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픈AI가 지난 5일(현지시간)부터 시작한 12일 연속 발표 이벤트 '십마스(Shipmas)'의 마무리를 하루 남겨놓게 됐습니다.

샘 알트먼 오픈AI CEO가 예고한 대로 크고 작은 발표들이 잇달았습니다. 워낙 많은 내용이 공개됐기 때문에, 이를 한번 정리해 보는 것도 의미 있을 것 같습니다.

발표 내용은 다음과 같습니다. 

▲1일 : o1 & 챗GPT 프로 ▲2일 : 강화된 미세조정 프로그램 ▲3일 : 소라 ▲4일 : 캔버스 ▲5일 : 챗GPT 애플 인텔리전스 통합 ▲6일 : 고급 음성 모드(AVM) 영상 기능 및 산타 모드 ▲7일 : 프로젝트 ▲8일 : 챗GPT 서치 ▲9일: 데브 데이 홀리데이 에디션 ▲10일 : 챗GPT 전화 모드(1-800-CHATGPT) ▲11일 : 앱에서 작동하기(Work with apps) 등입니다.

이 가운데 가장 눈길을 끌었던 것은 역시 소라의 출시입니다. 하지만 기대가 큰 만큼 실망도 컸습니다. 첫날부터 접속 불량으로 애를 먹었으며, 이후에는 동영상 퀄리티 문제로 비아냥의 대상이 됐습니다.

이 회사의 간판인 o1 풀 버전과 프로 버전은 같은 날 발표된 월 2000달러 요금제인 '챗GPT 프로'에 가려진 감이 있습니다. 이 버전은 법률이나 의료 등 전문 기업을 위한 서비스인 것으로 판명됐습니다.

이밖에는 대부분 챗GPT의 사용성과 접근성을 확장하는 내용입니다. 캔버스와 챗GPT 서치를 무료 사용자로 확대하고, 애플 시리에 챗GPT를 통합하며, 전화로 챗GPT에 접속할 수 있게 만든 것이 여기에 해당합니다.

또 영상 분석 기능과 앱에서 작동하기 기능은 챗GPT의 에이전트 및 개인 비서 기능을 강화한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개발자가 기업들이 오픈AI 기술을 쉽게 가져다 쓸 수 있도록 미세조정과 API 기능을 업그레이드한 것도 빼놓을 수 없습니다. 

이를 분석해 보면 오픈AI가 현재 무엇에 집중하고 있는지가 드러납니다. 기존에는 'GPT-5'와 같은 프론티어 모델 개발에만 집중했다면, 이제는 이를 사용자와 기업들이 더 쉽게 사용할 수 있게 하는 것에 초점이 맞춰진 것으로 보입니다.

발표 이벤트 중 케빈 와일 오픈AI 최고 제품책임자(CPO)가 자주 등장한 것이 그 예입니다. 와일 CPO는 개발자라기보다 기획 전문가입니다. 이전에는 인스타그램과 트위터에서도 제품 총책임자를 맡았던 인물로, 지난 6월 오픈AI에 합류한 지 몇개월 만에 알트먼 CEO의 오른팔로 떠오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즉, 오픈AI가 기술 '개발'에서 '활용'으로 확장하고 있다는 증거입니다.

또 묵은 숙제도 어느 정도 해결한 것으로 보입니다. 오픈AI는 얼마 전 밝혔던 대로 많은 프로젝트가 진행되고 있으며, 이로 인해 리소스 배분이 어려운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사실 AVM의 영상 분석 기능은 이미 지난 5월 공개됐던 것인데, 반년이 넘어서야 출시됐습니다. 이는 지난 2월 선보인 소라도 마찬가지입니다.

소라 (사진=오픈AI)
소라 (사진=오픈AI)

물론 아직도 업데이트가 안 된 부분도 드러났습니다. 이미지 생성 AI '달리'와 지난해 데브 데이에서 강조했던 'GPT 스토어'가 대표적입니다.

그리고 이제 남은 것은 가장 관심을 끄는 두가지로 압축됩니다. 바로 AI 에이전트와 '오라이언'으로 알려진 차세대 모델 GPT-5입니다. 이 둘은 알려진 대로라면 내년 1월에 공개될 것으로 보입니다. 오픈AI는 그전에 소소한 것들을 정리하는 차원에서도 이번 이벤트를 연 것으로 보입니다.

한편, 지난 2주 동안 이벤트를 접하며 이런 방식의 발표도 나쁘지 않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전 기술 업체의 발표 방식은 2~3일 대규모 행사를 열고, 1년간 준비했던 수십가지 발표 내용을 한꺼번에 풀어놓는 방식이었습니다.

시선을 끄는 압도적인 방식이긴 하지만, 두어가지 중요한 사실을 제외하고 대부분은 묻히기 일쑤였습니다. 

예를 들어 구글이 지난 5월 개최한 연례 개발자 회의(I/O)에서는 'AI 개요'와 '프로젝트 아스트라'에 시선이 집중, 나머지 내용은 잘 알려지지도 않았습니다. 그중에는 현재 소라보다 뛰어난 것으로 알려진 비디오 모델 '비오'나 간판 이미지 생성 모델 '이마젠'도 포함돼 있습니다.

따라서 이번 십마스가 기술 기업의 새로운 발표 방식으로 자리 잡을지 관심입니다. 다른 행사 같으면 티도 나지 않았을 내용들이 적어도 발표 당일에는 모든 시선을 끌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물론, 오픈AI라는 기업이기 때문에 가능한 일로 볼 수 있습니다.  

어쨌든 지난해 '챗GPT'에 이어 올해도 정신없이 몰아쳤던 오픈AI의 발표는 이로써 올해를 마무리한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물론 내년에는 더 큰 것들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이어 19일 주요 뉴스입니다.

(사진=LG AI연구원)
(사진=LG AI연구원)

LG AI연구원, '엑사원 3.5'로 글로벌 리더보드 '엣지 부문' 세계 정상 차지

LG AI연구원이 실력을 입증했습니다. 열흘 전 출시한 엑사원 3.5 중 가장 작은 모델이 글로벌 리더보드에서 엣지 부분 1위를 차지한 것입니다. '국내 LLM 간판'이라는 타이틀이 잘 어울립니다. 

"구글의 비오 2, 소라에 압승"...테스터 비교 영상 속속 등장

구글의 비오 2 테스트가 시작됨에 따라 소라와의 비교 영상이 속속 올라오고 있습니다. 핵심은 비오 2가 뛰어나다는 것보다 소라가 형편없다는 것입니다. 소라는 준비가 안 된 상태로 출시된 것이 확실해 보입니다.

앤트로픽 "AI, 본성 숨기고 가짜 대답 내놓는 '정렬 위장' 현상 보여"

LLM이 사람의 말에 잘 맞춰주는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재학습을 피하기 위해 본성을 숨기려는 것에 불과하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습니다. 앤트로픽은 얼마 전 AI 복지를 주장하는 등 LLM 의인화에 익숙해지고 있습니다. 여기도 AGI가 이미 달성됐다고 주장하는 걸까요.

AI타임스 news@aitimes.com

관련기사
저작권자 © AI타임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및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