캘리포니아 쿠퍼티노의 애플 본사 (사진=셔터스톡)
캘리포니아 쿠퍼티노의 애플 본사 (사진=셔터스톡)

유럽연합(EU)이 애플의 새로운 앱 다운로드 정책에 대해 경고를 날렸다. 앱 스토어를 통하지 않고도 아이폰에 앱을 설치할 수 있게 된 것은 물론, 여기에도 간접적으로 수수료를 매기려는 계획에도 지장이 생겼다.

로이터는 27일(현지시간) 애플이 EU의 디지털시장법(DMA) 규정을 충족하지 못할 경우 강력한 조치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는 티에리 브루통 EU 산업책임자의 경고를 소개했다.

이에 따르면 브루통 책임자는 "EU는 제3자의 피드백을 통해 애플의 조치가 충분한지 평가하겠다"라며 "만약 제안된 해결책이 충분하지 않으면 주저하지 않고 강력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말했다.

5월2일부터 적용되는 EU의 DMA는 빅테크의 시장 독점을 막기 위한 규정이다. 애플과 마이크로소프트(MS), 구글, 메타, 아마존, 바이트댄스 등 6곳을 '게이트 키퍼'를 규정하고, 독점을 방지하기 위한 강력한 규정을 적용한다.

애플의 경우 iOS 운영 체제와 앱 스토어, 사파리 브라우저 등이 포함됐는데, 앞으로는 앱 스토어를 거치지 않고도 아이폰 등에 앱을 설치할 수 있는 방법을 만들어야 한다. 3월6일까지 적절한 조치를 취하지 않을 경우 전 세계 매출의 최대 10%에 해당하는 벌금을 내야 하며, 반복 위반 시 20%까지 뛰어오른다.

이 때문에 애플은 26일 사상 처음으로 앱 스토어 이외에서도 앱을 다운받을 수 있게 하겠다고 발표했다. 이는 기존 개발자들이 애플의 인 앱 결제 시스템을 사용하지 않아도 된다는 의미로, 앞으로는 수수료 30%를 내지 않아도 된다.

그러나 애플은 사이버 보안 위험 및 사기성 여부 검토, 기술적 호환성 등을 이유로 들며 여전히 앱을 제출해야 하며, 결제 서비스를 전혀 사용하지 않더라도 EU에서 연간 설치 100만건 이상인 회사는 추가되는 사용자 계정당 연간 50유로센트(약 725원)를 내야 한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개발사들은 강하게 반발했다. 수백만명의 무료 사용자를 보유한 스포티파이는 규정 당국이 이를 받아들이지 말 것을 촉구했다. 포트나이트 개발사인 에픽게임즈의 팀 스위니 CEO는 애플의 계획을 '쓰레기'라고 비난했다.

이런 상황에서 브루통 EU 책임자는 애플의 조치가 미흡하다고 확인한 셈으로, 향후 애플의 대응이 주목된다.

이에 대해 월스트리트저널은 "수십여년간 애플이라는 정원을 둘러싼 벽(walled garden)에 균열이 생기고 있다"라며 "애플의 폐쇄적인 정책은 규제 기관을 자극하고, 파트너들을 떠나보내고, 경쟁자의 추격을 허용하게 됐다"라고 비평했다.

임대준 기자 ydj@ai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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