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종구 젠아이피 대표 (사진=젠아이피)
정종구 젠아이피 대표 (사진=젠아이피)

젠아이피가 '특허 명세서 작성 업무'에 특화한 버티컬 인공지능(AI) 서비스를 통해 전문직 업무영역에 혁신을 가져오겠다고 밝혔다.

정종구 젠아이피 대표는 지난달 출시한 문서 작성 특화 생성 AI 기반 서비스 '젠D(GenD)'가 리걸테크 중에서도 특허 부문에 파고든 버티컬 AI 기술에 초점을 맞췄다고 6일 설명했다.

특허 명세서란 특허로서 보호받고자 하는 발명을 기재한 문서다. 신기술을 특허로 보호받고 싶다면 사전에 특허청에 제출, 등록해야 한다.

전문 변리사 도움 없이도 작성 및 제출 자체는 가능하지만, 까다로운 법적 기준을 충족하기는 어렵다. 실제로 문장 한줄이나 표현 하나 때문에 특허출원이 거절되거나 특허등록 후 무효 처리되는 경우도 많다는 설명이다. 

정종구 대표는 "특허 명세서 작성은 고도의 전문지식을 요구로 하는 업무"라며 "변리사가 작성 및 수정 등 전체 과정을 거쳐 하나의 명세서를 완성하는 데에 길게는 2~3주까지 걸린다"라고 말했다. 

전문 업무를 보조하는 만큼, 서비스도 실무에 즉시 활용 가능한 수준을 갖춰야만 했다고 전했다. GPT 등 글로벌 대형언어모델(LLM)에 미세조정을 거쳐 변리사 업무흐름에 부합하는 특화 모델을 갖췄다고 소개했다.

발명신고서를 입력하면 기존 2~5일이 걸리던 특허 명세서 작성 시간을 2~5분으로 줄이는 데 성공했다고 밝혔다. 서비스를 이용 중인 한 변리사는 이를 두고 "3년차 명세사 수준의 역량을 지녔다"라고 평가했다는 후문이다.    

또 특허는 '전 세계 공통 제도'다. 정 대표는 "언어모델이 번역에 최적화돼 있다는 장점을 살려, 생성 AI가 작성한 특허 명세서 내용을 얼마든지 미국이나 일본 등의 명세서 양식에 맞춰서 바꿀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해외에서도 통할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젠아이피는 하나의 발명신고서를 바탕으로 IP 5(한국, 미국, 유럽, 중국, 일본)의 명세서를 동시에 작성하는 서비스를 개발했다.

"국내에서 생성 AI 스타트업으로서는 유일하게 지식재산 데이터를 정부에서 지원받아 공식적으로 이용하고 있는 만큼, 더 좋은 기술력과 생태계를 만들어 나가야 한다는 책임감이 막중하다"라고 말했다. 생성 AI 기반 특허 명세서 작성 서비스에 도전할 수 있었던 이유도 데이터 확보를 꼽았다. 

젠아이피는 지난해 특허청 및 한국특허정보원 주관 '2023년 지식재산 데이터 활용 창업경진대회'에서 수상, 국내외 특허 관련 문서의 데이터 일체를 공식적으로 이용할 수 있게 됐다. 이 때문에 지난해 8월 법인을 설립 후, 빠른 기간 내에 서비스를 출시할 수 있었다.

"법률 쪽 AI 서비스의 발전이 더딘 이유 중 하나가, 공개 및 이용 가능한 데이터가 거의 없다는 것"이라며 "귀한 기회를 얻게 된 만큼, 변리사의 업무 효율을 제고하는 버티컬 AI를 선보이겠다"라고 말했다. 

젠D 서비스 화면 (사진=젠아이피)
젠D 서비스 화면 (사진=젠아이피)

젠D는 웹사이트를 통해 무료 지원 중이다. 이메일로 사용 문의를 남긴 고객 중 실제 변리사에게만 가입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기업에서도 내부 개발 요청이 잇따르지만, 모두 거절하고 있다.

기존 수임질서를 준수하고 사무 직원의 인건비 절감을 통해 개업 변리사의 매출 증대에만 조력한다는 입장이다.

국내에서 변리사 자격증을 보유한 사람은 1만여명이 넘지만, 실제로 특허출원 업무에 종사하는 변리사는 3000여명 남짓이고 이마저도 줄어들고 있다고 전했다.

"지식 중노동이 필요한 고난도 업무임에도, 10년 넘게 특허출원 수임료가 동결돼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젠D는 철저하게 변리사의 보조도구로 활용, 변리사가 고수익을 올릴수록 매출도 증대하는 비즈니스 모델을 지양한다는 입장이다.

특히 "AI의 역할은 어디까지나 보조 도구일 뿐"이라며 "특허전략을 수립, 구사, 최종 검수하고 책임지는 주체는 반드시 변리사가 맡아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정종구 대표는 "개업 변리사의 사랑을 받는 서비스로 만들어 가고 싶다"라며 "기업에는 공급하지 않고 개업 변리사 기타 특허법인에만 공급하며 고객 기밀정보에 대해 철저히 보안을 지키겠다"라고 강조했다.

장세민 기자 semim99@ai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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