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에서 가장 빈곤한 지역 주민들이 생성 인공지능(AI)을 활용, 일자리를 창출하고 큰 소득을 얻게 됐다는 소식이 화제다. AI 덕분에 이들은 멕시코를 대표하는 장인으로, 글로벌 기업에 제품을 공급하게 됐다.
테크크런치는 7일(현지시간) 멕시코시티의 수공업 스타트업인 섬원 섬웨어(Someone Somewhere)의 성공 스토리를 소개했다.
이 회사는 멕시코 고지대에 위치한 푸에블라 등 가장 가난한 7개 주 여성 장인 수백명이 의류나 액세서리 등 전통 수공예품을 만들어 공동으로 판매하는 조합에서 시작됐다. 5살 때부터 친구였던 여성 3명이 자신들의 작품을 세계적으로 알리고 대기업을 통해 공급하자는데 착안, 2016년 회사를 설립했다.
이들의 작품은 '와하카(wah-hah-kah)'라고 불리는 멕시코 전통 수예품으로, 정교하고 화려한 문양의 예술품으로 꼽힌다.
초기에는 라틴 아메리카 일부 기업과 계약을 맺었다. 이들이 본격적으로 날개를 달게 된 것은 지난해 이미지 생성 AI '스테이블 디퓨전'을 도입하면서부터다.
장인들은 다양한 소재와 기법을 스테이블 디퓨전에 입력, 제품 컨셉트를 디자인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레드 불이나 트레이더조와 같은 기존 브랜드에 이를 적용한 샘플을 소셜 미디어에 게시했다.
그러다 지난 3월 링크드인에 멕시코 축구 국가대표팀 유니폼 이미지를 게시하며 운명이 바뀌게 됐다. 멕시코 대표팀 유니폼 스폰서인 아디다스 고유의 삼선을 수예 패치로 대신한 이 게시물은 큰 반응을 일으켰다.
안토니오 누뇨 CEO는 이 게시물에서 "장인들이 제작한 셔츠 한 장이 3000명에게 6개월치 노동을 창출하고, 가족을 포함한 1만5000명 이상이 빈곤의 악순환을 끊을 수 있게 해줄 것"이라며 "이런 공예품을 국가대표 유니폼에 적용한다면, 다른 대륙도 따라 하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게시물은 100만뷰 이상을 기록하며 퍼져나갔고, 다음 날 아디다스로부터 연락을 받고 계약에 성공하게 됐다. 멕시코에서는 100개 이상의 매체에서 이를 다뤘다.
이 회사들은 6월 멕시코 국가대표팀 유니폼의 새로운 컬렉션을 발표하기에 이르렀다. 유니폼 셔츠에는 11시간 이상이 걸린 자수 작업이 포함되며, 이는 멕시코를 대표하는 11명의 선수를 상징적으로 나타낸다는 설명이다.
파블로 카발라로 아디다스 브랜드 수석 이사는 "이번 작업을 통해 멕시코 장인의 작업을 기리고, 국가의 문화적 유산, 뿌리와 미래 창조적 세대를 위해 남긴 씨앗을 계속 수용하겠다"라고 밝혔다.
누뇨 CEO는 이런 성공은 AI의 발전 덕분이라고 강조했다.
AI를 활용해 늘어나는 외부 요청에 맞춰 "디자인 갯수가 한달 10개에서 5000개로 늘어났다"라며 "우리는 AI로 제품을 만드는 것이 회사의 잠재력을 발휘하는 데 큰 도움이 된다는 것을 알았다"라고 말했다.
이를 통해 아마존과 구글, 우버, 스트라이프 등 빅테크와 협력해 직원, 이벤트, 마케팅 캠페인을 위한 상품을 만드는 계약을 하게 됐다. 최근에는 애플에 제품을 공급하는 님블에 패브릭 가방을 공급, 애플 매장에도 진출하게 됐다. 이들의 제품은 USB-C 충전 케이블이 포함된 여행용 파우치로, 미국과 유럽 등 30개국의 애플 매장에서 판매되고 있다.
로스 하우 님블 CEO는 "이런 유형의 프로젝트에 협력할 회사를 수년간 조사했지만, 이들과 비슷한 것을 본 적이 없다"라며 "추가 프로젝트를 논의 중"이라고 밝혔다.
회사 매출은 3년간 36배나 증가했다. 75명으로 구성된 이 회사는 지난해보다 3배나 많은 브랜드와 협력 중이다. AI를 도입하고 미세조정하지 않았다면 불가능했던 작업량이라는 설명이다.
또 딜라 캐피털, GBM 벤처스, 칼레이 벤처스 등으로부터 170만달러(약 23억원)의 투자를 유치했다.
이 회사는 홈페이지를 통해 "우리는 수백만명을 빈곤에서 벗어나게 하는 사명을 가지고 있다"라며 "지속 가능한 상품을 통해 수천년 전통을 보존하는 동시에 정규적이고 공정한 일자리 기회를 제공하는 데 전념하겠다"라고 전했다.
임대준 기자 ydj@ai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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