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테슬라)
(사진=테슬라)

테슬라가 영화 '아이 로봇(2004)'에 등장하는 디자인을 베꼈다는 주장이 등장했다. 

아이 로봇을 제작한 영화감독 알렉스 프로야스는 13일(현지시간) X(트위터)를 통해 "헤이 일론, 내 디자인을 돌려줄래요?"라는 글과 함께 영화 장면과 테슬라 제품을 비교하는 6장의 사진을 게재했다.

지난주 테슬라가 행사장에서 공개한 사이버캡과 로보밴, 옵티머스 등의 현장 사진과 영화 속 장면을 비교한 이 게시물은 하루 만에 760만회의 조회수를 기록했다;

또 4900개의 댓글이 달렸는데, 상당수는 "아이 로봇 이전에도 비슷한 디자인은 이미 존재했다"라며 프로야스 감독의 주장을 반박하는 내용이다. 1927년 최초로 휴머노이드를 다룬 영화 '메트로폴리스'의 장면까지 비교 자료로 등장했다.

이처럼 역풍이 거세지자, 프로야스 감독은 인스타그램을 통해 "나는 매우 재능 있는 디자인팀과 협력해 영화의 비주얼을 만들었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반면에 일론 머스크는 그다지 재능이 없는 디자인팀을 갖고 있는데, 그들은 아이 로봇을 포함한 많은 영화를 봤던 것 같다"라고 덧붙였다.

아이 로봇에서 디자인을 담당한 패트릭 타토플로스도 인스타그램을 통해 "나 혼자만 느끼는 것인지는 몰라도, 일론이 내 디자인에서 영감을 얻었다는 사실에 영광을 느껴야 할 것 같다"라고 밝혔다.

기술 기업의 제품이 기존 SF에 등장한 것이라고 지적되는 것은 흔한 일이다. 가장 유명한 사례로는 삼성전자가 지난 2011년 갤럭시탭이 아이패드를 베꼈다는 애플의 주장에 대해 1968년 영화인 '스페이스 오디세이'의 장면을 증거로 제출한 것이다. 여기에는 아이패드와 비슷한 태블릿이 등장한다.

한편, 프로야스 감독의 표절을 주장한 데에는 그럴 만한 이유가 있다. 우선 머스크 CEO가 SF에 많은 영향을 받았다는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 심지어 xAI 챗봇 '그록'은 SF 소설에 등장하는 용어다.

또 이번 행사의 타이틀인 '위, 로봇(We, Robot)'은 영화 제목이기도 한 아이작 아시모프의 원작 소설에서 따온 것으로 알려져 있다. 행사 제목에서 이미 디자인 문제에 대한 빌미를 제공한 것으로 보인다.

임대준 기자 ydj@ai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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