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이 생성 인공지능(AI) 선두 주자인 오픈AI에 대항하기 위해 속도를 내고 있지만, 혼란스러운 서비스 출시와 브랜드 변경으로 내부적으로도 혼선을 빚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벤처비트와 비즈니스 인사이더 등은 최근 구글 직원들 사이에서 자사 AI 전략을 조롱하는 내부 밈이 돌고 있다고 보도했다. 구글의 산발적인 출시 전략으로 직원들조차 새로운 제품과 그 이름을 모두 기억하고 구분하기 어려울 지경이라고 전했다.
구글은 지난해 12월 기존의 대형 언어모델(LLM) ‘팜 2(PaLM 2)’를 대신할 '제미나이(Gemini)’를 공개하며 온디바이스 AI용 '제미나이 나노'와 중형모델 '제미나이 프로'를 출시했다. 이번 달에는 AI 챗봇 '바드'에 최상위모델 '울트라'를 탑재하고 ‘제미나이’로 이름을 변경하며, '워크스페이스용 듀엣 AI'도 '워크스페이스용 제미나이’로 바꿨다. 워크스페이스용 제미나이는 기존 ‘구글 워크스페이스 엔터프라이즈용 듀엣 A’를 대체하는 ‘제미나이 엔터프라이즈’와 새롭게 출시한 ‘제미나이 비즈니스’ 2가지 서비스로 출시했다.
게다가 브랜드 변경이 이뤄진 지난 8일 '제미나이' 최상위 모델 '울트라'에 기반한 챗봇 유료 버전 '제미나이 어드밴스드' 서비스를 선보였다. 이어 지난 15일에는 기존 '제미나이 울트라' 1.0 버전 성능에 버금간다면서 '제미나이 프로' 1.5버전을 내놨다. 또 지난 21일에는 소형언어모델 '젬마'를 오픈 소스로 공개했다. 이밖에 내부 직원용 코드 생성 AI '구스'도 따로 구축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구글 내부 직원 사이에서 이런 상황을 자조적으로 표현하는 밈이 돌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밈들의 대부분은 구글이 발표하는 제품과 서비스가 워낙 중구난방이라 혼란스럽고 이해하기 어렵다는 점을 지적하고 있다.
구글에서 발견되는 혼란스러운 AI 전략은 오픈AI와의 경쟁으로 조급함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이나 오히려 상황을 악화시킬 수도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벤처비트는 "구글은 AI 전략을 엉망으로 만들었고, 최근 몇 주 동안 새로운 이름과 제품 및 기능 공세에 많은 소비자들이 당황하고 있다"라며 "구글의 혼란스러운 접근방식은 AI에 대한 대중의 신뢰를 약화하고, 나아가 구글 자체에 대한 신뢰를 훼손할 위험이 있다"라고 짚었다.
반면 오픈AI는 브랜딩과 액세스를 단순하게 유지했다. 구글은 경영진들이 일관되지 못한 목표를 설정하며 혼란을 가중했고, 직원들은 선택과 집중을 하지 못한 채 서비스가 개발되어 완성도 측면에서 떨어지고 있다는 게 중론이다.
이런 와중에 제미나이 챗봇을 통해 이달 서비스를 시작한 이미지 생성 기능에도 문제가 불거졌다. 역사적 백인 인물을 유색인종으로 생성하거나 일부 요청에 대해 거부하는 등 혐오와 편향 등을 방지하기 위한 가드레일 등을 과도하게 설정했다가 거꾸로 '역차별' 논란이 제기돼, 결국 이미지 생성 기능을 일시 중지했다.
반면 오픈AI가 내놓은 동영상 생성 AI '소라(Sora)'가 뛰어난 퀄리티로 인해 생성 AI 분야에 지각 변동을 일으킬만하다는 평가를 받는 것과 대조되는 모습이다.
박찬 기자 cpark@aitime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