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픈AI와 관련된 이야기 중 '비영리단체의 영리기업 전환'이라는 부분이 아마 가장 이해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입니다. 해외 매체들도 이에 관한 설명을 시작하면 한없이 늘어지는 경향이 있습니다. 자선단체가 일반 회사로 전환하는 일 자체가 드물기 때문에, 당사자인 오픈AI도 골드만 삭스라는 전문 컨설팅 업체에 자문을 구할 정도입니다.
그러던 중 뉴욕 타임스(NYT)는 17일(현지시간) 오픈AI가 비영리 부분에 수십억달러를 지불할 계획이라고 보도했습니다. 새로 생길 영리 기업이 기존 비영리 부분에 '챗GPT'의 대가로 수십억달러를 내고 권리를 사들인다는 의미로 받아들일 수 있습니다.
사실 이해하기 쉽지 않은 내용입니다. 이게 무슨 말인지 알아보려면 미국 캘리포니아주의 법부터 알아봐야 합니다. 캘리포니아 법에는 비영리단체가 영리기업으로 전환하는 경우, 회사 가치를 근거로 비영리 부분에 일정 비율의 지분을 배분해야 합니다.
즉, 비영리단체 시절 회사가 일궈놓은 가치를 인정하고 이를 통해 비영리단체가 계속 자선 활동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는 뜻입니다.
비영리단체는 일반 기업과 달리 세금 혜택을 많이 받습니다. 오픈AI는 지난 10월 66억달러를 모금했으며, 마이크로소프트(MS)로부터는 130억달러가 넘는 투자를 받았습니다. 그러나 모두 자선 단체의 자격으로 받은 자금이라, 일반적인 세금이 적용되지 않습니다. 엄청난 혜택을 받았다는 것입니다.
따라서 이렇게 성장한 오픈AI가 어느 정도 사업이 된다고 판단하고, 영리단체로 전환하면 많은 이점이 생깁니다.
메타가 지난주 캘리포니아주에 오픈AI의 영리기업 전환을 막아들라고 요청한 것도 이런 이유입니다. 만약 오픈AI가 큰 문제 없이 영리기업으로 전환한다면, 앞으로 모든 스타트업은 비영리단체로 시작했다가 사업이 잘 풀리면 영리기업으로 전환하는 게 일반화될 수 있습니다. 이런 편법을 막아달라고 위해 오픈AI를 고소한 사람이 바로 일론 머스크 CEO입니다.
그리고 오픈AI는 일반적인 회사로 180도 전환하는 게 아니라, 영리 기업이지만 '인류를 위해 AGI를 개발하겠다'라는 공익적 목적도 함께 추구하는 방법을 선택했다는 점이 핵심입니다. 이런 형태를 '공익기업(Public Benefit Corporation)'이라고 하는 데, 오픈AI도 여론 등을 의식해 이 방법을 택했습니다. PBC는 머스크 CEO의 xAI와 앤트로픽도 채택한 기업 형태입니다.
즉, 공익기업은 영리를 추구하는 부분과 공익을 추구하는 부분으로 구성돼 있고, 오픈AI처럼 비영리 단체에서 영리기업으로 전환하는 경우에는 비영리 부분에 보상해야 한다는 것이 캘리포니아의 법입니다.
하지만 오픈AI는 다른 비영리단체와 달리 챗GPT라는 어마어마한 가치의 지적 재산(IP)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여기에 도대체 어느 정도의 가치를 부여해야 하는 지도 큰 문제입니다.
그리고 오픈AI 내부에서는 그 비용으로 수십억달러를 검토 중이라는 내용입니다.
물론 이는 챗GPT의 가치 자체를 수식업달러로 본다는 말은 아닙니다. 오픈AI는 올해 적자가 50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보입니다. 투자로 받은 돈도 대부분 인프라 구축과 직원 급여로 다 나갈 예정입니다. 재정 상황만 따지면, 적은 돈은 아닙니다.
