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픈AI의 '소라' 출시 이후 동영상 생성 인공지능(AI)은 결코 인간을 대체해 영화를 만들 수 없으며 오히려 영화 제작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의견이 잇달아 등장하고 있다. 이는 소라가 기대에 못 미쳤다는 점을 넘어, 생성 AI의 근본적인 한계를 지적하는 내용으로 확대되고 있다.
비즈니스 인사이더는 15일(현지시간) 소라를 사용한 영화감독과 전문가들과 인터뷰를 통해 동영상 생성 AI는 아직 한계가 있다고 전했다. 이는 일관성이나 영상 퀄리티 등 기술 한계를 넘어서는 근본적인 문제에 대한 내용이다.
우선 미카엘라 테르나스키-홀랜드 김독은 소라로 영화를 제작할 수 있다는 것이 '통제의 환상'이라고 지적했다. "4K 카메라를 가지고 있다고 해서 그 사람이 스티븐 스필버그가 되는 것은 아니다"라는 말로 이를 설명했다. 그는 소라로 제작한 영화를 올해 트라이베카 영화제에서 상영한 바 있는 최초의 AI 전문 감독 중 하나다.
동영상 생성 AI보다 텍스트 생성 모델이 더 위협적이라는 말도 나왔다. 다나 폴란 뉴욕대학교 티시 예술대 영화학과 교수는 "많은 사람들이 영화에서 가장 중요한 창의성의 부분을 '시나리오'라고 본다"라며 "촬영 감독이나 다른 스태프는 이를 이미지로 각색하는 사람으로 여긴다"라고 말했다. 소라는 도구에 불과하다는 말이다.
소라에 대한 불만도 이어졌다. 테르나스키-홀란드 감독은 최근 소라의 개선 속도가 늦어졌다고 지적했다. 또 영상 품질이 기대에 못 미치기 때문에 영화에 소라가 생성한 영상이 등장할 가능성은 없다고 말했다.
지난해 할리우드에서 일어났던 작가와 배우들의 AI 반대 시위가 과장이었다는 말도 나왔다. 조지 황 UCLA 교수는 "AI가 사람들의 일자리를 빼앗을 것이라는 생각 자체가 할리우드가 만든 판타지에 불과하다"라고 지적했다.
특히 션 말론이라는 단편 영화 전문 감독은 "밴 애플렉의 생각이 맞았다. 아티스트 커뮤니티에서 제기되는 비판과 논란은 터무니없다"라고 말했다.
애플렉은 지난달 한 팟캐스트에 출연해 AI는 복잡한 인물이 등장하는 복잡한 상황을 만들어낼 수 없다고 지적했다. "기껏 흔해 빠지거나 엉성한 스토리를 쓰고 틱톡에 올릴 아이언맨 캐릭터를 만들어 내는 데 그칠 것"이라는 말이다.
하지만 이 기술은 영화 시나리오 작성 단계에서 스토리를 시각화하는 스토리보딩 작업 등 일부에는 유용할 것으로 봤다. 또 비용이 많이 들던 특수 효과를 일부 대체할 수 있다고 전망됐다. 1~2년 뒤 성능이 발전하면 활용 용도도 넓어질 수 있다는 말도 나왔다.
따라서 현재 런웨이나 메타가 할리우드 스튜디오와 협업으로 조만간 내놓을 작품은 AI가 100% 생성한 영화라기보다 인간의 손길이 더 많이 들어간 작품이 될 것으로 예측하는 분위기다.
나아가 생성 AI가 발전한다고 해도 제작자들이 영화 전면에 이를 투입할 가능성은 낮다는 말도 나왔다.
영화 제작자 마이클 길키슨은 자동차가 파괴되는 장면을 비용 없이 만드는 데 AI를 유용하게 활용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 기술로 시대극을 만들 수도 있고 단역 배우를 고용할 필요성을 없앨 수도 있지만, 이는 영화의 정신을 빼앗을 수 있다"라고 말했다.
그는 "제작자로서 비용을 낮추기 위해 AI를 활용할 수 있겠지만, 중요한 것은 균형"이라고 강조했다.
임대준 기자 ydj@aitime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