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셔터스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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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비디아가 5000억달러(약 709조원) 규모의 미국 내 대규모 투자를 약속하고도 중국에 수출 중인 주력 칩의 판매 금지를 막지 못한 이유가 밝혀졌다. 미국의 인공지능(AI) 전략 최우선 순위가 '딥시크 저지'이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파이낸셜 타임스는 16일(현지시간) 소식통 2명을 인용, 미국 정부의 'H20' 칩 중국 수출 금지가 발효되기 직전까지도 엔비디아는 이 사실을 모르고 있었으며, 면제 대상이 될 것으로 기대했다고 보도했다.

이에 따르면 젠슨 황 CEO 등 엔비디아 경영진은 이달 초 플로리다 마러라고를 방문,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회동했다.

소식통은 당시 엔비디아가 강력한 규제 조치를 피할 수 있다는 인상을 받았다고 전했다. 또 미국에 5000억달러를 투자하겠다는 계획을 트럼프 대통령이 강하게 환영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엔비디아는 알리바바와 바이트댄스, 텐센트 등 중국의 빅테크에게 H20 확보에 문제가 없을 것이라는 메시지를 전달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지난 주초 H20을 중국에 판매하기 위해서는 정부의 라이선스를 받아야 한다는 결정이 내려지고, 엔비디아는 이미 중국에 넘긴 물량으로 인해 55억달러의 벌금을 맞게 됐다. 여기에 취소된 주문을 더 하면 손실은 100억달러가 넘을 것이라는 추정이다.

이는 트럼프 행정부가 딥시크 제재에 집중한 결과로 알려졌다.

뉴욕 타임스는 이날 익명의 관계자 3명을 인용, 미국 정부가 중국과의 AI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한 광범위한 압박을 받고 있다고 전했다. 이로 인해 딥시크가 미국 기술을 구매하지 못하도록 하는 것은 물론, 미국 내 딥시크 서비스를 금지하는 것도 검토 중이다.

같은 날 미국 하원 중국공산당 특별위원회는 엔비디아의 아시아 전역 칩 판매에 대한 조사를 시작했다. 엔비디아가 고의로 첨단 칩을 딥시크에 제공했는지를 알아내는 것이 목적이다.

이런 분위기로 인해 딥시크가 혁신적인 모델을 만드는 데 사용했다고 밝힌 H20이 수출 금지되는 것은 당연하다는 반응이다. 국가 안보와 기술에 중점을 둔 미국기업연구소(AEI)의 클론 키친 선임 연구원은 "미국의 AI 전략은 AI 칩 및 시스템 제조에서 현재의 우위를 활용, 다른 국가들이 미국과 동맹하도록 설득하는 것"이라고 설득했다.  

인텔의 '가우디'와 AMD 'MI308'도 H20과 같은 조치를 받았다. AMD는 이로 인한 손실이 최대 8억달러에 달할 것으로 봤다.

이날 엔비디아와 AMD의 주가는 7% 이상 하락했다. 인텔도 3% 하락했다.

임대준 기자 ydj@ai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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