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카랩이 오픈AI의 '소라' 출시 이후 경쟁사 중 가장 먼저 반격에 나섰다. 지난해 11월 이후 1년 만의 메이저 업데이트인데, 특히 소라를 비웃는 듯한 멘트를 남겨 눈길을 끌었다.
피카랩은 14일 X(트위터)를 통해 '피카(Pika) 2.0' 모델을 출시했다고 발표했다.
이 회사는 지난 10월 '1.5 버전' 업데이트를 통해 초현실적인 영상 생성 기능을 선보였다. 영상 속 객체를 찌그러뜨리거나(squish it) 부풀리거나(Inflate it) 케이크처럼 자르는(Cake-ify it) 등 밈에 적합한 영상 생성으로 차별화에 나섰다.
그러나 이번에 등장한 2.0 모델은 영상 자체의 현실성을 강화하는 메이저 업데이트다. 텍스트 정렬과 비주얼을 강화해 생성 영상의 퀄리티를 높였으며, 사람과 장소, 사물 이미지를 업로드할 수 있는 '장면 재료(Scene Ingredients)' 기능을 통해 뛰어난 제어력과 일관성을 제공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X의 소개 글 말미에는 "마치 12일 치의 선물을 하나로 모은 것과 같다"라고 적었다. 이는 오픈AI가 12일 발표 이벤트를 통해 소라를 출시한 것을 의미하는 것으로, 소라 출시보다 이번 업데이트 발표가 훨씬 파괴력이 있다고 비꼰 것이다.
실제로 소라는 서비스 론칭 직후에는 하루 종일 접속 문제를 겪었고, 이후에는 사용자들로부터 일관성 부족이나 물리적 법칙에 어긋나는 영상 생성 등으로 혹평을 받고 있다. 피카는 자신들의 모델이 훨씬 뛰어나다는 것을 강조한 셈이다.
구체적으로 피카 2.0은 텍스트 정렬이 개선, 자세한 메시지를 일관되고 상상력이 풍부한 비디오 클립으로 변환하는 것이 그 어느 때보다 쉬워졌다고 설명했다.
또 모션 렌더링을 강화해 자연스러운 움직임과 물리 법칙을 구현한다고 전했다. 이는 소라가 현재 어려움을 겪는 부분이다.
여기에 장면 재료 기능은 말 그대로 사용자가 영상에 등장할 캐릭터나 사물 등을 업로드하고 사용자 정의하는 기능으로 이번 업데이트의 핵심으로 꼽았다. 예를 들어, 자신의 사진과 이웃집 고양이 사진을 입력하고 '고양이를 쓰다듬는 남자'라는 프롬프트를 입력하면, 자신이 이웃집 고양이를 안고 있는 영상이 생성되는 식이다.
이를 통해 다른 동영상 생성 AI보다 다양한 구성 요소를 통합고 영상을 세부적으로 제어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물론 이미 출시한 초현실적 기능까지 합치면, 피카는 상업적 영상 제작부터 밈 제작까지 용도가 훨씬 확대된다.
실제로 초현실 영상 기능을 출시한 이후 한달 만에 500만명이 추가, 총사용자는 1100만명을 넘은 것으로 알려졌다. 찌그러뜨리기나 녹이기, 폭발시키기 등 영상은 20억뷰 이상을 기록했다.
또 발렌시아가나 보그 등 브랜드는 피카를 활용해 소셜 미디어용 광고를 제작하는 등 최근 동영상 모델 중 가장 두드러진 성장세를 기록 중이다.
임대준 기자 ydj@aitime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