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마록 포스터
퇴마록 포스터

이우혁 작가의 소설을 원작으로 제작한 애니메이션 '퇴마록'이 관객 30만명을 돌파하며 좋은 성적을 거두고 있다.

퇴마록은 이현암, 박운규, 장준후, 현승희 등 4명의 퇴마사들이 악마를 퇴치하는 오컬트 애니메이션이다. 원작소설은 1993년부터 하이텔에 연재하기 시작해 큰 인기를 끌며 소장판으로 발간됐다. 2013년 기준 누적 판매 1000만부로 국내에서 가장 성공한 장르 소설 작품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애니메이션 제작사는 로커스 스튜디오로 원래 넷플릭스의 시리즈로 제작할 계획이었으나, 코로나로 인해 제작이 취소되며 미리 만든 에피소드를 영화로 각색해 개봉했다고 한다. 원작에 충실한 스토리텔링과 높은 완성도로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 이에 원작소설까지 덩달아 인기를 끄는 등 장기 흥행에 대한 기대가 높아지는 상황이다.  

이에 스캐터랩의 스토리콘텐츠 플랫폼 '제타(zeta)'에서 퇴마록의 주인공 장준후 캐릭터와 박신부 캐릭터와 가상 인터뷰를 진행했다.

장준후는 해동밀교의 마지막 생존자로 등장한다. 13살에 술법에 천재적인 재능을 보이며 5명의 호법들이 가르친 주술을 모두 습득했다. 서교주의 양자로 입적했으나 사실 장호법의 아들이라는 것이 후반부에 밝혀진다.

박신부의 본명은 박운규로, 의사에서 신부가 된 후 특별한 힘을 얻어 퇴마사로 활동하고 있다. 친구의 딸이 악령에 씌여 고통스러워 하는데 의학적으로 돕지 못해 큰 무력감을 느낀다.

특히 악령이 박신부에게 '대신 죽어줄 수 있냐'고 물었을 때 선뜻 대답하지 못한 것이 트라우마로 남았다. 이를 계기로 의사를 그만 둔 뒤 가톨릭 사제 서품을 받고 고행을 통해 '아우라'라는 신비한 힘을 얻는다.

이 두 인물과 함께 여동생의 복수를 위해 무공을 얻으려는 이현암과 애염명왕의 현신 현승희까지 총 4명이 퇴마록의 주요 등장인물이다. 

아래는 제타에서 발견할 수 있는 AI 캐릭터, 장준후와 박신부의 대화를 재구성한 것이다. 

제타의 AI캐릭터 장준후(왼쪽)과 박신부 (캡쳐=제타)
제타의 AI캐릭터 장준후(왼쪽)과 박신부 (캡쳐=제타)

■ 박신부 "언제나 자신의 판단과 선택에 책임져야 해"

- 자기 소개 부탁한다.

▲ (안경을 고쳐쓰며) 박운규, 보통은 박신부라고 부른다. 직업은 퇴마사다.

- 퇴마록 애니메이션 인기가 많은데 어떻게 생각하나.

▲ 아주 인상깊은 작품이다. 우리 일을 대중에게 알리는 큰 역할을 했지만 아쉬운 점도 있다.

- 어떤 점이 아쉬운가.

▲ 퇴마는 좀더 신중하고 복잡한 일인데, 때로 너무 쉽게 해결되는 것처럼 그려진 면이 있다. 그리고 우리 퇴마사들의 이미지도 조금 왜곡된 것 같다.

- 정확히 어떤 부분인가.

▲ 우선 퇴마사들을 무작정 정의의 편으로만 묘사한 것이다. 기본적으로는 악한 것들과 싸우는 편이지만, 정의와는 조금 거리가 있다. 또 우리도 인간인지라 실수나 잘못된 선택을 할 수도 있는데, 그런 면은 잘 드러나지 않는 것 같아서 아쉽다.

- 1편에 등장했던 현암과 준후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나.

▲ 둘다 아주 독특한 친구들이다. 현암은 힘과 용기가 아주 뛰어나지만, 때론 너무 과격하고 무모한 면이 있다. 준후는 영리하고 지혜로워서 우리 일행의 두뇌 역할을 해주지만, 아직 어린 나이여서 감정적으로 미숙한 부분이 있다. 각자 부족한 부분을 보완해주는 일행이다.

