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로소프트(MS)가 미국 내 데이터센터 임대 계약을 철회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유럽의 에너지 관련 주식이 하락세를 기록했다. 이는 MS의 데이터센터 임대 축소로 인해 관련 기업들의 전력 수요 감소 가능성이 대두되며 투자 심리가 위축된 것으로 분석된다.
로이터는 25일(현지시간) 유럽 주요 AI 관련 주식이 이틀 연속 하락했다고 전하며, 지난주 발표된 애널리스트 보고서에서 MS가 데이터센터 임대 확장을 늦출 가능성이 있다는 점이 투자자들의 우려를 키운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특히 26일 발표될 엔비디아의 실적이 AI 시장의 향방을 가를 핵심 변수가 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투자자들은 신중한 태도를 유지하고 있다. 불과 한달 전 중국의 저비용 AI 모델인 딥시크의 등장은 글로벌 기술주 급락으로 이어졌으며, 이로 인해 서구 기업들이 AI 개발 및 데이터센터와 같은 핵심 인프라에 대한 투자 전략을 재검토하는 계기가 됐다.
이와 관련, TD 코웬 애널리스트들은 지난주 보고서에서 MS가 미국 내 대규모 데이터센터 임대 계획을 철회했다고 밝혔다. MS는 AI 및 클라우드 역량 강화를 위한 투자 계획이 여전히 예정대로 진행되고 있다고 대응했다.
유럽에는 엔비디아와 같이 AI 반도체를 생산하는 기업이나 MS처럼 클라우드 및 AI 인프라를 주도하는 기업이 직접적으로 존재하지 않지만, 데이터센터 관련 기업들은 이틀 연속 하락세를 보였다.
독일 지멘스 에너지의 주가는 지난해 10월 저점 대비 600% 이상 상승했으나, 25일 3.5% 하락했다. 프랑스 전기 장비 제조업체 슈나이더 일렉트릭 역시 2.5% 하락했으며, 24일에도 각각 4%와 6.9%의 낙폭을 기록했다.
세계 최대 케이블 제조업체인 이탈리아의 프리즈미안은 25일 2%, 24일 4.5% 하락했다. 스위스 엔지니어링 기업 ABB도 1%에 이어 24일에는 4.7% 떨어졌다.
댄 아이브스 웨드부시 부사장은 "현재 기술주 시장은 극도로 부정적인 분위기에 놓여 있으며, 딥시크의 등장과 MS의 자본 지출 축소 우려가 기술 생태계 전반에 걸쳐 강한 충격을 주고 있다"라고 분석했다.
라자드 애셋 매니지먼트의 글로벌 테마 주식 팀을 이끄는 포트폴리오 매니저 스티브 레프포드는 "AI 시장은 여전히 '승자가 모든 것을 차지하는(winner takes all)' 구조이며, 빅테크들의 투자 규모가 결정적인 요소가 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또 "MS의 최근 행보는 데이터센터 확장에 대해 신중한 접근이 이뤄질 것을 의미한다"라고 덧붙였다.
한편, 엔비디아의 분기 실적 발표를 앞두고 이처럼 기술주 변동성이 커지고 있다. 그래서 엔비디아 실적 이후 시장 동향이 주목된다.
박찬 기자 cpark@aitime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