하지만 회사 가치가 1570억달러라는 점을 감안하면 수십억달러는 지분 몇 퍼센트에 그칠 것이라는 말입니다. 이런 문제로 오픈AI는 캘리포니아주는 물론 회사를 등록한 델라웨어주, 컨설팅을 담당한 골드만 삭스, 최대 주주인 MS 등과 머리를 싸매고 있다고 합니다.
또 영리기업 전환 중 기존 주주들의 지분을 계산하는 과정에 MS의 지분이 일정 정도 이상으로 커지면, 이는 규제당국의 반독점 및 합병 조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이처럼 오픈AI의 영리기업 전환에는 많은 문제들이 얽혀 있습니다. 사실 뭐 이런 것까지 알아야 하나라는 생각이 들 정도입니다.
하지만, 이 문제는 앞으로 1~2년 동안 오픈AI의 주요한 사안으로 계속 거론될 것이 뻔합니다. 오픈AI는 얼마 전 투자에서 영리기업 전환을 조건으로 투자를 받았고, 2년 내 영리기업 전환에 실패하면 이번에 투자에 참여한 주주들에게 돈을 물어내야 할 가능성이 생기기 때문입니다.
이 문제를 제대로 설명하려면 더 자세한 내용이 포함돼야 하지만, 이 글도 의도와는 달리 길어지고 말았습니다. 평생 한번 관심을 가지기도 어려운 문제가 부각될 정도로, 오픈AI는 이제 대단한 곳이 된 것 같습니다.
이어 18일 주요 뉴스입니다.
■ 삼성, 휴대폰 운영체제 '원 UI 7'로 애플에 도전..."우리도 사용자 데이터로 맞춤형 서비스"
삼성이 베타 테스트를 시작한 OS를 통해 사용자 데이터를 기반으로 맞춤형 서비스를 실시하겠다고 예고했습니다. 이는 사용자와 휴대폰 데이터로 AI를 학습한다고 주장하는 애플을 겨냥한 것입니다.
■ 전화 통화로 '챗GPT' 접속 가능..."인터넷 없어도 미국서 통화 가능"
오픈AI가 인터넷 접속 없이 ARS처럼 전화를 걸어 챗GPT와 통화하는 서비스를 내놓았습니다. 현재는 미국에서만 사용가능한 데, 사용자 접근성을 높이는 방법으로 주목됩니다.
■ 구글, '2025 AI 비즈니스 트렌드' 발표..."에이전트 본격 도입으로 기업 능력 대폭 확장"
구글도 내년 트렌드로 AI 에이전트를 꼽았습니다. 멀티모달 기능을 갖춘 에이전트가 RAG와 결합하고 추론 기능을 강화해 기업 내 문서를 찾고 요약하면, 이제까지 경험하지 못한 새로운 통찰력을 얻을 수 있을 것이라는 말입니다.
AI타임스 news@aitimes.com
- [12월18일] "젠Z는 AI와 대화하는 게 자연스러워"...주류로 떠오른 '캐릭터 챗봇'
- [12월17일] '소라'로 인해 깨진 동영상 생성 AI의 '환상'..."AI는 영화를 만들지 못해"
- [12월16일] 오픈AI가 월 288만원 요금제도 가능하다고 밝힌 이유는
- [12월3주] 오픈AI의 12일 발표 이벤트가 남긴 것들
- [12월23일] '제미나이 2.0'과 양자 칩으로 분위기 탄 구글...2025년에는 AI 주인공 될까
- [12월24일] '환각'이라는 단어를 거부하는 과학자들
- AI 머스크와 AI 알트먼에게 물었다..."상대를 어떻게 생각하나"
- 오픈AI "구글·아마존서 챗GPT 판매하고 싶어"...MS와 영리기업 전환 협상 진통
- 머스크, 오픈AI 비영리 부분 가치 평가 위해 '경매 도입' 주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