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타가 오픈AI의 영리 법인 전환을 막아달라고 주정부에 요청했다. 지난달 이 문제로 소송을 제기한 일론 머스크 CEO와 같은 노선을 걷게 됐다.
월스트리트저널은 14일(현지시간) 메타가 롭 보타 캘리포니아주 법무장관에게 보낸 서한을 통해 오픈AI가 비영리 법인에서 영리 기관으로 전환하려는 시도를 막아달라고 요청했다고 보도했다.
메타는 "자선 단체로서 구축한 자산을 가져가 재편입, 잠재적으로 막대한 사적 이익을 위해 사용하는 것은 불법으로 이를 허용해서는 안 된다"라고 주장했다. "오픈AI를 저지하지 못하면, 다른 많은 스타트업도 이런 편법을 사용할 가능성이 급증하다"라는 논리다.
즉, 비영리 단체로 수십억달러의 비과세 기부금을 모으는 등 혜택을 누리며 고성장한 오픈AI가 영리 기업으로 전환하면, 이는 캘리포니아 주민들의 이익을 잠재적으로 침해한다는 내용이다.
심지어 일론 머스크 CEO가 오픈AI 이사회에 들어가야 한다고도 주장했다. 메타는 "머스크가 현재 소송을 통해 공익을 대변하려는 것을 알고 있다"라며 "머스크는 이 문제에서 캘리포니아 주민의 이익을 대변할 자격이 있고 좋은 입장에 있다고 믿는다"라고 밝혔다.
이어 "그는 오픈AI의 창립과 운영에서 초기 중요한 역할을 했고, 이사회의 이전 구성원으로서 오픈AI가 어떤 존재이고 현재 행동이 자선적 사명에서 어떻게 벗어나는지 누구보다 잘 이해할 수 있는 위치에 있다"라고 칭찬했다.
이에 대해 브렛 테일러 오픈AI 이사회 의장은 원칙적인 입장을 되풀이했다. "외부의 재무 및 법률 고문과 협의를 계속하면서 작업이 계속 진행 중으로, 구조 조정을 통해서도 비영리 단체는 계속 존재하고 발전할 것이며 오픈AI 영리 부문은 사명을 추진할 수 있는 능력이 향상될 것"이라는 말이다.
한편, 메타가 앙숙 관계인 머스크 CEO와 뜻을 같이했으며 심지어 그를 오픈AI 이사회에 포함해야 한다고 주장한 것에 대해 이례적이라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 머스크 CEO도 지난달 30일 법원에 오픈AI 영리기업 전환 금지를 요청하며 "돈줄을 막아 사태 악화를 중단해야 한다"라고 주장한 바 있다.
알려진 대로 마크 저커버그 CEO와 머스크 CEO는 앙숙 관계로 지난해에는 격투기 시합까지 펼칠 기세였기 때문이다. 또 메타로서는 머스크 CEO의 xAI 역시 인공일반지능(AGI) 경쟁의 강력한 라이벌이다. 특히 GPU 10만개로 구축한 xAI의 '콜로서스'는 모든 AI 기업의 부러움을 사고 있다.
여기에 메타는 지난 9월 '라마 3' 출시 전후부터 오픈AI와 대립각을 세우고 있다. 당시 오픈AI의 주간 활성 사용자가 2억명이라고 밝히자, 바로 다음 날 저커버그 CEO가 직접 나서 메타 AI 사용자가 1억8500만명으로 거의 따라잡았다고 밝힌 바 있다. 이후에도 메타 AI가 조만간 세계에서 가장 많은 사람이 사용하는 AI 어시스턴트가 될 것이라는 말을 입에 달고 있다.
이 밖에도 저커버그 CEO는 "오픈AI라는 이름을 달고 폐쇄형 모델을 만드는 게 웃긴 일" "폐쇄형 AI 기업들은 '신'을 창조한다고 착각하는 것 같다" 등의 발언으로 오픈AI를 저격한 바 있다.
임대준 기자 ydj@aitime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