 까다로운 해외 시장이 타깃"이라면서 "인구가 많은 태국, 인도네시아, 필리핀 등 동남아를 공략했다"고 말했다.
실제로 신 대표는 지난 봄부터 동남아를 돌며 지역별 최고 스타를 포함해 수십건의 IP를 확보했다.
아임클라우드가 스타의 목소리를 택한 이유는 너무 많은 감각을 동원해 가상인간을 구현하면 오히려 거부감을 일으킬 수 있기 때문이었다. 오감 중에서는 목소리가 가장 현실적이고 감정적인 동요를 효과적으로 불러오는 매개체로, 호불호가 가장 적은 감각이다.
신 대표는 "이런 형태는 유사 서비스가 등장할 수 있는데다 지속적인 수요를 만들어내지 못하면 수명이 짧아질 수 있지만 우리는 고정 팬덤과 따라올 수 없는 기술, 모방이 불가능한 IP까지 모두 확보했다"며 강한 자신감을 보였다.
이어 그는 "계약한 셀럽의 팬을 모두 합치면 수천만명에 달한다"면서 "그동안 쌓아온 기술력이 빛을 볼 수 있도록 첫 아이템에 따라 이후 확장할 사업 모델을 여러개 준비했다"고 밝혔다.
아임클라우드는 채팅 외에 누구나 간단하게 가상인간과 영상을 만들 수 있는 AI '애드휴(AddHue)'도 주력으로 서비스하고 있다.
2014년 빅데이터 기업으로 출발한 아임클라우드는 2016년 챗봇 '애디(Addie)'를 내놓았다. 10년간 사업을 펼쳐오며 획득한 특허가 12종(출원 29종), 수행한 정부 및 대기업의 R&D 실적은 50건을 넘는다. 그 과정에 축적한 기술은 빅데이터와 챗봇을 시작으로 ML옵스, 메타버스, 가상인간, 에드테크까지 광범위한 분야에 걸쳐 있으며, 수상 이력도 다수다.
그러나 초창기 AI 기업이 대부분 그렇듯 쉽지만은 않았다. 이두식 대표는 "당시엔 AI라는 용어조차 없었다"며 "당장 눈에 보이는 수요도 많지 않았기에 주로 정부사업에 참여하며 기술력을 키울 수밖에 없었다"고 털어놓았다.
그는 이어 "이제까지 AI는 실질적인 제품이나 매력적인 도메인을 만들기 힘어 수익 창출이 힘든 구조였다"는 사실을 인정했다. 이는 수익모델을 더 가열차게 고민하게 했다.
그러는 중에 운명처럼 비슷한 고민을 가진 파트너를 만났다. 그가 바로 신경태 블록체인 전문 시니스트 대표다. 신 대표는 임베디드시스템공학 전공자로 늘 AI에 열망을 가지고 있었다. 실제로 '이미지 딥러닝' 관련 연구과제를 수행한 경험을 살려 의류 사진을 통해 쇼핑몰 정보를 찾아주는 AI 소프트웨어를 개발하는 등 사업 역량을 인정받아 왔다.
산 대표에게 아임클라우드는 "기술력을 갖춘, 내가 꿈꿔오던 기업의 모습"이었다. 2020년 만남을 시작으로 올해 2월에는 시니스트가 아임클라우드를 인수 합병했다.
공동 대표 시스템을 갖춘 아임클라우드는 전환점을 맞았다. 신 대표는 사업 아이템을, 이 대표는 이에 맞는 서비스 개발에 매달렸다. 그리고 몇 개월 만에 첫 프로젝트 공개를 앞두게 됐다.
서비스 개발을 대부분 마치고 하반기 출시만을 앞뒀다는 두 대표는 "이번 서비스로 'AI 킬러 콘텐츠'라는 말을 들어보는 게 소원"이라며 "5년, 10년 뒤에도 기술과 비즈니스 모델을 선도하는 기업으로 남는 것이 목표"라고 입을 모았다.
마지막으로 사옥 앞에서 나란히 포즈를 취해달라는 요청에 두 사람은 잠시 어색한 표정을 지었다. 하지만 기술 담당 이 대표와 사업 담당 신 대표가 잘 어울린다는 사실만큼은 분명해 보였다.
장세민 기자 semim99@aitime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