펑샤오 G42 CEO (사진=유튜브)
펑샤오 G42 CEO (사진=유튜브)

아랍에미리트(UAE)의 인공지능(AI) 기업 G42가 중국과 협력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 미국의 감시 대상에 올랐다. 중국 기술 유출 가능성 때문에 미·중 기술 경쟁이 다른 나라로까지 번지는 모양새다. 

뉴욕타임스는 27일(현지시간) 제이크 설리번 미 국가안보보좌관이 지난 6월 미국을 찾은 타눈 빈 자이드 알 나흐얀 UAE 국가안보보좌관에게 G42가 중국과 관계를 단절해야 한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이에 따르면 윌리엄 번스 중앙정보국(CIA) 국장과 지나 라이몬도 상무장관 등 다른 미국 고위급도 UAE에 G42와 중국과의 관계에 대한 우려를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미 정부 관계자는 "UAE는 미국과 중국 중 한쪽을 선택해야 한다"라며 미국이 G42를 직접 제재할 가능성도 거론한 것으로 알려졌다.

G42는 UAE 정부가 투자해 설립한 기술 대기업으로, 중동의 AI 거점으로 떠오르는 곳이다. 

마이크로소프트(MS)나 델 같은 빅테크를 비롯해 세레브라스 같은 실리콘밸리 스타트업과 계약을 통해 슈퍼컴퓨터를 구축하고 있다. 지난달에는 챗GPT를 만든 오픈AI와 파트너십도 체결하는 등 미국의 적극적인 기술 지원을 받고 있다.

미국 정부가 눈여겨보는 것은 G42와 중국 간 거래다. 일례로 G42는 100억달러(약 12조원) 상당의 기술 투자 펀드를 보유하고 있는데, 여기엔 틱톡 모회사인 중국 바이트댄스 주식 1억달러도 포함돼 있다.

이런 관계를 토대로 G42가 미국 첨단기술을 중국 기업이나 정부로 넘기는 통로가 될 것을 미 당국은 우려하고 있다. 

미국 정부 관계자에 따르면 중앙정보국(CIA)을 비롯한 정보 기관들은 G42가 화웨이를 포함해 제약업체 시노팜 등 다양한 중국 업체들과 관계를 맺는다는 내용의 보고서를 작성했다. 이 중에는 G42가 수백만 명의 미국 생체정보를 중국 정부에 넘길 우려가 있다는 내용도 포함된 것으로 전했다. 

특히 CIA는 중국계인 펑샤오 CEO에 대한 비밀 보고서까지 만든 것으로 알려졌다. 펑샤오가 미국에서 교육받았지만, UAE 시민권을 따기 위해 미국 시민권을 포기한 점도 주목하고 있다.

G42가 4년 전 UAE 정보당국의 대규모 감시 도구로 활용된 메시징 앱 '토톡(ToTok)' 운영에 관여한 전력도 불안 요소다. 또 G42의 자회사는 중국 경찰에서 인기 있는 제품과 거의 동일한 감시 소프트웨어를 판매 중이다.

이런 미국 정부의 우려에 대해 UAE가 어떤 반응을 보였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다만 G42 측에서는 NYT의 질문에 대해 "우리는 전 세계의 다양한 국제 기술 기업들과 협력해 왔다"라고 대응했다.

박찬 기자 cpark@ai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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