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셔터스톡)
(사진=셔터스톡)

세계 각국 정부가 막대한 에너지 소비와 기후 목표 우려 등으로 인해 데이터센터 건설에 대한 규제를 강화한다는 소식이 나왔다.

파이낸셜타임스는 15일(현지시간) 중국과 싱가포르, 아일랜드 등이 엄격한 환경 규제를 준수하기 위해 최근 몇년 동안 데이터센터 신축을 제한했다고 보도했다.

또 독일과 미국 버지니아주 라우든 카운티에서는 주거 지역의 데이터센터에 대한 허가를 제한하거나, 재생 에너지나 폐열을 재사용하도록 요구했다.

데이터센터에서는 수천개의 하드 디스크 드라이브(HDD)와 프로세서 등이 데이터를 처리·저장하는데, 여기서 엄청난 양의 열이 발생한다. 

하드웨어 손상을 막기 위해서는 섭씨 18∼27도 사이로 유지할 수 있는 특수 냉각 시스템이 필수다. 이런 면 때문에 데이터센터 유지에는 서버 구동 전력 외에도 막대한 양의 에너지가 든다.  

현재 글로벌 기술기업이 사용하는 데이터센터는 접근성이나 숙련 인력, 냉각수 공급 등을 고려, 자연스럽게 특정 지역에 밀집해 있다. 그러나 이런 지역은 전력망에 큰 부담을 겪고 있다. 

특히 아일랜드는 낮은 세율과 여러 대륙을 연결하는 백본 기간망으로 인해 좋은 입지 조건을 갖춘 것으로 평가된다. 2개 데이터센터가 더블린에 밀집해 있는 아일랜드에서는 지난해 전체 에너지 사용량 19%가 데이터센터에서 소모됐다. 이는 국가 전력량의 28%에 달한다. 

결국 아일랜드는 2028년까지 더블린 지역의 신규 데이터센터 전력망 연결 발급을 중단했다. 이로 인해 지난해 벤티지, 엣지커넥트X, 에퀴닉스 등의 구축 허가가 거부됐다.

바클레이스 분석가들은 "정부가 아직 인터넷 사용 증가가 전력 그리드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하지 않았다"라고 경고하며 "비슷한 제한이 향후 몇년 내에 전 세계적으로 시행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이는 2200억달러(약 290조원) 규모의 데이터센터 및 클라우드 산업에 압력을 가할 수 있다. 글로벌 데이터 수요가 급증함에 따라 10년 내에는 4180억달러(약 560조원)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탈탄소 정책 등도 신규 데이터센터 설립의 걸림돌이 되고 있다. 유럽연합(EU)의 경우 효율성 기준을 준수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미국은 전 세계 8000개 데이터센터 중 3분의 1을 보유하고 있으며 AI 수요 증가로 인해 에너지 소비가 크게 증가하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MS), 구글, 아마존과 같은 기술 기업은 재생 가능 에너지를 생성하고 데이터센터 운영을 유지하기 위해 에너지 효율성 조치를 취하는 데 적극적인 역할을 해야 한다는 압력을 점점 더 받고 있다.

에너지 컨설팅업체 바링가 마크 터너 연구원은 “수요 증가를 수용하고 이를 위한 전력량을 갖추는 것은 물리적으로 가능할 수 있지만, 탈탄소화 노력 등 지역 규제와 균형을 맞추는 것은 무척 어려워졌다”라며 “이미 데이터센터가 밀집한 장소들이 가장 좋은 후보지인 것은 사실이나, 운영자들은 이제 더 저렴한 가격에 전력을 확보할 수 있는 다른 지역을 둘러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대부분의 빅테크들은 풍력 및 태양 에너지에 투자하고 있으며, MS는 일부 데이터센터에 원자력 에너지 공급을 검토하기 시작했다.

박찬 기자 cpark@ai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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