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셔터스톡)
(사진=셔터스톡)

애플이 지난해 집중 투자한 인공지능(AI)과 확장현실(XR) 헤드셋 '비전 프로'로 성과를 얻는 데 실패했으며, 이로 인해 올해에는 힘겨운 싸움을 치를 것이라는 예상이 등장했다.

비즈니스 인사이더는 31일(현지시간) 애플이 두가지 미래 기술 투자에서 뚜렷한 성과를 거두지 못했으며 2025년 반전을 꾀하기 위해 더 큰 노력이 필요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리서치 회사인 엔더스 애널리시스의 수석 미디어 분석가 제이미 맥이완은 "2024년은 애플이 킬러 신제품 라인을 출시하지 못한 또 다른 해"라고 정의했다. 이런 미래형 플랫폼을 안착시키지 못하면 그 여파가 꽤 오래갈 수 있다고도 분석했다.

물론 애플은 지난해 주가가 35% 이상 상승, 시가총액이 사상 최고치인 3조8100억달러에 달하며 마이크로소프트나 엔비디아와 세계에서 가장 가치 있는 회사 타이틀을 두고 경쟁을 펼쳤다. 하지만 장기적인 미래에서 중요한 것은 새로운 기술을 제품으로 전환하는 데 성공하느냐에 달려 있을 수 있다는 것이다.

우선 애플이 가장 힘을 준 AI는 아직 갈 길이 멀었다는 분석이다. 애플은 이미 2023년 하반기부터 AI에 올인할 준비를 갖추고 지난해 6월 세계개발자회의(WWDC)를 통해 자랑스럽게 공개했다.

하지만 9월 아이폰 16 출시 당시에는 이를 적용하지 못했고, 이후 두차례의 메이저 업데이트를 통해 '챗GPT'를 통합하고 일부 기능을 미국 등에 배포하는 데 그쳤다. 

그마저도 인상적으로 꼽히는 기능은 아직 없다는 평이다. 지난 11월에는 유명 기술 리뷰어인 마르케스 브라운리가 이를 지적했다. 그는 애플 인텔리전스 리뷰를 통해 "대부분 기능은 거의 쓸모가 없다"라며 "AI로 제품을 흔들어 놓겠다는 애플의 큰 약속이 사라지기 시작했다"라고 말했다.

디판잔 채터지 포레스터 부사장 겸 수석 분석가도 "애플 인텔리전스 기능을 뜯어보면 독특하거나 고유한 것은 찾을 수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여기에 애플은 중요한 해외 시장인 중국에 AI 기능을 도입하는 데에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 바이두나 바이트댄스, 텐센트 등과 협력을 시도하고 있지만, 문제가 있다는 보도가 잇따르고 있다.

결국 오픈AI나 구글 수준의 서비스에 도달하기 위해서는 꽤 시간이 걸릴 것이라는 말이다. 두 회사는 올해 AI 음성 비서를 기반으로 한 에이전트 출시를 앞두고 있으며, 이를 스마트 안경 등에 도입할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도 구글의 AI 기능으로 무장한 XR 헤드셋 출시를 예고했다. 이 상태로라면 격차는 더 벌어질 수 있다.

비전 프로의 실패에 대해서 팀 쿡 애플 CEO는 최근 "이 제품은 얼리 어답터용 제품"이라고 변명했다. 이는 지난 2월 출시 당시 "지금까지 만들어진 가장 진보된 소비자용 전자 기기"나 "공간 컴퓨팅의 미래를 열 것"이라고 강조하던 것과는 톤이 많이 달려졌다. 

실패 이유는 간단하다. 3500달러(약 515만원)에 달하는 가격에 비해 활용 용도가 적고 출시된 앱도 부족했다.

메타의 '퀘스트 프로'는 999달러(약 147만원)부터다. 데이터 회사인 카운터포인트에 따르면, 애플의 XR 시장 점유율은 2024년 1분기 16%에서 2분기에는 3%로 떨어졌다. 또 앱피규어에 따르면 지난 9월 한달 동안 비전 프로용 앱 스토어에 추가된 앱은 10개에 불과했다.

맥이완 분석가는 "비전 프로는 할 수 있는 일에 비해 너무 비싸다"라며 "아직 스프레드시트와 같은 작업을 할 수 있을 만큼 품질이 높지 않으며, 앱과 경험의 밀도도 그렇게 높지 않다"라고 밝혔다.

(사진=셔터스톡)
(사진=셔터스톡)

애플도 신제품의 미래에 대해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최근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한 연례 보고서에서 "새로운 제품, 서비스 및 기술이 기존 제품을 대체할 수 있으며, 매출과 이익 마진이 낮아질 수 있다"라고 경고했다.

물론 애플의 미래를 긍정적으로 보는 곳도 있다. 특히, 애플 전문으로 알려진 웨드부시의 댄 아이브스 수석 분석가는 최근까지도 "애플 인텔리전스의 지속적인 출시가 애플의 새로운 시대를 열 것"이라고 강조했다.

반면, 채터지 부사장은 "애플 인텔리전스가 단기적으로 성공한다고 해도, 상당 부분은 아이폰 교체에 따른 것일 가능성이 크다"라고 지적했다. 즉, AI 기능이 아이폰 업그레이드 '슈퍼 사이클'을 촉발할 것으로는 보지 않는다는 말이다.

올해도 AI나 비전 프로 후속 버전 출시가 예고된 가운데, 애플이 이를 둘러싼 과장 광고만큼 실제 성공을 거둘지는 미지수라는 결론이다. 당연히 애플과 쿡 CEO의 임무는 이를 성공시키는 것에 집중될 것으로 예측된다.

임대준 기자 ydj@aitimes.com

관련기사
저작권자 © AI타임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및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