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로소프트(MS)가 미국과 유럽에서 추진하던 대규모 데이터센터 임대 계약을 철회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인공지능(AI) 컴퓨팅 클러스터의 공급 과잉에 따른 결정으로 해석된다.
블룸버그는 26일(현지시간) 미국 투자은행 TD 코웬의 분석을 인용, MS가 지난 6개월간 미국과 유럽에서 총 2기가와트(GW) 규모의 데이터센터 임대 계약을 취소했다고 보도했다.
TD 코웬은 MS의 이번 결정이 오픈AI의 AI 학습 지원을 중단하기로 한 조치와 연관이 있다고 분석했다. MS는 최근 파트너십 조정에 따라 오픈AI가 타사 클라우드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허용했다. 이에 따라 추가적인 데이터센터 확장 필요성이 줄어들었다는 해석이다.
MS는 이처럼 최근 데이터센터 임대 계약을 취소하거나 연기하며 사업을 조정해 왔다. 그리고 MS가 유럽에서 철회한 일부 데이터센터 임대 계약을 구글과 메타가 곧바로 인수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앞서 지난달에는 MS가 미국 내 최소 2곳의 데이터센터 임차 계약을 취소했다는 사실이 밝혀진 바 있다. MS의 데이터센터 규모 자체가 줄어드는 것이 아니냐는 분석도 나왔다.
이에 대해 MS는 “기존 데이터센터에서 고객 수요를 충분히 충족할 수 있으며, 일부 지역에서는 전략적으로 인프라를 조정할 것”이라며 AI 투자가 줄어드는 것을 의미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다음 회계연도에는 성장 둔화가 예상되며, 신규 데이터센터 구축보다 기존 시설 서버 확충에 집중할 방침으로 알려졌다.
한편, 이번 결정으로 인해 AI 인프라 시장의 과잉 투자 가능성, 즉 ‘AI 거품론’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조 차이 알리바바 그룹 회장은 최근 HSBC 글로벌 투자 정상회담에서 “실제 수요 없이 무분별한 데이터센터 투자가 진행되고 있다”며 버블 가능성을 지적했다.
TD 코웬 분석가들도 MS의 데이터센터 계약 취소는 "AI 인프라 시장이 예상 수요보다 과잉 공급 상태에 접어들었음을 시사한다"라고 지적했다.
박찬 기자 cpark@aitime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