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비디아의 주력 칩인 'H20'의 중국 수출이 미국 정부에 막히자마자, 기다렸다는 듯 화웨이가 대안을 잇달아 내놓았다. 성능은 엔비디아에 못 미치지만, 다수의 물량을 투입해 미국의 컴퓨팅 성능을 따라가겠다는 전략이다.
화웨이는 지난 10일(현지시간) 파트너 컨퍼런스 행사를 통해 차세대 인공지능(AI) 칩인 '어센드 920(Ascend 920)'을 공개했다.
이 칩은 2025년 하반기에 양산을 시작할 예정이며, 전문가들은 H20의 대안이 될 것으로 예상했다.
엔비디아 H20 칩은 '블랙웰'이나 'H200' 등에 비해 성능은 떨어지지만, 중국 기업들에게는 여전히 인기 있는 제품이다. 엔비디아는 중국 전용인 이 칩으로 연간 100억달러가 넘는 수익을 얻었고, 올해 들어서는 주문이 폭증했다. 그러나 딥시크가 이 칩을 사용했다는 이유로, 트럼프 행정부는 중국 판매를 막았다.
이로 인해 화웨이는 엄청난 기회를 잡게 됐다. 현재 화웨이의 주력 칩인 '어센드 910C'는 엔비디아 'H100'의 추론 성능의 약 60%를 제공한다.
이번에 공개한 어센드 920은 6nm 공정 노드를 사용해 900테라플롭스(TF)를 초과하는 성능과 HBM3으로 초당 4TB 메모리 대역폭을 제공할 예정이다. 또 트랜스포머와 전문가 혼합(MoE) 전용 920C 칩은 이전 칩에 비해 30~40%의 효율성 향상을 기대할 수 있게 됐다.
특히 이번 발표는 업계 관계자들을 놀라게 한 것으로 알려졌는데, 백악관이 엔비디아의 H20과 AMD의 'MI308' 등에 대한 금지 조치를 발표한 직후에 공개했기 때문이다.
물론 H20 수출 통제는 바이든 행정부 시정부터 준비된 것이라, 화웨이는 칩 규제 발표를 기다렸다가 발표했을 가능성이 높다.
또 화웨이는 어센드 920 외에도 'AI 클라우드매트릭스 384(AI CloudMatrix 384)' 서버 솔루션을 공개했다.
이 서버 랙은 엔비디아의 블랙웰 칩이 투입된 'GB200 NVL72' 보다 더 높은 성능을 제공한다. 다만, 엔비디아 서버가 72장의 블랙웰 칩으로 구성된 반면, 화웨이 제품에는 5배가 넘는 384장의 어센드 910C 칩이 들어간다.
이처럼 와트당 성능은 2.3배 낮지만, 중국 기업들은 이를 통해 고급 AI 모델을 훈련할 수 있다. 질보다 양으로 밀어붙이는 셈이다.
임대준 기자 ydj@aitimes.com
- [4월3주] 중국에서 딥시크 만난 젠슨 황...트럼프는 "애국자"라고 했지만
- 엔비디아가 투자 약속에도 정부 규제를 못 피한 이유는..."딥시크 저지가 최우선"
- 엔비디아, 'H20' 중국 수출 제한 조치로 8조 손실 예상
- 트럼프, 젠슨 황과 회동 후 중국용 'H20' 칩 수출 금지 철회
- 중국 아이플라이텍, 화웨이 칩으로만 훈련해 딥시크 성능 넘는 추론 모델 공개
- "화웨이, 엔비디아 'H100' 맞먹는 최신 AI 칩 개발...다음달 출시 예정"
- MS·오픈AI·AMD "세계가 미국 AI 기술 채택해야 중국 이길 수 있어"
- 화웨이, 자체 '어센드' 칩에 최적화된 MoE 모델 출시..."딥시크-R1 능가"
- 미국 "화웨이 칩 세계 어디서 사용해도 규정 위반" 경고
- 화웨이 창립자 "어센드 칩, 미국보다 한 세대 뒤처져...미국이 중국 기술 과장"
- "알리바바, 엔비디아 대체할 새로운 AI 추론 칩 개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