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대선이 끝난 지 1주일이 돼가고 있습니다. 올해 초부터 인공지능(AI)이 이번 선거의 중요한 변수가 될 것이라는 예측이 잇달았는데, 결국 그런 일은 벌어지지 않았다는 것이 중론입니다.
예를 들어 세계경제포럼(WEF)은 지난 1월 '글로벌 위험 보고서 2024'를 통해 AI를 위험 우선순위로 꼽았으며, 특히 AI가 잘못된 정보를 생성해 선거에 악영향을 미칠뿐더러 사회 양극화를 부채질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그러나 올해 중순 열렸던 인도 선거는 물론, 이번 미국에서도 AI가 큰 문제를 일으켰다는 내용은 보고되지 않았습니다.
사실 AI 딥페이크나 가짜뉴스 등으로 가장 많이 거론된 인물은 도널드 트럼프 당선인과 그의 최대 지지자인 일론 머스크 CEO였습니다.
트럼프 당선인은 지난 8월 테일러 스위프트와 팬들이 자신을 지지하는 딥페이크 사진을 올려 구설에 올랐습니다. 그 바람에 스위프트는 해리스 부통령을 지지한다고 선언했습니다. 머스크 CEO의 X(트위터)도 온갖 루머의 근원지로 지목됐습니다. 챗봇 '그록'의 가드레일 없는 이미지 생성도 화제가 됐습니다.
이 외에 러시아나 일부 세력이 선거에 영향을 주기 위해 AI 도구를 사용했다는 이야기가 나온 것이 전부였습니다. 워싱턴포스트는 9일 "AI는 선거에 영향을 미치기 않았지만, 당파 간 분열을 심화했다"라고 결론 내렸습니다.
당초 우려와는 달리, AI가 왜 선거에 별 영향을 미치지 못했는지에 대해서는 분석이 그리 많지 않습니다.
그중 거버넌트 테크놀로지라는 미국 매체는 AI로 인해 생성된 잘못된 정보가 빠르게 폭로된 것을 이유 중 하나로 꼽았습니다. 모든 관심이 가짜뉴스나 딥페이크에 몰린 상황이라, 문제들이 집중 부각되며 정보로서 힘을 잃었다는 것입니다.
특히 지난 1월 등장한 바이든 대통령의 AI 음성 합성 가짜 전화 사태가 일찌감치 AI에 대한 경계심을 올려놓았다고 봤습니다.
여기에 아직 정교하지 못한 AI 사용법을 이유로 들었습니다. 즉, 딥페이크나 가짜 뉴스 등이 너무 티 나게 조작됐다는 것입니다. 트럼프 당선인이 올린 스위프트 이미지는 딥페이크라고 부르기가 어려울 정도이며, 바이든 대통령의 전화 메시지도 상식적으로 말이 되지 않는 내용이라는 것입니다.
물론 이번 대선을 앞두고 오픈AI나 구글, 메타 등은 철벽 방어를 펼쳤습니다. 챗봇은 대선 관련 질문에는 아예 답하지 않았고, 일부 인물의 이미지 요청을 거부했습니다. 그 결과 이들에게서는 별문제가 지적되지 않았습니다.
이처럼 2024년에는 AI가 선서에 큰 영향을 주지 못했지만, 앞으로가 문제라는 지적도 나왔습니다. AI 기술 자체가 정교해지는 것은 물론, 이번 선거로 AI를 '효과적으로 악용하는' 노하우가 쌓였을 것이라는 이유입니다.
또 소셜 미디어 사용이 늘어나며 이제는 이를 모니터링하는 것이 점점 어려워진다는 것이 문제로 꼽혔습니다. 이는 시간과 인력을 엄청나게 잡아먹는 작업이 됐다는 것입니다.
샤암 순다르 펜실베이니아 주립대학교 사회적 책임 AI 센터 소장은 "이번에 등장한 딥페이크는 AI를 제대로 실행하지 못한 사례에 불과하다"라며 "제대로 사용하면 AI의 손길을 느낄 수 없을 정도가 될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이어 "우리가 알지 못하는 성공적인 음모론에 AI가 이미 도움을 줬을 가능성도 있다"라고 덧붙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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