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셔터스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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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경쟁시장청(CMA)이 구글과 앤트로픽의 파트너십에 문제가 있다고 보고 본격적인 조사에 나섰다. 앤트로픽과 비슷한 계약을 한 아마존은 이미 조사를 생략했는데, 구글은 아마존과는 달리 AI 분야의 지배적인 사업자이기 때문에 조사 대상이 된 것으로 풀이된다. 

블룸버그는 24일(현지시간) 영국 경쟁시장청(CMA)이 구글과 앤트로픽의 파트너십에 대한 1단계 합병 조사를 공식적으로 시작했다고 보도했다.

현재 착수된 조사는 일종의 ‘준합병’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설계된 다각적인 조사 중 하나로, 이는 대형 기술 기업들이 스타트업 창업자 및 기술 인재를 고용하거나 전략적 투자를 통해 혁신적인 스타트업에 대한 지배력을 확보하려는 접근 방식이 합당한 지를 따지는 것이다.

구글은 지난해 앤트로픽에 20억달러(약 2조8000억원)를 투자하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 자금 지원에 앞서 구글은 앤트로픽과 주요 클라우드 계약도 체결했다.

CMA는 오는 12월19일까지 정밀한 심층 조사로 확대할지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이 파트너십이 사실상 합병에 해당하는지, 합병일 경우 이로 인해 영국 시장 내 경쟁을 실질적으로 약화시키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을지를 두고 제대로 따져보겠다는 것이다.

CMA는 “올해 초 이 거래가 영국내 경쟁을 저해할지 여부를 조사하기 위해 전문가 의견을 구했으며, 이를 기반으로 초기 조사를 시작할 수 있을 만큼 충분한 정보를 확보했다”고 설명했다.

이번 구글과 앤트로픽에 대한 조사는 앞서 지난달 CMA가 아마존의 앤트로픽 투자를 승인한 것과 비교된다. CMA는 앞서 아마존과 앤트로픽의 파트너십에 대한 추가 조사가 필요하지 않다고 판단했다며 두 기업의 파트너십을 승인한 바 있다. 아마존은 구글보다 더 큰 규모인 40억달러(약 5조6000억원)를 앤트로픽에 투자했다.

CMA가 동일한 스타트업에 대한 구글의 투자가 ‘합병 관련 상황’에 해당한다고 결정한 사실은 주목할만 하다. 이는 구글의 앤트로픽 투자 조건이 아마존의 조건과 다르거나, 구글의 거래가 아마존 파트너십과는 달리 경쟁을 저해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 

이와 관련, 마이크로소프트는 구글의 AI 독점에 대응하기 위해 오픈AI와 손을 잡을 수 밖에 없었다고 밝힌 바 있다. 즉, 시장 1위인 구글이 우위를 굳히기 위해 앤트로픽까지 끌어들였다는 식으로 해석이 가능하다.

구글은 "우리는 세계에서 가장 개방적이고 혁신적인 AI 생태계를 만들어가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라며 "앤트로픽은 여러 클라우드 서비스 제공자를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으며, 구글은 앤트로픽에 독점적인 기술 권리를 요구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앤트로픽 대변인은 "현재 규제 당국과 협력하고 있고 구글의 투자와 협력에 대한 모든 정보를 제공할 것"이라며 "우리는 독립적인 회사로, 다른 기업들과 전략적 파트너십이나 투자로 인해 기업 운영 등에 영향을 받지 않는다"고 밝혔다.

박찬 기자 cpark@ai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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