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2조 원 규모로 추진하는 '국가 AI 컴퓨팅 센터' 건립을 두고 대구, 강원, 전남이 치열한 유치 경쟁을 벌이고 있다. 

이 AI 컴퓨팅 센터는 우리나라의 AI 연산 인프라를 2030년까지 현재 수준의 15배로 끌어올리기 위한 핵심 거점으로, 각 지자체는 이를 유치함으로써 지역 경제와 기술 발전을 도모하고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3개 지역의 치열한 유치 경쟁

대구광역시는 수성 알파시티를 중심으로 AI 컴퓨팅 센터 유치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대구는 SK리츠운용과 SK㈜ C&C 컨소시엄이 1조 원이 넘는 투자 계획을 이미 발표한 바 있으며, 이곳을 중심으로 AI와 빅데이터, 블록체인을 융합하는 디지털 혁신 거점을 조성하겠다는 구상을 내놓았다. 

특히, 윤석열 대통령이 대구를 AI 연구·개발 전진기지로 도약시키겠다고 약속한 점도 대구 유치의 유력한 배경으로 작용하고 있다.

정부의 지역 AI 혁신 거점 이미지 (표=과기정통부)
정부의 지역 AI 혁신 거점 이미지 (표=과기정통부)

전라남도 역시 경쟁에서 밀리지 않고 있다. 전남은 해남군의 솔라시도를 후보지로 제시하며, 이곳이 AI 컴퓨팅 센터의 최적지라고 강조하고 있다. 

전남은 재생에너지 발전 기반이 탄탄한 지역으로, 특히 솔라시도는 대규모 태양광 발전소가 있어 에너지 효율성을 극대화할 수 있다는 강점을 내세우고 있다. 

전남은 AI 기술과 재생에너지를 결합하여 친환경 AI 산업 발전의 모델을 제시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지속 가능한 지역 경제 성장을 도모할 계획이다.

강원도 또한 동해시를 중심으로 국가 AI 컴퓨팅 센터 유치에 나서고 있다. 강원도는 지리적으로 수도권과 가까우며, 자연재해가 적고 안정적인 전력 공급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AI 컴퓨팅 센터를 운영하기에 유리한 조건을 가지고 있다고 강조하고 있다. 

동해시는 또한 강원도의 디지털 혁신을 선도할 거점으로서, 지역 내 고용 창출과 산업 발전을 도모할 수 있다는 점을 내세우고 있다.

광주의 반발과 분산 투자의 논란

이러한 상황에서 광주광역시에서는 불만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광주는 이미 'K 클라우드' 거점으로 지정된 바 있어, AI 컴퓨팅 센터가 여러 지역에 분산되면 정책 효과가 반감될 수 있다는 우려를 표명하고 있다. 

광주는 AI 산업의 집중적 발전을 위해 한 곳에 투자를 집중해야 한다고 주장하며, 분산된 투자는 AI 정책의 효율성을 떨어뜨릴 수 있다고 보고 있다.

그러나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각 지역에 AI 컴퓨팅 센터를 분산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정부 관계자는 "AI 컴퓨팅 센터가 갖춰야 할 연산 자원과 소프트웨어 기능 등을 고려할 때, 여러 지역에 분산 배치함으로써 다양한 산업 분야의 요구를 충족시킬 수 있다"고 설명했다.

대구, 전남, 강원도가 유치전을 벌이고 있는 국가 AI 컴퓨팅 센터는 각 지역의 특성과 강점을 바탕으로 첨단 기술 인프라를 확보하고 지역 경제를 활성화할 수 있는 중요한 기회다. 

정부는 이들 지역의 제안과 조건을 신중히 검토해 최종 결정을 내릴 예정이다. AI 기술의 발전과 산업 혁신을 위한 이 경쟁이 어떤 결과를 낳을지, 그리고 각 지역이 제시하는 비전이 미래 한국의 AI 산업에 어떻게 기여할지 주목된다.

양준석 기자 kailas21@ai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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