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가 공개한 '사이버캡'이 로보택시 서비스에는 어울리지 않는다는 분석이 나왔다. 로보택시 공개 직후 세부 정보가 부족하다는 비판이 나온 데 이어, 그나마 선보인 디자인도 기술적으로 문제가 지적됐다.
로이터는 12일(현지시간) 테슬라의 로보택시가 일반적인 택시와는 달리 낮은 차체의 2인승 쿠페라는 점 때문에 투자자와 전문가들을 당황하게 했다고 보도했다.
이에 따르면 전문가들은 가장 큰 문제로 2인승의 한계를 들었다.
자동차 전문 사이트 에드문드의 조나단 엘팔란 차량 테스트 책임자는 "일반적으로 택시라고 하면 두명 이상이 탑승할 수 있는 형태를 떠올린다"라며 "이걸 2인승으로 만든 것은 매우 당혹스럽다"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로보택시도 충분한 공간과 높은 차체, 슬라이딩 도어 등을 갖춘 일반 택시를 모방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샌딥 다오 레버리지 셰어 수석 연구원도 "2도어 로보택시 시장은 매우 제한적일 것"이라고 밝혔다.
분석 회사 JD 파워의 데이터에 따르면, SUV와 픽업트럭을 제외하고 2도어 차량은 미국 자동차 판매량의 2%에 불과하다.
특히 웨이모의 전 CEO인 존 크래프칙은 테슬라의 디자인이 "진지한 것보다는 장난기 어린 것처럼 보인다"라고 혹평했다.
그는 "만약 어떤 회사가 진지하게 안전하고 활용이 쉬운 로보택시를 만든다면, 테슬라가 보여주거나 말한 것과는 전혀 다른 형태가 나왔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사이버캡의 좌석이 바닥에 가깝게 내려 앉아 있어 노약자나 장애인이 이용하기 어려울 수 있다고 덧붙였다.
사이버캡의 디자인은 일론 머스크 CEO가 직접 관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지난 7월 X(트위터)를 통해 로보택시 행사 연기를 알리며 “로보택시 전면에 중요한 디자인 변경 사항을 요청했고, 추가 작업을 통해 몇가지를 다양한 면을 보여줄 수 있게 됐다”라고 밝힌 바 있다.
한편, 기술 전문 유튜버인 마르퀴스 브라운리는 유튜브 채널을 통해 테슬라의 '위 로봇' 행사에서 3분 동안 사이버캡을 탑승한 영상을 공개했다.
그는 스티어링 휠과 페달, 백미러 등이 없으며, 차량 내부의 화면에는 차량을 컨트롤하거나 현재 교통 상황 등을 표시하는 창이 없다고 지적했다. 주행 중에는 "그냥 영화나 볼까"라는 말이 나왔다.
강두원 기자 kdw@aitime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