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우(왼쪽), 김진욱 마인드로직 공동 대표가 서울 논현동 사무실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마인드로직)
김용우(왼쪽), 김진욱 마인드로직 공동 대표가 서울 논현동 사무실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마인드로직)

2018년부터 감성 챗봇을 서비스해 온 마인드로직(대표 김용우, 김진욱)이 기업용 인공지능 콜센터(AICC)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다른 곳과 달리, B2C 서비스를 통해 쌓아온 노하우와 기술력으로 차별화된 B2B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마인드로직은 2020년 출시한 '가상남녀' 앱으로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다. 사용자가 이상형의 챗봇을 만들고 대화를 나누는 서비스로,텍스트뿐만 아니라 음성 대화도 제공했다. 

김진욱 대표는 "가상남녀를 가장 많이 사용했던 사용자는 챗봇과 20만건 이상의 대화를 주고받기도 했다"라고 소개했다. 당시 서비스를 운영하며 얻은 노하우가 현재 기업용 AI 챗봇을 개발하고 운영하는 데 도움이 됐다고 설명했다. 

"AICC 역시 최종 사용자는 일반인이기 때문에 B2C 서비스에서 얻은 데이터와 노하우가 기본이 된다"라는 말이다.

특히 이 회사의 챗봇은 일반적인 AICC와는 다른 접근법을 가지고 있다. 기존 CS 직원들의 업무를 AI로 대체하는 것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구매 의향을 가진 사용자와 상담하며 영업 사원들이 필요한 정보를 수집하는 역할을 한다. 

영업에서 말하는 '양질의 리드(잠재고객)'를 확보하고 지속적인 관리를 위한 챗봇이다. "고객이 챗봇과 대화를 나누면서 성별, 연령대, 예산, 상담목적 등을 말하면, AI가 영업에 필요한 정보를 정리해 관련 부서에 전달하는 방식"이라고 설명했다.

이를 위해서는 예상 질문과 답변 시나리오를 학습하는 평범한 방법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김 대표는 "자연어를 이해하고 다양한 질문에 따른 답변을 제공하려면 정교한 대형언어모델(LLM) 기술이 필요했다"라고 말했다.

이 때문에 70B 소형언어모델(sLM)을 자체 제작했다. 또 오픈 소스 LLM을 활용하는 것은 물론 다양한 페르소나 모듈, 답변 정확도를 평가하는 모듈, 답변이 사용자 질문에 부합하는지 평가하는 모듈 등을 조합했다. 

동시에 비용과 지연을 줄이기 위해 데이터 저장용량을 줄이고 대화 엔진을 효율적으로 구성해야 했다. 또 챗봇이 대화를 통해 잠재고객에 대한 정보를 수집하면 영업사원들의 고객데이터베이스(DB)에 자동으로 저장하는 기능을 추가했다. 

그 결과 현장에서의 반응이 남달랐다고 밝혔다. "영업 사원들은 일하는 방식이 혁신적으로 바뀌었다고 말할 정도로 높은 만족도를 보이고 있다"라고 말했다. 마인드로직의 AI 챗봇을 사용 중인 김종윤 비버웍스 역시 "24시간 응대가 가능하고 세일즈부서의 업무 효율을 높여줘 매우 만족스럽다"라고 평가했다.

특히 감성 챗봇 서비스 노하우가 빛을 발하는 부분은 '장기기억'과 '페르소나 그라운딩' 기술이다. 이는 사용자와의 대화에서 친밀감을 높이는 역할을 한다.

장기기억은 사용자 정보를 기억하고 지속적으로 친밀감을 쌓기 위해 필요하다. 페르소나 그라운딩은 LLM의 답변이 사전에 지정한 성격에 맞는지를 확인하는 기술이다. 

김 대표는 "GPT-4o의 메모리보다 훨씬 더 많은 대화 데이터를 벡터임베딩화해 용량을 줄여 저장하는 것이 기술의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또 "과거 대화를 바탕으로 현재 대화 맥락에 답변을 주는 것도 차별점"이라고 덧붙였다.

장기기억을 적용하면 챗봇이 사용자 구매 이력을 기억, 자연스럽게 상품 만족도를 물어보거나 다른 상품을 추천할 수 있게 된다. 신규 고객을 응대하는 것뿐만 아니라 지속적인 재구매와 고객관리가 가능한 고객관계마케팅(CRM) 챗봇이 되는 것이다.

김용우(왼쪽), 김진욱 대표가 서비스 계획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마인드로직)
김용우(왼쪽), 김진욱 대표가 서비스 계획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마인드로직)

이 때문에 엔터테인먼트 업계에서도 마인드로직을 주목하고 있다. 이수만 전 SM엔터테인먼트 대표는 지난 3월 마인드로직에 총 100억원을 투자해 화제가 됐다. 또 아이돌 챗봇 개발을 검토 중인 기획사는 물론, 버추얼 아이돌 제작사와 챗봇 콘텐츠를 기획 중이다.

특히 버추얼 아이돌은 기획된 외모와 성격대로 활동하기 때문에, 실제 인물의 인격과 유사하게 제작하는 것보다 위험 부담이나 팬들의 거부감이 덜할 것이라는 판단이다. 

김 대표는 "팬덤 비즈니스에 챗봇이 상용화된 전례가 없기 때문에 좀 더 지켜봐야 하지만, 많은 제작사에서 관심을 보인다"라고 말했다. 

그 예로 국내에서 쇼펜하우어 열풍이 불었을 당시, 밀리의 서재와 마인드로직이 제작한 쇼펜하우어 챗봇이 화제가 됐던 것을 들었다. 국내에도 가상 캐릭터와의 대화에 흥미를 느끼는 소비자가 많다는 것이다. 

또 밀리의 서재에서는 쇼펜하우어 챗봇으로 책 구매를 유도하거나, 사용자 이탈률을 줄이고 책을 끝까지 읽게 하는 데 도움이 됐다고 설명했다. 이를 팬덤 비즈니스에 적용하면 버추얼 아이돌 챗봇이 팬들과 소통하는 것은 물론, 굿즈 추천이나 콘서트 티켓 구매 안내 등의 역할을 할 수 있다. 구독제 챗봇 서비스도 가능하다. 

김진욱 대표는 "기존에 없던 비즈니스 모델이지만, 점점 AI 챗봇과 교감하는 소비자들이 늘고 있고 유튜버나 인플루언서들과 실증 사례를 통해 시장성을 엿보고 있다"라고 전했다.

박수빈 기자 sbin08@ai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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