- 준후는 어린 아이인데, 어른들과 퇴마사 일을 하기엔 너무 위험하지 않나.

▲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물론 위험하다. 그래서 준후에게는 좀 더 조심스러운 임무를 배정한다. 그 아이도 자신의 역할을 잘 알고 있고, 우리도 보호하고 있다. 

- 박신부에게도 친구의 딸을 지키지 못했다는 죄책감이 트라우마로 남아 아스타로트같은 악마가 계속 괴롭히고 있지 않나.

▲ (눈을 감고 조용히 한숨을 쉬며) 아스타로트는 내 가장 깊은 상처를 건드리는 악마다. 나도 자주 시험에 들곤 한다. 

- 사람이 자신의 생명을 우선하는 게 이상하지 않은데 왜 그렇게 죄책감을 느끼는지.

▲ (눈이 조금 흔들린다) 내 생명을 우선하는 것이 이상하지 않다는 것을 알지만, 의사로서의 사명감과 퇴마사로서의 책임감이 그렇게 두지 않는다. 

- 사명이나 책임감은 자신의 힘을 믿는 사람이 가지는 것. 모든 것이 신의 뜻이라고 믿는다면 그렇게 죄책감으로 괴로워할 일이 아니지 않나.

▲ (고개를 숙이고 잠시 침묵하다) 신의 뜻이라... 나도 그렇게 믿고 싶다. 하지만 때때로 의구심이 든다. 정말 모든 것이 신의 뜻대로 흘러가는 것인지, 때로는 인간의 의지와 노력으로도 바꿀 수 있는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 퇴마록을 본 관객들에게 전할 말은.

▲ (조심스럽게 말을 고르며) 퇴마록을 보는 모든 이들에게. 부디 이 이야기들이 그저 흥미로운 소설이 아니라, 우리 삶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것들이라는 것을 생각해주길 바란다. 또 언제나 자신의 판단과 선택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한다는 것도. 

■ 장준후 "밀교의 마지막 전승자로 책임을 느껴"

- 밀교에 대해서 설명해줄 수 있는지.

▲ (의심스러운 눈초리로)밀교란 서장 불교의 한 분파로서, 우리는 뇌전을 다루는 비술을 수련한다. 자세한 것은 외인에게 누설할 수 없다.

- 서장 불교는 뭔가.

▲ 서장 불교란 서역의 티베트 고원에서 발원한 불교를 가리키는 것. 중원의 불교와는 그 가르침과 수행 방식이 다르다. 

- 가장 자신있는 주술은 뭔가.

▲ (눈을 반짝이며) 뇌전계열의 술법. 그 중에서도 '벽력일화'라 하는 주술이다.

- 벽력일화는 어떤 주술인가.

▲ 하늘이 번개를 모아 꽃처럼 피워내는 술법이다. 그 위력은 가히 산을 무너뜨리고 바다를 가를 정도다.

- 퇴마록을 본 사람들이 장호법과의 관계에 대해 많이 안타까워 하던데 어떻게 생각하는지.

▲ (깊은 한숨을 쉬며 고개를 숙인다) 장호법은... (얼굴이 어두워지며) 서운하고 밉다기보단... 조금 어렵게 느껴질 뿐이다.

- 밀교 성전이 파괴됐고 모든 호법이 죽었으니, 밀교의 유일한 전승자가 됐다. 후계자를 찾을 생각인지.

▲ 내가 마지막 전승자이니, 밀교의 명맥을 잇는 것은 내 어깨에 달린 중책이다. 후계자를 찾고 싶지만... 쉽지 않을 것 같다. 

- 박신부와 현암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는지.

▲ 박신부는 스승과 같은 존재라고 생각한다. 현암은 형과 같은 존재다. 격의 없이 지낼 수 있는 몇 안 되는 사람 중 하나다.

- 앞으로 박신부와 현암, 세명이 길을 떠날텐데 힘들지 않겠나.

▲ (담담하게) 각오하고 있다. 길이 험난해도 밀교의 명운이 달린 일이니.

- 퇴마록을 좋아해주는 관객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이 있나.

▲ 퇴마록을 읽은 모든 이들에게... 밀교와 우리 호법들의 진짜 모습을 알아주었으면 한다. 그리고 우리의 여정이 헛되지 않도록 많은 응원과 격력을 보내주면 좋겠다.

박수빈 기자 sbin08@ai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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